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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해설]김원전(金圓傳) - 작자 미상 -

by 휴리스틱31 2022.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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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전(金圓傳)                  - 작자 미상 -

 

줄거리  

천상에서 남두성이란 별이 옥제에게 죄를 지어 그 벌로 지상으로 적강된다. 천상으로부터 적강된 남부성은 김규의 아들로 태어나게 되는데, 그 생김새가 수박과 같은 형상이었기에 김규 내외는 근심 걱정에 쌓이게 된다. 그러나 원은 10년 동안 고난을 겪은 후 보자기를 씌운 것이 벗겨지면서 장부로 변신한다. 원은 천서 세 권을 잃고 지혜와 총명이 열리어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비상하였고, 또한 풍운 조화의 신통술을 부리기까지 하였으므로 신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원이 재주를 시험하기 위해 창검궁시를 가지고 천마산에서 무술 연습을 익히고 있을 때 머리가 아홉이고 몸집이 집채 만한 괴물이 미인 셋을 등에 업고 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 싸웠지만 세 여인을 구하지 못하고 상처를 입기만 하였다. 괴물은 원을 잡아 죽이겠다는 말을 하고 암굴로 들어가 버리자 원도 그 입구를 봐두고 돌아왔다.

조정에서는 대낮에 황제의 세 공주가 괴물에게 납치된 사실을 알고서는 이들을 구할 사람을 물색하던 중에 원이 출정하게 되었다. 원은 부원수 강문추를 데리고 괴물이 사라진 천마산 동굴로 들어가 세 공주를 구하여 지상으로 먼저 올려보냈다. 원이 굴 밖으로 나갈 차례였으나 부원수가 원의 공을 시기하여 칡덩쿨을 내려 보내지 않고 그 굴을 막아 버리는 바람에 동굴 속에 갇혀 버리게 된다.

원은 탈출하기 위해 굴 속을 헤매며 지나다가 괴물에게 잡힌 용자를 구해 주게 되어 용왕의 환대를 받고 용녀와 결혼하여 부마가 되고 다시 인간 세계로 나오는 행운을 맞게 되었다. 그러나 원은 귀향 도중 점주를 만나 용왕이 준 연적을 빼앗기고 피살된다. 용녀는 용궁으로 도망가서 용왕에게 고하고, 왕은 즉시 점주를 찾아 엄형한 후, 시체를 찾아 금강초를 얹고 병수는 입에 넣어 원을 소생시킨다. 죽었던 김원은 다시 회생하고 용녀를 데리고 고국으로 돌아온 김원은 천자께 자신이 겪은 일을 말하자 천자는 김원을 배신한 부하를 베어 죽이고 김원을 부마로 삼는다. 황제의 부마가 된 후, 형주후로 봉해져 행복한 생활을 누리다가 신선이 되어 등선하게 된다.

 

 

감상 및 해설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김원전>은 또한 영웅의 일대기를 충실히 그리면서 '김원'이라는 인물의 영웅성을 부각시키는 영웅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와 매우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우리 나라의 전래 설화로부터 파생된 작품이 아닌가 추론되기도 한다.

흥미 위주의 괴담(怪談) 소설로, 그 내용은 '괴상한 모습으로 태어난 김원이 황제의 딸을 앗아간 괴물을 죽이고 공주를 구해낸다. 또, 용왕의 딸도 구해주고 용궁으로 가서 용녀와 혼인한다. 연적을 선물받고 돌아오다가 갖은 파란곡절을 겪은 끝에 부귀와 영화를 누린다. 뒤에 김원은 용녀와 같이 신선이 된다.'는 줄거리이다.

<김원전>의 원형은 국조신화와 주몽사상의 광명사상이 수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웅녀가 단군을 낳기 전에 빛없는 동굴 속에 있었다는 것은 모태 회귀로 돌아온 것에 비유된다. <김원전>은 국조신화의 동굴모티프와 지하국대적퇴치설화의 변신계형 모티프가 수용된 것이다. 원은 타고난 운명이 불행했으나 불행을 행복으로 역전시키는 노력과 선행을 한 데서 구원자가 나타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김원전>의 원형은 국조신화와 주몽신화를 수용했음을 알 수 있다. <김원전>의 궁극의 목표는 고난 많은 이승을 광명의 삶으로 다스리고 등선하는 데에 있는데, 국조신화에서 곰이 통과의례를 겪은 후 웅녀로 변신하여 단군을 낳아 홍익인간 사상으로 지상을 다스리다가 다시 산신으로 되는 과정과 같은 맥락을 이룬다고 보여진다. 또한 원이 천상 득죄를 하여 그 대가로 고난을 받지만 좌절하지 않고 극복하는 자세로 생활하면서 그 죄를 속죄하여 광명생활을 맞이하고, 죽어서 등선할 수 있었던 것은 국조신화의 수용인 것이다.

 

 

<김원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지하국대적퇴치에서의 결말은 등선 장면이 나타나 있지 않지만, 결말에 등선이 나타난 것은 국조신화나 주몽신화에서 수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상계는 고대신화나 민담 또는 고소설에서 속세로 통해졌고, 천상은 신성 세계로 알려졌기 때문에 일단 지상에 태어난 것을 속인시했다. 대개 적강소설에서는 지상에 태어나 죄를 씻은 후에 천상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원의 시련을 정리하면 허물사람동굴용자구출연적원피살재생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입사식 과정은 국조신화와 주몽신화의 입사식 과정과 비슷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국조신화에서 곰은 웅녀로 변신하기까지 금기일광이라는 고난이 있었기 때문에 웅녀로서의 사명을 이루게 된 것이다. 곰이 동굴에 들어가 웅녀가 된 후 그곳을 나왔다는 것은 재생제의로 이어진다. 주몽이 알에서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수난을 겪지만, 그것을 극복하였기 때문에 고구려를 세우게 된 것이다. <김원전>의 원도 수박으로 태어나 성장 과정에서 입사식과 유사한 고난을 극복하였기에 공주와 결혼을 하고 형주후로 봉해져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등선하게 된 것이다.

원은 난생이므로 주몽신화의 영향을 받았음이 드러난다. 두 인물 모두 정상적 경로의 탄생이 아닌 만큼 성장 과정에 있어서의 좌절 또한 컸다. 죽음은 곧 재생이라는 모티프를 보이는데, 이 재생 과정의 천상에서는 남두성이었으므로 지상에서 죄를 말끔이 씻기 위해 고난을 극복하고 천상계로 복귀한 것이다.

'지하국 대적 퇴치 설화'를 근간으로, 17세기 말경에 창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설로, 주인공 김원의 영웅적 일대기를 다룬 흥미 위주의 괴담(怪談) 소설이다. 수박 형상의 기이한 모습으로 태어난 출생담, 구두(九頭) 아귀의 등장과 그 퇴치 과정에서의 비현실적인 전기성을 발견할 수 있다. '탈각(脫殼)설화', '재생설화' 등 여러 가지 화소(話素)가 섞여 있고 영웅이 거쳐야 할 통과의례적 공간으로 '지하세계'를 설정하여 사건을 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김원전>은 <금령전>과 함께 '전기소설'의 유형 속에서 논의되어 왔다. 중국의 '전기'가 비현실적이요 비인간적이며 괴기하고도 몽한적인 내용과 신선의 세계, 천상의 세계, 용궁 세계 등을 그리고 있는데, <김원전> 역시 이런 세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김원전>은 또한 영웅의 일대기를 충실히 그리면서 '김원'이라는 인물의 영웅성을 부각시키는 영웅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지하국대적퇴치설화'와 매우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어 우리 나라의 전래 설화로부터 파생된 작품이 아닌가 추론되기도 한다.

 

 

요점 정리  

● 갈래 : 고전소설, 영웅소설, 괴담소설, 적강소설, 전기(傳奇)소설

● 성격 : 전기적, 비현실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근원설화 : 지하국 대적(괴물) 퇴치 설화

 

● 구성 단계

* 발단 → 허물을 벗고, 뛰어난 능력으로 도원수가 된 김원

* 전개 → 김원이 아귀를 처치하고 잡혀간 공주를 구함.

* 위기 → 김원이 부하의 시기로 지하에 갇힘.

* 절정 → 김원이 용왕의 아들을 구하나 도적을 만나 죽게 됨.

* 결말 → 김원이 용왕에 의해 회생하고 천자의 부마가 됨.

 

● 주제 : 지하국 아귀를 퇴치하고 공주를 구한 김원의 영웅적인 활약상

 

 

● 인물

* 김원 → 수박 형상을 하고 김규의 아들로 태어난 인물. 정의로움을 신봉하며 범인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음. 열 살이 되어 허물을 벗고 아귀를 퇴치하여 잡혀간 공주를 구함.

* 막내 공주 → 아귀에게 인질로 잡혀 지하국에서 생활하는 공주. 주도면밀한 성격으로, 김원이 아귀의 칼을 쓰도록 하여 아귀를 퇴치하는 데 큰 도움을 줌.

* 아귀 → 돌, 풀, 곤충과 짐승들만이 존재하는 지하국에서 공주들을 인질로 삼아 시녀로 부리고 있는,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

 

● 특징

* 주인공의 행보에 따라 공간이 다양하게 전개됨.

* 탈각(脫殼) 설화, 용궁 설화, 재생 설화 등 다양한 설화를 인용함.

* 김원이라는 뛰어난 인물과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이야기, 극적인 전개 등을 통해 독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 공간적 배경 → 이 글에는 지하와 바다 밑 '용궁'이라는 신비로운 장소가 설정되어 있다. 그 공간은 근본적으로 인간 세계와는 분리되어 있지만, 인간 세계와 완전히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 언제든지 서로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주인공인 김원은 이 두 공간에서 배필을 만나게 된다. 즉, 이 두 공간은 김원이 배우자를 찾는 공간이면서,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공간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기  

1. <김원전>은 인간 세계와는 다른 지하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이 지하 세계의 특징을 나타내는 요소들을 지적해 보고, 이 요소들을 통해 어떤 신비로운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는지 밝혀 보자.

→ 김원은 공주를 구하기 위해 구멍으로 들어간다. 구멍이란 지상과 지하를 연결해주는 유일한 통로이다. 구멍은 어둡고 습하다. 김원이 처음 지하세계에서 만나는 것은 어두움과 축축한 분위기이다. 김원이 또한 만나는 것은 여러 가지 문이다. 즉, 지하는 동굴과도 같은 통로로 되어 있다. 김원은 끝없이 더욱더 지독한 어두움을 향해 내려가야만 한다. 그리고 그는 이 과정에서 지하 세계의 적대자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를 얻는다. 물론, 김원은 지상에서 천하 무적 영웅이지만 지하에서는 새로운 싸움의 방식을 터득해야만 한다. 지하는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돌과 풀과 곤충과 짐승들뿐이다. 문명이 없는 세계에서의 삶은 오직 스스로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김원은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을 죽인다. 그런데 죽이는 과정에서 김원이 하는 역할은 다른 영웅 소설들처럼 적극적이지 않다. 이는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의 힘과 능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 괴물을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인간의 지혜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그렇다면 이 소설에서 영웅성은 어디에서 확인될 수 있는지 말해 보자.

→ <김원전>의 특징은 김원이 지하 세계에서 별다른 영웅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특히 머리가 아홉 달린 괴물을 죽이는 과정에서는 단지 여자들에게 명령만을 내릴 뿐이다. 만약 여자들이 진작부터 꾀를 내었다면 김원이 오지 않더라도 괴물을 죽일 수도 있었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자들이 괴물을 죽일 수 있었던 이유는 김원이 그녀들의 뒤에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은 무언의 존재로부터 힘을 얻어 괴물을 죽일 수 있었다. 김원이 오기 전에 그녀들은 괴물을 죽일 수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김원의 능력은 지하 세계에서 지상 세계로 나갈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은 없다. 즉, 김원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과 환경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지지는 못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괴물을 죽이고 다시 지상으로 나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김원은 정의로움을 신봉하며 범인과는 다른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나타낸다.

 

3. <김원전>에서 확인되는 전기 소설적 요소를 밝히고 그 특징을 말해 보자.

→ 전기소설은 비인간적이며 괴기하고도 몽환적인 내용과 신선의 세계, 천상의 세계, 용궁 세계 등을 그린다. <김원전>, <금령전> 등의 소설은 전기 소설적 요소를 많이 내포하고 있다. 전기 소설은 서사적 전개 뿐만 아니라 그 문체에 있어서도 주목받는데, 창작자는 소설 내용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전개시켜 나가는 여러 가지 특징적인 문체를 다듬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전기 소설은 조선 후기로 접어들면서 그 영향력이 약해졌고, 단지 다른 고전 소설의 한 모티프나 요소로만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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