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매기 노래 -미상-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이봐라 농부야 내 말 듣소 이봐라 일꾼들 내 말 듣소.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하늘님이 주신 보배 편편옥토(片片沃土)가 이 아닌가.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물꼬 찰랑 돋아 놓고 쥔네 영감 어디 갔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한다 소리를 퍽 잘하면 질 가던 행인이 질 못 간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우리야 일꾼들 자로 한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이 논배미를 얼른 매고 저 논배미로 건너가세.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담송담송 닷 마지기 반달만치만 남았구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일락서산(日落西山)에 해는 지고 월출동령(月出東嶺)에 달 돋는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고.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못하는 건 우리야 일꾼들 솜씨로다.
[이해와 감상]
농민들이 논매기, 즉 논의 김을 맬 때 부르는 노래로 흥겹게 일을 하기 위한 노동요이다. 노동요는 일할 때의 일의 리듬을 집단적으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며, 노동으로 인한 피로를 감소시키고, 흥을 북돋우어 일의 능률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이와 같이 일의 능률을 높이는 구실 외에도 공동체적 동질성을 공유함으로써 집단의 행동을 일치시켜 주며, 나아가 공동체의 결속과 통합을 가져오는 사회적 기능도 담당한다.
충북 영동 지방에서 채록한 이 노래 역시 민중의 생활 감정을 소박하게 반영하는 민요의 일반적 성격이 잘 드러나 있으며, 이를 통해 힘들고 고된 농사일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던 선인들의 슬기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아울러 이 노래에는 농사일을 천직으로 생각하는 민중들의 낙관적인 정서가 그들의 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과 함께 잘 반영되어 있다.
[요점정리]
◆ 성격 및 갈래 : 민요(농업 노동요, 선후창요)
◆ 정서와 태도 : 힘든 논매기를 하며 다함께 노래를 부름으로써 일의 고통을 덜고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흥겹게 일하고자 함.
◆ 표현
* 4음보를 바탕으로 3 · 4조 및 4 · 4조의 음수율을 가지고 있음.
* 선창자가 선창하면 후렴구를 다 같이 후창하는 선후창 방식을 취함
◆ 주제 : 농사일의 보람과 기쁨
◆ 문학적 의의 : 일을 할 때 부르는 전형적인 노동요로, 충청북도 영동 지방에서 불리고 있는 노래를 채록한 것임. 운율감과 박자감이 뛰어나 노동을 할 때 흥겨움을 더하는 이 노래는 고된 삶 속에서 스스로 긍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농부들의 마음이 잘 드러남.
◆ 구성
* 후렴 : 일 잘 하는 농부에 대한 칭찬
* 1연 : 농부와 일꾼들의 관심을 유도함.
* 2연 : 비옥한 농토를 주신 하늘에 대해 감사함.
* 3연 : 물고를 돋아 놓고 사라진 주인을 찾음.
* 4연 : 행인이 가다 멈추고 들을 정도의 좋은 노래 소리임.
* 5연 : 일꾼들의 흥을 돋움.
* 6연 : 일을 빨리 하자고 독려함.
* 7연 : 할 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격려함.
* 8연 : 해가 져서 일을 끝마칠 때가 되었음을 알림.
* 9연 : 일을 잘한 농부를 격려함.
* 10연 : 일의 성과는 일꾼들에게 달려 있음을 알리며 격려함.
[참고사항]
◆ 노동요
노동요는 민요 중에서 주로 노동을 할 때 부르는 노래를 뜻하며, 농경생활 초기 때 이미 존재했다고 여겨짐. <구지가> 등도 일종의 노동요로 보는 견해도 있음. 다 같이 부르는 데 의의가 있고, 주로 선후창 방식을 취하며 선창자가 즉흥적으로 가사를 넣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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