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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3

지조론(志操論) ―변절자(變節者)를 위하여 지조론(志操論) ―변절자(變節者)를 위하여 조지훈 지조란 것은 순일(純一)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지조가 교양인의 위의(威儀)를 위하여 얼마나 값지고, 그것이 국민의 교화에 미치는 힘이 얼마나 크며, 따라서 지조를 지키기 위한 괴로움이 얼마나 가혹한가를 헤아리는 사람들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먼저 그 지조의 강도(强度)를 살피려 한다.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가 없고, 믿을 수 없는 지도자는 따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의 명리(名利)만을 위하여 그 동지와 지지자와 추종자를 일조(一朝)에 함정에 빠뜨리고 달아나는 지조 없는 지도자의 무절제와 배신 앞에 우리는 얼마나 많이 실망하였는가. 지조를 .. 2021. 6. 11.
♧ 봉황수 조지훈 시 해설 / 분석 ♧ 봉황수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號哭)하리라. 지은이 조지훈(趙芝薰, 1920 ~ 1968) 시인. 본명은 동탁(東卓). 1933년 《문장》에 등이 추천되어 등단한 후, 동인지 《백지(白紙)》를 발간했다. 그의 시는 민족 의식과 역사 의.. 2021. 6. 10.
♧ 풀 : 김수영 시 분석비교 ♧ 풀 : 김수영 시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감상 : 1960년대의 대표적 참여시로서 대립적 심상의 반복으로 주제를 부각시키며, 동일한 시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적 리듬감을 얻고 있는 시이다. 암울한 시대 상황이나 횡포 속에서도 지혜롭게 견디는 백성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 갈래 : 자유시, 주지시, 참여시 * 어조 :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 *..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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