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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산문/고전소설 해설] 박씨전 (朴氏傳) -작자 미상-

by 휴리스틱31 2021.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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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씨 전 (朴氏傳)                  -작자 미상-

 

  줄거리   

조선 인조 때 한양의 이득춘이 늦게 낳은 아들 이시백은 총명하고 비범하였다. 금강산의 도사 박 처사가 자신의 딸과 시백의 혼인을 청하자 득춘이 허락한다. 이시백은 열 여섯 살에 금강산 박처사의 딸과 결국 결혼하였다. 그런데 부인의 모습은 흉칙한데다 몸에서는 괴상한 냄새까지 났고, 이시백은 몇 달이 지나도록 부인의 방엘 가지도 않으면서도 돌보지를 않았다. 이를 안 아버지가 꾸짖고 타일러도 시백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러자 박씨는 할 수 없이 후원에 피화당이라는 초당을 짓고, 소박데기로 시비 계화와 외로운 나날을 보냈다.

 

원래 슬기롭고 도술에 능한 박씨는 비루먹은 망아지를 싸게 사다가 길러서 중국 사신에게 백삼십 배나 비싸게 팔아 가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시백을 장원 급제시키는 등 놀라운 재주를 보여준다. 그러나 남편의 괄시는 여전했다. 박씨는 전생의 죄로 괴상한 허물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결혼한 지 3년 만에 박 씨의 아버지 박 처사가 찾아와서 액운이 끝났다며 딸의 허물을 벗겨주니, 박 씨는 하룻밤 사이에 절세가인이 되었다. 남편 이시백은 그때서야 박 씨를 극진히 사랑하게 되었고 가정은 행복하게 된다.

 

이때 중국(청나라)이 조선을 침략할 계획을 꾸미므로 박 씨는 임경업과 함께 중국으로 떠나는 시백에게 계교를 전하여 가달의 난을 평정하고 귀국한다. 호왕이 공주를 변복시켜 비수를 들고 조선에 입국하여 시백과 임경업을 살해하려 하니 그녀는 그것을 미리 알고 퇴치시킨다. 박 씨가 시백을 통하여 호왕의 침입에 대비하도록 조정에 청했으나 김자점의 반대로 거절된다. 호국이 결국 침입하자 왕은 남한산성으로 피난했다가 항복하고 많은 사람이 화를 당한다. 적장 용골대의 아우가 피화당에 침입했다가 박 씨에게 죽고, 복수하러 온 용골대도 박 씨 도술에 혼이 난다. 용골대가 인질들을 데리고 회군하다가 의주에서 임경업에게 대패한다. 왕은 지난날을 후회하고 박 씨를 절충 부인에 봉한다. 그 후 박씨는 이시백과 행복하게 살다가 한날 한시에 죽는다.

 

 

  감상 및 해설  

작자 연대 미상의 고전 역사 군담 소설인 이 작품은 조선조 19대 숙종 때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본으로 <박씨 부인전>이 있다. 필사본과 활자본이 30여 종 전해지는, 미모와 도술을 겸비한 박씨 부인의 활약상을 그린 작품으로, 조선 시대에 인기 있는 한글 소설이었다. 박 씨는 여러 가지 도술을 사용하고, 박 씨 자신도 부친의 도술로 하룻밤만에 박색(薄色)에서 절세 미인으로 변모한다. 이러한 도술적 표현법은 허구적 창의력이 발휘된 부분이지만, 아직 전기적 구성을 벗어나지는 모 ㅅ한 표현이다. 실제 전쟁담인 '징비록', '난중 일기', '산성 일기' 등도 있지만 이러한 비현실적 서술법을 통해, 병자호란의 패배에 대한 심리적인 보상과 민족적인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고, 여성의 능력과 지혜로써 무력한 남성 사회를 비판하는 주제도 찾을 수 있다.

 

병자 호란을 배경으로, 이시백의 아내 박씨가 영웅적 기상과 재주로 호왕과 적장을 농락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역사적 사실에다 허구적인 구성을 가미하여 구성된 역사소설로서, 우리 겨레의 청병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을 주제로 하여 주인공 박씨의 초인간적인 힘을 표현해 보고자 한 작품이다.

 

병자호란은 조선 16대 인조 14년(1636년) 청나라의 침입으로 일어난 난리이다. 군신의 관계를 맺자는 청나라의 요구에 조선이 불응하자, 청 태종이 직접 10만 대군을 이끌고 침략하였다. 조정은 일시적으로 남한산성으로 피난했으나, 이듬해 삼전도에서 항복하고 청나라 요구에 응했었다. 이 때 인조반정에 공을 세워 연양부원군에 봉하여 자호란 때 병조판서를 거쳐 효종 1년에 우의정이 되고 이어서 영의정에까지 오른 이시백을 상대로 그의 처 박씨를 등장시켜 이야기로 엮은 통분의 소설이기도 한다. 물론 박씨는 허구적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특이한 것은 박씨라는 여자가 남성보다 뛰어난 능력으로서 국가 전란에 과감하게 맞서 승리한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일부 여성 사회에서 일기 시작했던 여성들의 남성 사회에 대한 도전의식과 함께 이민족으로부터의 패배를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인 승리 의식을 배경으로 했다.

 

이 작품은 사건 진행의 구조상, 추녀 박 씨가 탈을 벗기까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전반부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영웅적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후반부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와 후반부를 매개하는 사건상의 전환점으로 제시된 것이 박 씨의 변신 모티프이다. 박 씨의 변신은 비범한 부덕(婦德)과 부공(婦功)을 보여줌은 물론, 신묘한 도술로써 징벌 의식적인 전생의 죄를 벗고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여성의 우수한 능력을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한다.

 

  요점정리  

 성격 : 한글 소설, 군담 소설, 여걸 소설, 전쟁 소설, 역사 소설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배경 : 병자호란, 조선 전역

 

 구성 : 이중 구성(개인적 의미와 사회적 의미)

* 전반부 → 추녀탈각의 행운담으로 '수신제가'에 해당함. (가정 내의 갈등)

* 매개체 → 변신 모티프(사건의 전환점)

* 후반부 → 전쟁담으로 '치국평천하'에 해당함. (사회적 갈등)

 

 

 배경설화 : 불경의 금강공주 설화, 삼국사기의 바보온달 설화, 삼국유사의 서동설화, 국진며느리 설화

 창작동기 : 병자호란으로 국토를 유린한 호적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의 감정, 사실과는 달리 전쟁에서 승리하는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민족 주체성을 고양하고자 하는 데서 창작됨.

 주제 : 박씨 부인의 영웅적 기상과 재주,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

 

 특징

* 변신 모티프가 반영됨.

* 실존인물을 등장시켜 사실성을 제고시킴.

* 국토를 유린한 호적에 대한 분노가 잘 표현됨.

* 상위적 여성과 하위적 남성의 요소를 작품의 구조로 취한다.

    (나무꾼과 선녀, 바보온달전, 중국의 황부인(제갈량의 아내)전) 

* 판본은 전해지지 않고 필사본만 전해지며, 60여종의 이본이 존재함.

 

  생각해 보기  

◆ 읽기 자료

보기에도 끔찍스러운 외모를 지닌 여자가 어느 날 갑자기 허물을 벗더니 아름다운 요조숙녀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공중에 바람을 일으키고, 나뭇가지를 떨게 만들고 천둥과 번개를 치며, 힘깨나 쓰는 장정들을 단숨에 척척 날려 버린다. 그녀는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도술도 부리는 힘도 엄청난 괴력의 여자다. 그녀가 바로 박씨다. 우리 고전작품에 이렇게 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음까지 천사처럼 고운 인물이 또 어디 있을까? 고전작품 속에 드러나는 여성 주인공은 대부분 착하고 선량한 마음씨를 가진 인물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인물인 '춘향', '심청', '장화홍련' 대부분은 당대 유교적 가치관을 잘 지켜나가며 순응적인 삶을 사는 인물이다. 반면 《박씨전》의 '박씨'는 매우 진취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신과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가는 한국판 '잔다르크'와 같은 인물이다.

 

 

이런 영웅적인 여성인물이 소설작품에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물론 인진왜란 후, 영웅적인 인물을 고대하던 당대 사회의 요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선의 '남존여비'라는 오랜 관습이 이미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남성보다 더 우월한 여성, 남자로부터 보호받는 여자가 아니라, 오히려 남자를 보호하는 여자를 통해 그동안 억눌렸던 여성들을 대리 만족시키는 효과가 있지는 않았을지, 어쨌든 이런 여러 가지 점들을 통해 볼 때 이 소설의 작자는 여성이 아니었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우리의 고전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이 《박씨전》 또한 작자를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창작 시기는 대체로 현종·숙종조 무렵, 곧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초 사이로 추정된다. 이 소설의 독특한 점은 여성에게 강인함을 부여한 점이다. 즉 여주인공 박씨가 여러 가지 도술을 부려 오랑캐 병사들을 곤경에 빠뜨린다. 박씨는 비록 연약한 여성의 몸이었지만 가정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작자는 박씨를 통해 호란 때 나라를 지키지 못한 남성들을 간접적으로 질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작자를 여성으로 추정할 수도 있겠다.

 

◆ '박씨전'의 여성문학적 성격

이 작품은 조선 숙종 때의 소설로 '박씨부인전'이라고도 한다. 작자와 연대는 미상이며 인조 때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실재 인물이었던 이시백과 그의 아내 박 씨라는 가공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여러 가지 이야기를 엮은 서사 문학이다.

이 소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주성이 매우 강한 작품으로, 우리나라를 주무대로 사건이 전개되면서 주인공 이시백을 비롯하여 인조대왕, 임경업, 호장 용골대 등 역사적인 실재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부터가 특이하다. 더욱이 이 작품은 남존 여비 시대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이어서 오늘날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신선의 딸인 박 씨와 시비 계화, 만 리를 훤히 내다본다는 호왕후 마 씨와 여자객 기홍대 등 이 작품에서는 가히 여인 천하라 할 만큼 여성들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 이처럼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 주는 '박씨전'이 필사본으로 전승되면서 독자층에 깊이 파고 들어 오랜 세월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그 빛을 잃지 않는 것은, 이 작품의 탁월성과 함께 그 애독자의 대부분이 부녀자 층이었다는 데 있다.

 

'박씨전'의 '박씨'는 매우 진취적인 사고를 가지고 자신과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고 나가는, 초인적인 능력을 지닌 비범한 인물이다. 이런 영웅적인 여성이 소설 작품에 등장하게 된 배경은, 물론 임진왜란 후 영웅적인 인물을 고대하던 당대 사회의 요구 때문이기도 하지만, 조선의 '남존여비'라는 오랜 관습이 이미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남성으로부터 보호받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보다 더 우월한 여성, 오히려 남성을 보호하는 여성을 통해 그 동안 억눌렸던 여성들을 대리 만족시키는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박씨는 비록 연약한 여성의 몸이었지만 가정과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통해, 병자호란 때 나라를 지키지 못한 남성들을 간접적으로 질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교과서 학습 활동 풀이  

1. 이 소설은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이 작품이 본래의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며, 다른 부분은 어떤 것일지 역사적 자료를 조사하여 정리해 보자.

    → 병자호란은 조선 16대 인조 14년(1636년) 청나라의 침입으로 일어난 난리이다. 군신의 관계를 맺자는 청나라의 요구에 조선이 불응하자, 청 태종이 직접 10만 대군을 이끌고 침략하였다. 조정은 일시적으로 남한산성으로 피난했으나, 마침내 삼전도에서 항복하여 세 번 절하고 아홉 번 머리를 조아리는 치욕을 당했고, 청나라와는 군신의 관계를 맺고 해마다 조공을 바쳐야 했다. 뿐만 아니라 두 왕자와 끝까지 싸울 것을 주장한 3학사는 볼모로 연경에 잡혀 갔다.

'박씨전'은 인조반정에 공을 세워 연양 부원군에 봉해지고 병자호란 때 병조판서를 거쳐 효종 1년에 우의정이 되고 이어서 영의정에까지 오른 실제 인물 이시백을 상대로 그의 처 박 씨를 등장시켜 이야기로 엮은 소설이다. 물론 박 씨는 허구적인 인물이다.

'박씨전'에서 호왕이 조선을 침공해서 인조가 항복했다는 것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용골대가 직접 군졸을 지휘해 싸움에 나선 것이나, 박 씨가 신통력을 부리는 것 등은 꾸며진 것이다. 무엇보다 조선의 패배로 끝난 병자호란이 '박씨전'에는 부분적인 승리로 그려져 있는 점이 특이하다.

 

 

 (2) 이 작품의 허구적 내용과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작자의 입장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 말해 보자.

    → 이 작품은 군담 소설의 하나로, 조선 후기의 전란을 겪은 어려움과 패배의 아픔을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를 담고 있다. 그러나 문학은 허구적인 것이므로 이 소설을 병자호란의  사실적 기록으로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역사 소설이 그렇듯이, 소설의 소재는 역사적 사실에서 취하되 그 역사적 사실에 작자의 해석이 첨가되며, 또한 실제 일어나지 않았거나 검증할 수 없는 내용들을 허구적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2. 작자가 소설의 주인공을 여성으로 설정한 까닭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자.

    → 필사본과 활자본이 30여 종이나 전해지는 '박씨전'은 조선 후기에 인기 있는 군담 소설이었다. 이 작품은 역사 군담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임진록'이나 '임경업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이 작품은 역사상 실존 인물이었던 이시백의 부인, 박 씨라는 가공 인물의 위인적인 행위를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과 패배를 설욕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여성인 박 씨를 주인공으로 하고, 박 씨가 초인간적인 능력을 가진 비범한 인물인 데 반해 남성인 시백은 평범한 인물로 묘사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음을 표현한 점이다. 이는 가부장적 제도 하의 삼종지의에 억압당해 살아야 했고 봉건적인 가족 제도에서 정신적으로 해방되고자 했던 여성들의 욕구와, 여성도 남성 못지 않게 우수한 능력을 갖추어 국난을 타개할 수 있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이 소설은 박 씨 부인의 용맹스런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작품 전체를 읽어 보고, 사건의 전개 과정을 정리해 보자.

    → <줄거리 참조>

 

4. 하나의 가상적 영웅을 설정하여 위와 같은 소설을 쓴다고 가정하고, 다음 사항에 대하여 모둠별로 토론해 보자.

  • 주인공의 성별, 환경, 외모, 능력 등 → 고대소설에서는 주로 남성 영웅을 설정하지만, '박씨전'은 여성 영웅 소설이며, '잔 다르크'는 실존하는 외국 여성 영웅의 예이다. 본래부터 고귀한 신분을 타고난 인물을 설정해도 좋고,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나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 것으로 설정해도 좋다. 하지만 영웅적 인물상으로 설득력을 가지려면 외모와 능력은 출중한 것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 소설의 시 · 공간적 배경 → 현대는 영웅이 사라진 시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적 배경은 고대나 중세로 설정하는 편이 적절할 것이다. 공간적 배경은 우리나라의 구체적인 지역을 설정하거나 중국이나 유럽 등으로 다양하게 설정한다.
  • 소설의 축이 되는 사건 → 규모가 크고, 소속 집단의 존망에 관련된 시련을 겪으며, 그것을 주도적으로 극복해 가는 과정이 있어야 영웅이라 불릴 만하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의 전쟁 등의 사건 설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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