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껍 전 - 작자 미상 -
줄거리
명나라 때 옥포산에 살고 있는 노루가 숭록대부(崇祿大夫)라는 칭호를 천자로부터 받았다. 이에 노루는 축하 잔치를 베풀기 위해 호랑이를 제외한 모든 짐승을 초대한다.
이때 동물들이 서로 상좌(上座)를 다투게 되었다. 토끼, 노루, 여우가 각각 가장 나이가 많다고 하였으나, 두껍이는 그럴 듯한 언변으로 최고 연장자로 인정받고 상좌에 앉게 된다.
여우는 상좌를 두껍이에게 빼앗긴 것이 억울하여 나이가 많으면 분명 구경한 것이 많을 것이니 구경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한다. 두껍이는 여우가 먼저 구경한 것을 이야기하라고 한 후, 산천 풍경과 명승고지의 유래를 이야기한다.
물러나 앉아 있던 여우는 다시 또 천상의 세계도 구경하였느냐고 물었고, 두껍이는 여우가 구경한 적이 있으면 먼저 말하라고 한 후, 여우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혜를 발휘하여 이를 되받아쳐 여우를 부끄럽게 만들자, 이에 모든 짐승이 박장대소한다.
여우는 계속해서 두껍이에게 이야기로 망신 주려 하지만 두껍이는 천문, 지리, 육도 삼략 등을 들어 논리를 펴니 아무도 두껍이가 상좌에 오름을 탓하지 않았다. 잔치를 끝내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는 두껍이가 모든 짐승을 대표하여 감사의 뜻을 전하고 헤어지게 된다.
감상 및 해설
이 작품은 우화 소설로, 고전 설화에 나오는 '다툼 모티프(나이 다툼 - 지혜 다툼 모티프)'를 활용하여 오래 살고 싶고 지혜롭게 되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 욕망을 형상화하고 있다. 또한 '나이 다툼'과 관련해서는 '노루 - 여우 - 두껍이'가 경쟁하고, '지혜 다툼'과 관련해서는 '여우 - 두껍이'가 경쟁하지만, 여우는 미숙한 상황 판단과 세련되지 못한 이야기(대화) 전략 때문에 두 가지 경쟁에서 모두 실패자가 되고 최종 승리는 두껍이에게 돌아가고 있다.
<두껍전>과 관련한 조선 후기의 사회상 → 상좌를 놓고 동물들이 다투는 모습은 장유유서의 규범이 무너져 가던 조선 후기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몰락 사족과 평민 부호층을 대비하여 조선 후기 향촌 사회의 세태를 풍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두껍이가 그럴 듯한 거짓말로 최고 연장자임을 인정받아 상좌에 오르는 내용은 당대 지배 계급의 비리와 부조리를 풍자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노루'는 부의 축적으로 새롭게 자신의 위치를 상승시켜 나가는 신흥 부민(富民)으로, '여우'와 '두껍이'는 점차 주도권을 빼앗기며 몰락해 가면서도 자신들의 신분 유지와 회복에 급급했던 몰락한 사족(士族)으로 볼 수도 있다.
우화 소설의 특징과 관련해서 → 우화 소설의 출현은 일반 서사 문학의 발달 과정에 따라 '설화 - 가전체 - 소설'의 발전 과정 속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화 소설은 일반 소설에 비해 두 가지 장점을 지닌다. 첫째, 우화라는 장치를 활용함으로써 현실적 · 사회저 ·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돌려서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효과적 · 전략적으로 다룰 수 있다. 그래서 대첼 교훈적이고 풍자적인 성격을 띤다. 둘째, 우화이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에서부터 늙은 노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
요점정리
● 갈래 : 고전, 단편, 우화소설
● 성격 : 우화적, 교훈적, 풍자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배경 : 시간적 - 봄날 어느 하루
공간적 - 기주 땅 옥포산
● 등장인물
* 두껍이 → 특유의 지혜와 말솜씨로 욕심을 이루는 인물
* 여우 → 욕심이 많지만 다소 어리석은 인물로, 두껍이의 재치에 눌려 계속 당하기만 하는 인물
* 토끼 → 이야기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들의 분란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인물
* 노루 → 천자에게 칭호를 받고는 잔치를 벌여 동물들을 초대하는 인물로, 기쁨을 이웃과 함께 함.
● 주제 : 장수(長壽)와 지혜(智慧)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실천 윤리
● 특징
* 우화 형식을 빌려 인간의 욕망을 간접적으로 드러냄.
* 인생의 교훈 및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넌지시 암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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