나목(裸木)
- 신경림 -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
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
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
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 내려는 것이겠지.
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밴 구질구질한 나날이야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이
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
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트릴 때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쓰러진 자의 꿈>(1993)-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서정적, 비극적, 관념적, 상징적, 관조적, 존재론적
◆ 특성
* 나목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슬픔을 유추함.
* 인생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이 주된 내용임.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1, 2행 → 나뭇잎을 다 떨군 나목의 모습을 의인화함.
* 아름다운 별빛 → 나무를 정화시켜주는 대상으로,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정화시켜 줌.
* 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 → 고통스런 삶에 대한 치유와 정화
* 터진 살갗, 뒤틀린 허리 → 삶의 온갖 상처와 고통
*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이 → 가난한 현실에 대한 담담한 태도
* 알고 있을까 → (인간이 근원적으로 슬픈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 깊은 울음 → 인간 존재의 근원적 슬픔
* 같이 우는 사람 → 나무와 슬픔을 공감하는 사람, 동병상련의 정서
◆ 제재 : 나목(비극적 존재)
◆ 주제 : 삶의 근원적인 슬픔에 대한 비극적인 인식과 그에 대한 공감
[시상의 흐름(짜임)]
◆ 1 ~ 5행 : 별빛으로 자신을 정화하고 있는 나목
◆ 6 ~ 10행 : 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는 고달픈 삶의 흔적
◆ 11~13행 : 나목을 통한 존재의 본원적 슬픔에 대한 인식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여기서 그려지는 나목은 현실의 고달픔은 부끄러울 것도 없어 알몸으로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 나목들도 때로은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은 어떤 외부적 시련 때문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내면의 슬픔이 터져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 나목과 '멀리서 같이' 운다는 것은 나목과 유사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며, 이 점에서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은 나목처럼 내면의 슬픔을 지닌, 즉 나목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잎을 모두 떨구고 선 겨울나무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슬픔을 노래한 시이다.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나목은 현실의 고달픔은 부끄러울 것도 없어 알몸으로 하늘을 향해 서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그 나목들도 때로는 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린다. 그 울음은 어떤 외부적 시련 때문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내면의 슬픔이 터져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 나목과 '멀리서 같이' 운다는 것은 나목과 유사한 정서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며, '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은 나목처럼 내면의 슬픔을 지닌, 즉 나목과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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