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허허 한들 ~ -권섭-
[ 현대어 풀이 ]
- 하하 허허 하고 있다고 해서 내 웃음이 정말 웃음인가.
- 하도 어처구니 없어서 느끼다가 그리 웃네.
- 사람들아 웃지들 말구려 아귀가 찢어질지 모르네.
[ 이해와 감상 ]
화자와 벗님네의 대조적 상황을 바탕으로 시상이 전개되고 있다. 이 시조를 통해 어처구니 없는 정치 현실을 개탄한 지은이는 실제로도 정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일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았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짓는 허탈한 웃음에 이어, 이런 세태에서 정말 웃고 있는 자들은 아귀가 찢어질 것이라고 한 말은 일종의 냉소적 비판이며 일침을 놓는 말이다.
◆ 조선후기 사대부 시조의 새로운 경향
전원에 은거하는 사대부는 정치 현실에 환멸을 느껴 은거하거나 유배지에 와 있다 하더라도 대체로 시에는 전원 생활의 여유와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유교적 이상 세계의 구현과 임금의 은혜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대부의 시조와 다르게 권섭의 시는 일상적인 말로 권위와 위선에 정면으로 맞서는 태도를 보여 준다.
작자는 웃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무슨 일에 관해 어처구니 없어하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상황으로 보아 웃고 있는 벗님네들에게 아귀 찢어진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정치가의 위선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선 전기 자연에 은거하며 질서와 조화의 이상적 세계를 구현하던 사대부는 후기에 들어서서 두 양난을 겪으면서 시대적 요구를 담아 내게 된다. 시대와 사회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나 정치 비판 등이 그것이다.
앞에서 보았던 권섭이 시조 '하하 허허 한들~'에서 노골적으로 시속(時俗)의 무리와 정치 세태를 꾸짖는 것은 세상일을 개탄하고 있는 것으로 시대상에 따른 시인의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 정리 ]
◆ 형식 및 성격 : 평시조, 연시조(전10수) -. 냉소적, 비판적, 교훈적
◆ 표현
* 화자와 벗님네의 대조적 상황
화자 : 세상과 거리를 둔 상태. 거짓 웃음, 상황에 대한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웃음
벗님네 : 비판의 대상. 어처구니 없는 상황의 주체, 모의와 작당을 일삼으며 현세적 이익을 추구하는 무리
* 의성어와 설의법, 반어법, 과장법을 사용하여 현실을 풍자함.
◆ 문학사적 의의 : 혼란스러운 정치 현실을 야기하는 부정적인 세력에 대해 신랄하게 일침을 가하는 연시조 중 한 편으로, 정치 현실을 풍자한 시조 중 자기 환멸과 파격적 표현으로 주목받는 작품임.
◆ 주제 : 진정한 웃음을 지을 수 없게 하는 부정적 현실에 대한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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