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아비 밧 갈나 간데 ~ -주세붕-
[현대어 풀이]
- 남편이 밭갈이하러 간 곳으로 밥고리를 머리에 이고 가서
- 남편에게 밥상을 들어 올리되, 눈썹 높이에 맞추어서 올립니다.
- 친하고도 고마우신 분이니 (공손히 대접해야 할) 손님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이해와 감상]
작자가 지은 연시조인 <오륜가>(전6수) 중에서 네 번째 작품으로 '부부유별(夫婦有別)'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아내는 남편을 하늘처럼 공경하며, 손님을 대하듯 정성스레 섬기라는 교훈을 담고 있다.
초,중장은 남편에 대한 아내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표현한 부분이고, 종장은 아내가 남편을 섬기는 도리(예)를 나타낸 부분이다. 특히, '눈섭의 마초이다'는 조심스레 예의를 표시하는 아내의 태도로서 인상적인 부분이기도 하다.
아내는 남편에게, 남편은 아내에게 서로 존경해야 하고 고마워해야 하는 부부 사이의 예절을 깨닫게 해주는 작품으로, 오늘날의 상황과 다소의 거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웃고 지나갈 일만은 아닌 듯 싶다.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큰 뜻은 오늘날에도 새겨볼 만한 내용이 아닌가 한다. 오늘날의 가정 문제나 부부간의 문제 등을 앞에 두고 생각해 볼 때, 무엇이 부족해서 그런 일들이 생겨나는 것인지, 이 시조에 비추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작품의 일면만 보고, 남편에 대한 아내의 무조건적인 순종 및 공경에 대해서만 목소리를 높인다면 작품의 참의미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
* 지아비 → 남편. 지어미의 반대
* 밥고리 → 밥을 담는 고리짝. '고리'는 고리버들이나 대오리로 엮어서 상자와 같이 만들어 옷이나
물건을 담아 두던 것이다.
* 눈섭에 마초이다 → 눈썹 높이로 밥상을 들어 올렸나이다. 중국 한나라 때에 양홍의 아내 맹광이 남편을
지극히 공경하여 섬기어, '거안제미(擧案齊眉)'하였다는 고사를 인용한 것.
[ 정리 ]
◆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연시조, 오륜가, 인륜가(人倫歌), 교훈시
◆ 표현 : 묘사의 방법으로 시적 형상화를 나타냄
◆ 주제 : 남편에 대한 아내의 도리(부부유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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