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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해설]산유화 - 김소월 -

by 휴리스틱31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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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화
                                                                       
       -  김소월  -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관조적, 민요적, 인식론적, 낭만적, 전통적

 표현 : 3음보를 바탕으로 한 동량적 반복에 의한 대칭 구조

             시행의 배열과 연의 구조가 규칙적

             평범한 시어를 통해 비범한 인식의 세계 형상화

             반복과 대칭, 절제된 시어의 사용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꽃 → 모든 생명체를 대표하는 존재의 표상.  자연물을 대표하는 소재

    * 갈 봄 여름 없이 → 율격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표현

    * 산에 / 산에 → 공간적 배치에 의한 시각적 효과

    * 저만치 → 시어의 모호성을 보여주는 시어

                     거리감을 나타낸 시어 (시적 자아와 꽃(대상 세계) 사이의 거리)

    *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는 꽃 → 모든 존재들의 숙명론적인 거리감을 나타냄

                                                   단독자로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와 존재들 사이에 가로놓인 거리감

    * 새 → 시인의 모습이 투영된, 감정이입된 소재

               자연 속에서 꽃과 함게 어울려 합일되기를 갈망하는 자의 모습

 

 

 주제  생성과 소멸의 존재 원리

             자연에서 소외된 자아의 고독한 표상(자연과의 합일을 소망하는 자아상)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대자연의 섭리(생성)

◆ 2연 : 고독한 자아의 운명적인 모습(존재의 근원적인 고독감)

◆ 3연 : 고독을 인정하는 모습

◆ 4연 : 대자연의 섭리(소멸)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제1연과 제4연에서 계절의 변화에 따라 꽃이 피고 지는 단순한 사실과 시의 배경을 제시하고 있을 뿐, 시 해석상의 특별한 단서를 보여 주지는 않는다. 소월의 다른 시와는 달리 감정과 언어를 절제함으로써 쉽사리 의미의 장이 열려지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계절의 순환을 안고 있는 산 속에서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과, 꽃이 좋아서 산에서 사는 새는 되풀이되는 세월의 흐름 속에서 단 한번도 새로운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채 절대고독의 그늘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극도의 절제된 언어로써 고독의 절규를 감추며 자연 현상을 관조적으로 읊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삶에 대한 형이상학적인 사색의 태도와 깊이를 더하게 한다.

이렇게 꽃도 새도 사람도 외로운 세계에서도 모든 사물은 주어진 삶을 살아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 안에서 모든 사람, 모든 사물이 다 외로운 대로 쓸쓸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이것이 이 작품에 깃들이어 있는 은밀한 주제이다.

 

 

[생각할 거리]

1. 이 시에서 '봄 여름 가을 없이'라고 하지 않고, '갈 봄 여름 없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 첫째로 운율적 효과를 고려한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없이'보다는  '갈 봄 여름없이'가 운율적으로 매끄럽고 리드미컬하다. 둘째로, '낯설게 하기' 효과를 노렸다. 자연적인 계절 순환의 질서를 바꿈으로써 독자의 호기심과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2. 이 시의 제2연에서 '산에 산에 / 피는 꽃은'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山에 / 山에 / 피는 꽃은'이라고 표현한 이유를 설명하시오.

→ 첫째로, 산을 '山'으로 표기한 이유는 '山'이 지문에서 툭 튀어나와 독자의 눈에 잘 띄게 하기 위해서이다. 즉 산이 가지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산'과 '山'이 가지는 사전적인 의미는 같지만, 독자가 이 양자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feeling)은 다르다. 시인은 이 점을 노린 것 같다. 이러한 기법을 러시아 형식주의 비평에서는 전경화(前景化)라 한다.

    둘째로, '山에 山에'라고 연달아 쓰지 않고, '山에 / 山에'라고 행을 바꾸어 활자를 배열한 이유는, 사방에 있느 ㄴ산, 즉 '이쪽 산에도 저쪽 산에도'하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기법은 1910년대 프랑스에서 있었던 형태주의 시의 기법과 일맥 상통한다.

 

3. 제1연과 제4연이 가지는 내포적인 의미에 대해서 설명하시오.

→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여름에도 가을에도 핀다. 또 꽃은 가을에만 지는 것이 아니라, 봄에도 여름에도 진다. 사계절 모두 꽃은 피고 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첫연과 끝연은 대자연의 섭리를 표현한 것이면서 동시에 만물의 끊임없는 변화를 말하는 것으로 일종의 무상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

 

4.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신(神)을 상징한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런 경우에 이 시가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 설명하시오.

→ 이것은 김동리의 해석이다. 시인은 완전한 님을 찾기 위해 방황한다. 그것은 품에 안겨 영혼의 평화를 누릴 수 있는 구원의 연인일 수도 있고, 기대어 믿고 따를 수 있는 위대한 인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바람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고, 마침내 기진맥진하고 만다. 바로 그 순간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을 발견한 시인은, 그것이 바로 자신이 희구해 마지 않던 님이라 직감하고, 거기에 안기는 기쁨을 맛본다. 이때 시인이 발견한님은 어느 특수한 님이 아닌 보편적인 님, 즉 신이며, 꽃 · 자연 · 청산은 신의 상징이 된다. 그리고 '저만치'라는 거리는 신을 똑바로 보고 귀의할 수 있는 가장 알맞은 거리, 즉 신 또는 청산에 대한 향수의 거리가 된다. 따라서 신으로 볼 때 이 시의 주제는 '신에 대한 향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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