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조 해설]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
[현대어 풀이]
- 댁들이여(사람들이여) 동난지이(게젓) 사시오. 저 장사야! 너의 물건 그것이 무엇이라고 외치느냐? 사자.
- 겉은 뼈요 속은 고기요, 두 눈은 하늘을 향하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움직이며, 작은 다리가 8개 큰 다리가 2개 달려 있고, 청장(진하지 않은 맑은 간장. 뱃속에 들어 있는 게장)은 아사삭하니 맛있는 동난지이(게젓)를 사시오.
- 장사야! 너무 거북하게(복잡하게) 외치지 말고 그저 '게젓'이라 하려무나.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게젓 장수와 고객 사이의 대화를 형상화한 것으로, 현실 생활에 밀착하는 특징을 지녔던 사설시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생활 속의 상거래 행위를 문학 작품으로 형상화하여, 문학 활동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잘 나타내 주었다는 특징이 있다.
이 작품은 해학미와 풍자미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게젓을 파는 장사꾼과 그것을 사고자 하는 손님 사이의 대화체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게에 대한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묘사로 이루어진 중장의 내용이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서민적 정서가 여과없이 진솔되게 그려진 이 작품은 사설시조의 미의식인 희극미 내지는 해학미가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편, 쉬운 우리말인 '게젓'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어려운 한자어인 '동난지이'를 사용하는 장사꾼을 빈정대는 듯한 손님의 말에서, 당시의 실속없는 한학자(양반)들에 대한 풍자가 담겨있는 것으로 읽을 수도 있겠다.
해학(諧謔)은 주관적 골계(滑稽)를 대표하는 웃기기이다. 해학은 본래 자연성, 선천성, 기지성을 본질로 한다. 사설시조에 나타난 해학성은 우리 민족의 자연스럽고 선천적인 웃음으로, 그 웃음은 남과 함께 웃고 즐기는 웃음의 세계다.
[정리]
◆ 성격 : 사설시조, 해학가
◆ 표현 : 대화체, 돈호법, 묘사의 탁월함, 익살스럽고 해학적인 표현
◆ 주제
* 해학 →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진솔하고도 익살스럽게 묘사
* 풍자 → 당대 실속없는 한학자들의 현학적 허세에 대한 풍자
[교과서 학습활동 풀이]
1. 이 작품은 시장에서 일어나는 상거래 행위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문학으로 인정된다. 그 이유에 대해 토의해 보자.
→ 문학을 천재적인 작가에 의해 창조되는 정련된 예술로만 파악하게 되면 이 사설시조는 문학으로 보기 어렵다. 지극히 일상적인 대화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이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도로 정련된 문학도 있는 반면 단순한 상황 속에서 발견되는 소박한 감정을 드러내는 문학도 존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 시조 작품이 문학이 아니라고 할 근거는 없다. 더욱이 이 시조에서는 희극적인 상황 설정으로 인한 해학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일상적으로 하는 말 중에서 특별한 정서적 감흥이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면 문학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2. 이 노래와 유사한 내용과 형식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을 찾아 한 편씩 소개해 보자.
댁들에 나모들 사오 져 쟝스야 네 나모 갑시 언매 웨난다 사쟈
싸리 남게는 한말치고 검부 남게는 닷되를 쳐서 합하여 헤면 마 닷되 밧습네 삿 대혀 보으소 잘 붓슴나니
한적곳 사 따혀 보며는 매양 사 따히쟈 하리라.
3. 이 노래는 평시조와는 달리 중장의 분량이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형식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을 활용하여, 친구의 외양과 성격을 소개하는 사설시조 한 편을 써 보자.
<예시> 다음은 못생긴 친구라는 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은 채 세부적인 항목을 나열함으로써 그 이미지를 묘사하고, 종장에서 반전을 꾀하여 마음씨는 착하다는 점을 부각시킨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