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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뽕(1925)-나도향-

휴리스틱31 2021. 10. 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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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

-나도향-

 

● 줄거리

 

안협집은 노름꾼 김삼보의 아내이다. 그가 노름으로 딴 여자라고 알려져 있다. 그녀는 무지한 데다 돈만 알뿐더러 정조 관념이 없다. 열 대 여섯 적에 참외 한 개에 몸을 판 적도 있다. 더욱이 가끔 들르는 건달 남편만 믿고 지낼 수 없어 돈깨나 있는 놈팡이라면 아무하고나 어울려 몸을 판다.

뒷집 머슴 삼돌이란 놈이 그녀에게 눈독을 들이지만 만만치가 않다. 어느 날 밤 그는 안협집하고 남의 뽕을 훔치러 간다. 그러나 뽕밭지기에게 들켜 그는 도망치고 안협집은 잡힌다. 그러자 그녀는 또 정조를 판다.

며칠 후 안협집의 방에 들어갔다가 그녀에게 쫓겨난 삼돌이는 앙갚음으로 그 뽕밭 사건을 김삼보에게 고해 바친다. 화가 난 삼보는 그녀를 죽도록 패지만, 그녀는 태연하다.

이튿날 삼보는 떠나 버리고, 안협집은 여전히 동네 공청집 사랑에서 잠을 잔다. 주인집과 함께 치던 누에를 따서 삼십 원씩 나눠 먹는다.

 

● 인물의 성격

 

◆ 안협집 → 촌에서 자라 무식하고, 돈만 알아 푼돈에도 몸을 팔고 사는 정조관념이 희박한 여인.

◆ 김삼보 → 안협집의 남편. 아편쟁이, 땅딸보, 오리궁둥이, 노름꾼으로, 돈만 생기면 아내의 부정까지 눈감아 주는 타락한 인간형

◆ 삼돌이 → 호랑이 삼돌이라 부르는 힘이 장사인 뒷집 머슴. 안협집의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려하지만 쉽지 않음.

 

 

 

 

● 구성 단계

 

◆ 발단 : 김삼보와 안협집의 인물 소개

◆ 전개 : 안협집은 동네 삯일을 하다가 어느 집 서방에게 정조를 빼앗기고 쌀과 피륙을 받는다.

◆ 위기 : 난봉꾼인 뒷집 머슴 삼돌이는 안협집을 범하려 하나 뜻을 이루지 못함.

◆ 절정 : 삼돌이가 안협집의 행각을 일러 바치고, 격분한 삼보는 아내를 무자비하게 구타함.

 결말 : 삼보는 집을 떠나고, 안협집은 여전히 공청 사랑에서 잠을 잔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윤리 의식이 없이 본능 추구를 계속하는 등장인물들을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따라가는, 사실주의 경향의 작품이다. 가난과 신고에 시달리면서도 그것의 원인은 알려고도 하지 않고, 다만 손쉬운 교환 가치나 본능 충족 수단으로서의 성(性)에 탐닉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윤리 의식의 와해, 가정 내의 성 윤리 파괴 등이 작품의 주제 의식이 되고 있다.

 

 이 소설의 사건은 평범한 일상이 제재가 된다. 안협집의 바람기를 중심으로 안협집과 삼돌이의 갈등이 흥미를 주게 된다. 삼돌이와 안협집은 둘 다 속물이고 바람기가 있는 인물이지만, 정작 이 둘의 관계에서는 성적인 결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서 이 소설의 긴장감이 가능하게 된다.

 

 열등한 남성과 우월한 여성이라는 성 콤플렉스가 나타난다. 나도향 작품에 나오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남성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 있는 것이다. 성적 매력을 풍기는 여성(윤리적 측면과는 무관함)을 향한 집념이 작품의 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사실주의 소설

 배경 : 1920년대, 강원도 철원 용담 지방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상 특징

* 사실주의적 경향, 구성의 치밀함, 낭만주의적 경향

* 하층민의 적나라한 삶의 실상이 밀도있게 표현됨.

 주제  탐욕적 본능과 물질적 욕구가 빚어낸 윤리의식의 타락 및 비정상적인 부부관계

◆ 출전 : <개벽>(1925)에 발표됨.

 

 

● 생각해 볼 문제

 

1. 안협집의 언어적 특성을 지적하고, 그것이 주제에 어떻게 이바지하는지 말해 보자.

⇒ 속된 말과 욕설 등 요설적(饒舌的)인 표현이 특징으로 나타남.

    이것은 그녀의 성적 문란과 성격상 유사점을 가지며, 이 작품의 맛을 한껏 돋우고, 성과 관련된 삶의 풍속을 드러내는 데 효과를 줌.

 

2. 안협집은 남편과 다툰 뒤에 별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작가의 세계관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 안협집의 성적 문란에 대해 남편 김삼보는 불쾌하게 생각하여 다툼을 벌였지만, 며칠 뒤 다시 노름판을 향해 떠나간다. 그런 다음 안협집도 또 공청 사랑에서 잠을 자는 일탈적 삶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이 작품의 전체적 정조가 명랑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살펴보면, 작가는 바로 이런 삶이 인생의 본질이라는 의식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인간에게는 윤리적인 측면의 삶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원초적이며 우선하는 것은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본성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작가가 이런 삶에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삶의 실상이라고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

 

3. 이 소설에 보이는 아이러니의 요소는 어떤 것인지 말해 보자.

⇒ 삼돌이는 바람둥이이고, 안협집 또한 정조관념이 없는 여자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성적 접촉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빗나간다. 또 안협집은 매춘을 하는 주제에 매춘에서 품격을 따진다. 그리고 안협집의 난잡한 행동에 남편 김삼보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이런 점은 모두 독자의 기대와 배치되며, 여기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4. 이 소설에서는 '성(性)'이 어떤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는가?

⇒ 여기서의 '성'은 윤리적 측면과 무관한, 자연인으로서의 보편적 행태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시적 성의 행태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본성을 묘사하는 데 치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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