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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까치소리(1966)-김동리-

by 휴리스틱31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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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소리(1966)

-김동리-

 

● 줄거리

 

<도입> 서점에서 '나의 생명을 물려 다오'라는 책을 보게 된다. 그것을 읽고 감동을 받은 게 많아, 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문학적 표현을 살리기 위해 본문을 그대로 옮기는 쪽으로 주력했음을 일러둔다. 책은 그의 고향 마을의 전경을 이야기하는 데부터 시작되었다.

주인공 봉수가 사는 마을 한복판에는 우물이 있고, 이 우물 앞뒤에는 늙은 회나무 두 그루가 있다. 늙은 회나무에는 까치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데, 이 마을에는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속신도 전해 온다.

 

봉수가 군에 가기 1년 전부터 봉수 어머니는 까치가 울 때마다 기침을 해대는 병이 들었다. 봉수 어머니는 까무러치다시피 기침을 하다가 끝내는 "아이구 봉수야 날 죽여다오"하고 부르짖었다. 봉수는 어머니의 고통이 자신의 책임이라 생각했으나, 때로는 어머니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까치가 '까작까작'하면, 어머니는 기침을 터뜨리는 것이요, 그와 동시에 나의 눈에는 야릇한 광채가 어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일에 나는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거니와 그럼에도 그 야릇한 흥분이 정순과 상호와 전혀 관련되지 않는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 경위는 다음과 같다.

 

 

장 생원 댁에서 옥란을 며느리로 달라고 했을 때 어머니는 '오빠가 군에서 돌아올 때까지는' 안 된다면서 거절하며, 옥란도 누구 하나 돌볼 사람이 없는 어머니를 혼자 두고 시집갈 생각을 낼 수 없었다고 한다. / 정순이가 나를 기다리지 않고 상호와 결혼을 해 버린 것도 기침만 하고 누워 있는 천만쟁이 하나뿐 돌아올 것이 없다는 꼬임수 때문이며, 상호는 가짜 전사 통지서를 정순에게 보이며 결혼을 강요했다.

 

 내가 군에서 명예 제대를 하고 맨 처음 동네 어귀에 들어설 때 내 눈에 비친 것은 늙은 회나무 두 그루이며, 그들을 보고 비로소 고향에 온 것을 실감하면서 정순이와 어머니와 옥란과 고향에 대한 추억을 읽어내고 감회에 젖는다. 내가 동네 복판의 회나무 밑 우물가로 돌아왔을 때 우물 앞에서 보리쌀을 씻고 있던 옥란이 나를 발견하고 달려들어 흐느껴 울며, 나는 거의 무감각한 사람처럼 처녀가 다 된 옥란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 집에 들어서자 어머니는 자리에서 상체를 일으켜 한쪽 손을 가슴에 가져대 대고 야릇한 광채를 내면서 나를 쏘아보며, 옥란은 또 기침이 날지 모르니 누우라고 어머니의 상반신을 안다시피 하여 자리에 눕힌다. / 나는 백을 열고 물건들을 방바닥에 쏟아놓지만 궁색한 여비 중에서 떼어내어 산 정순에게 줄 빨간 스웨터는 내놓지 않으며, 초콜릿과 껌을 도로 백 속에 집어 넣자 옥란이 무엇을 말하려다가 밖으로 나가 버린다. / 해가 설핏할 때 점심 겸 저녁으로 식사를 마치고 스웨터와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고 밖으로 나오자 옥련이 나를 불러 세우며, 상호가 전사통지서를 보이면서 정순이를 속여서 결혼한 사실을 이야기해 준다. 옥란이 시키는 대로 방으로 돌아온 나는 어머니가 누운 아랫목이 아닌 윗목 쪽에 누우나, 저녁 까치가 울자 어머니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기침을 터뜨리며 '봉수야 날 죽여다오.'라는 소리에 밖으로 나온다. / 내가 밖으로 나오자 옥란이 담장 앞에서 다른 동무와 이야기하다가 어딜 가느냐고 물으며, 오빠가 아직 면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영숙의 말에 상호의 동생임을 알아차리고 오빠를 보고자 한다고 전해 달랜다. / 나는 정순이의 친정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하여 '부엉뜸'으로 발길을 돌리며, 정순의 오빠 윤이 아버지를 만나 약혼한 정순을 왜 상호에게 시집보냈는지 물어 상호의 꼬임에 빠진 것만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한편 상호는 출장을 핑계로 내가 돌아온 지 일주일이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직접 그의 집으로 찾아가면 출장을 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무렵 나는 그를 만나기 위하여 동구에 있는 주막에 늘 나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오는 상호를 발견한다.  / 상호와 나는 한 동네에서 같이 자랐으며 국민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동창이었기 때문에 서로 잘 아는 사이었다. 그는 나보다 가정적으로 훨씬 유여했지만 워낙 공부가 싫어서 고등학교까지를 간신히 마치자 면서기가 되었고 나는 그와 반대로 줄곧 우등에다 장학금으로 대학까지 갈 수 있었다.

 

 

나는 그에게 친구로서의 신의를 잃은 일은 없었고 또 그가 여간 잘못 했을 때라도 솔직하게 용서를 빌면 언제나 양해를 해주곤 했다. 그러나 이번만은 문제가 달랐다. / 나는 정순이와 상호의 과거지사를 불문에 붙이겠다면서 정순이를 만나 다시 과거의 상태를 복원하겠노라고 하며, 상호는 거의 애원하는 태도로 그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소리라고 한다. 상호와의 몇 차례 교섭 끝에 나는 정순을 정순의 집에서 영숙이와 함께 만나게 된다. 나는 정순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서 군대에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말한다.

 

나는 일부러 바른손 장지와 식지를 분지른 무서운 민족의 반역자라면서, 이렇게까지 한 이유는 순전히 정순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스스로 훔쳐낸 이 목숨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게 되었다고 하면서 정순에게 자신과 결혼해 줄 것을 간청한다. 그러나 정순은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이에 나는 정순의 운명 같은 것을 깨닫게 된다. '정순이는 이런 여자였어, 참되고 총명하고 다정하고 신의 있는, 그러나 강철같이 굳센 여자는 아니었어. 순한 데가 있었지, 환경에 순응하는, 물론 지금도 그녀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거나 자기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은 아니야. 그러나 환경에 순응하는 거야. 그녀를 결정하는 것은 그녀 자신의 의지이기보다는 그녀를 에워싼 그녀의 환경이겠지.' 나는 정순의 마음을 읽고 밖으로 나온다.

 

그리고 집 뒤를 돌아 보리밭 사잇길을 거의 실신한 사람처럼 터덕터덕 걸었다. 그렇게 걷는 대로 걷다가 아무데나 쓰러져 버렸으면 하는 심정이었는지도 모른다. 검푸른 보리밭 위로 어스름이 덮여 왔다. 그 어스름 속으로 비둘기뗀지 다른 새뗀지 분간할 수도 없는 새까만 돌멩이 같은 것들이 날아가고 있었다. 나는 날아가던 새까만 돌멩이 같은 것들이 사라진 쪽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때 '오빠'하고 부르며 영숙이 나타났다. 영숙은 상호의 동생으로 나에게 묘한 느낌을 주어온 아이었다. 나는 영숙의 얼굴을 넋나간 사람처럼 한참동안 멍청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제발 죽지 마세요. 제가 사랑해 드릴게요. 오빠를 위해서 오빠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오빠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드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하겠어요.) 영숙의 굳게 다문 입 속에선 이런 말이 감돌고 있는 듯했다. 다음 순간 나는 야수가 되어 자기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반항도 하지 않는 영숙을 보리밭 속으로 끌고 들어가 욕을 보인다. 영숙은 야릇한 체념 같은 것에 자신을 내던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간혹 들릴 듯 말 듯한 가는 신음소리를 내었을 뿐 나의 거친 터치에도 거의 그대로 내맡기다시피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때 이미 실신상태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보다도 역시 자기의 모든 생명을 내가 그렇게 원통하다고 울어대던 것의 대가를 대신 나에게 갚아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때 까치가 운다.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뜨리기 마련이 그 까치가 이때 우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동시 나의 팔다리와 가슴속과 머리끝까지 새로운 전류 같은 것이 흘러들기 시작한다. '까작까작까작까작' 그것은 그대로 나의 가슴속에서 울려오는 소리였다. 나는 실신한 것같이 누워 있는 영숙이를 안아 일으키기라도 하려는 듯 천천히 그녀의 가슴 위에 손을 얹는다. 그리하여 다음 순간 내 손은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누르고 있었다.

 

 

● 인물의 성격

 

◆ 나(봉수) → 줄곧 우등생으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장학생으로 대학까지 갈 수 있는 사람이다. 약혼한 정순이를 두고 죽을 수 없어서 오른손 장지와 식지를 분질러 명예제대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정순이의 배신과 어머니의 절규 그리고 자신의 반역적 행위로 심적 갈등을 겪다가 연적의 누이동생인 영숙을 겁탈하고 목을 졸라 죽이는 동적 인물임.

 

◆ 정순 → 참되고 총명하고 다정하고 신의가 있는 여인이나, 강철같이 굳센 여자는 아니다. 봉수 어머니의 기침병, 봉수의 전사소식, 상호의 꼬임으로 상호와 결혼한다. 전통적 윤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여인으로 정적인물임.

 

◆ 상호 → 가정적으로 여유가 있었지만 공부가 싫어서 고등학교를 간신히 마치고 면서기가 된 봉수의 친구이다.

 

◆ 옥란 → 장생원 댁에서 며느리를 삼고자 했으나 누구 하나 돌볼 사람이 없는 어머니를 혼자 두고 시집을 가지 못하는 봉수의 여동생이다. 오빠를 이해시키고 현실을 순응하면서 살아가고자 한다.

 

◆ 영숙 → 상호의 여동생으로 봉수를 사모함. 오빠의 죄의식을 느끼고 봉수를 동정, 고통을 위로하다 몸을 허락하여 자기를 희생하나 봉수의 발작으로 목숨을 잃음.(즉, 봉수 어머니가 가장 모진 기침을 터트릴 때 울던 그 까치소리가 들리자 봉수는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며 영숙을 죽인다)

 

◆ 어머니 → 기침병에 시달리는 여인으로 고통을 못 이겨 절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식들을 위하여 죽기를 갈망하는 여인. 절망 속에서 죽음을 재촉하는 여인

 

 

● 이해와 감상

 

 <까치소리>는 속신(俗信)이나 전설 등을 원형으로 해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아침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속신은 이 작품의 구조와 일치한다. 봉수가 '마련된 죽음'의 전쟁터에서 자신의 손가락을 자르고 사랑하는 애인 정순이를 찾아오는 부분이 아침 까치의 울음에 해당한다면, 봉수가 전쟁터에서 돌아와서 마주치게 되는 여러 가지 절망적인 상황과 상호의 동생 영숙이를 죽이게 되는 살인행위 부분은 저녁 까치의 울음과 연결된다.

 

 흔히 우리의 민속 신앙에서 까치는 흉조와 길조의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소재이다. 아침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고 저녁 까치가 울면 초상이 난다는 속설이 바로 그것이다. 나 의 돌아옴은 까치 소리 가운데 길조와 결부시킬 수 있고, 돌아온 고향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살인까지 하게 되는 것은 흉조와 결부시킬 수 있다. 하여튼, 이 작품은 주인공이 제대 후 겪게 되는 모든 절망적인 사건들이 까치 소리에 의해 예견된 운명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운명론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다. 까치 소리와 노모(老母)의 발작, 그리고 주인공 봉수의 살인으로 이어지는 이 작품은 아무 관련이 없는 사건들이 현실 속에서 필연적 '운명'처럼 전개되도록 짜여져 있다.

 

 '까치 소리'는 한국 전쟁이라는 시대성을 작가의 독특한 운명관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저녁 까치 소리가 표상하는 운명적 비극과 전장(戰場)의 상황에 처한 병사의 심리가 병렬적으로 전개된다. 전장은 죽음의 공포가 상존하는 곳이며, 병사는 그 공포감에 불가피하게 결박된 존재다. 주인공 '봉수'는 스스로 식지(食指)와 장지(長指)를 자르는 자해 행위를 통해 죽음이 지배하는 전장으로부터 벗어난다. 그가 전장을 벗어나는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고향에 있는 애인 정순의 존재다. 따라서, 정순은 단순한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죽음으로부터의 탈출이며, 삶에의 욕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고향에 돌아와서 발견한  것은 정순과 상호의 결혼이라는 배반의 현실이며, 기다림에 지쳐 버린 어머니의 기침 소리뿐이다. 여기에 이르러 죽음과 고통의 전장으로부터 벗어나려던 봉수의 시도는 무의미해지고 만다. 즉, 전선(戰線)을 도망쳐 나온 명분이 약화되고 자신의 삶은 소매치기의 추악한 '장물(臟物)'에 불과하다는 자책과 자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 봉수는 어머니의 '죽여 달라'는 절규에 이끌리면서 살의와 공격성을 드러내게 된다. 저녁 까치가 우짖는 시간에 상호의 누이인 영숙을 능욕하고 살해하는 것이다.

 

 

 전쟁이 가져다 준 참상을 기록한 수기의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의 소설로, 일반적인 유형의 액자 소설에서 크게 벗어난 특이한 유형의 소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현대라는 것은 6.25전쟁에서 확인된다. 그런데 속 이야기는 아무리 현대라고 하여도 그 이야기의 세계가 현대적인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바로 이 점을 염두에 둔 액자이어서 주목이 된다. 도입 액자에서 서술자는 어느 살인자가 쓴 수기를 읽고 그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는 안내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속 이야기는 처음부터 설화성을 부여하고 있다. 설화는 현실주의적 문학 세계와는 다른 영역의 신비적 세계를 다룬다. 수기의 내용을 마치 아득한 옛 이야기처럼 꾸미기 위해 이런 액자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수기의 첫머리에 묘사된 마을의 정경과 어울리면서 한층 신비성을 발하게 된다. 김동리는 역시 신화적 상상력이 바탕한 작품에서 그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까치소리는 크게 보아 세 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이 외부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지 우리의 의식 현상을 이루지 못하는 객관적 사실로서의 까치소리이다. 이 소리는 봉수와 봉수어머니에게서 어떠한 의식 현상도 일으키지 않는 단순히 대상의 세계에서만 존재할 따름인 까치소리를 의미한다. 둘째, 의식 현상으로 부각된 까치소리로서 이 소리는 봉수와 그의 어머니에게 그들이 경험하는 사물이나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부여한 의미가 그들의 의식 자체를 이룬다. 셋째, 둘째의 의식 현상으로 인해 그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게 되는 적극적인 까치소리가 있다. 그것은 여태 지녔던 까치소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에서 부정적인 반응에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액자소설

◆ 성격 : 토속적, 샤머니즘적, 원형상징적, 신비적

◆ 배경

* 시간적 - 6.25전쟁 무렵

* 공간적 - 시골 어느 마을

사상적 - 실존적 허무의식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출전 : 『현대문학』(1966)

◆ 주제  전쟁의 참상과 인간의 비극적 삶

             인간의 삶에 내재(內在)하는 운명의 힘과 그로 인한 절망과 비극

 

 

● 생각해 볼 문제

 

1. 이 작품은 어떠한 세계관을 전제로 하고 있는지 서술하라.

⇒ 이 소설에서는 봉수의 운명이 까치소리와 관련된 이상한 힘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 이는 일상적인 세계와는 다른 초월적이고 무속적인 힘의 세계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2. '나'가 까치소리에 살의를 느끼는 이유를 말해 보자.

⇒ 속신에 얽힌 어머니의 한은 기침으로 표현되고, 그 지긋지긋한 기침은 아들에게 전이되어 죽임의 충동을 가진다. 이것은 까치소리에 의해 더욱 강화되어 무의식에 누적된다. 영숙과의 정사 때 까치 소리가 들려오자 무의식적 충동이 발작되면서 그는 맹목적 행동에 내몰린다.

 

3. 서두에 묘사된 마을 풍경은 소설의 주제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 오랜 세월 동안 비밀을 안고 있는 것으로 그려 신비로움을 극화하는데, 이것은 인간 내면의 신비로운 일면을 드러내려는 주제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 더 읽을거리

 

 까치 소리가 마을의 집단적인 속신에서 어머니와 '나'의 가족적인 속신으로, 그리고 이내 '나'의 한 구체적인 행위의 동기화 기능으로 변화되고 있음에 유의하여, '나'가 여동생의 친구를 죽이게 되기까지 '까치 소리'의 기능 변화를 추적해 보자.

 

⇒ 이 작품에서 까치 소리는 크게 봐서 세 가지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첫째, 어떠한 사물이나 대상이 외부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것이지 우리의 의식 현상을 이루지 못하는 객관적 사실로서의 까치 소 리이다. 이 소리는 봉수와 봉수 어머니에게서 어떠한 의식 현상도 일으키지 않는 단순히 대상의 세계에서만 존재할 따름인 까치 소리를 의미한다.

둘째, 의식 현상으로 부각된 까치 소리로서 이 소리는 봉수와 그의 어머니에게 그들이 경험하는 사물이나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 고, 그 부여한 의미가 그들의 의식 자체를 이룬다.

셋째, 둘째의 의식 현상으로 인해 그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게 되는 적극적인 까치 소리가 있다. 그것은 여태 지녔던 까치 소리 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에서 부정적인 반응에로의 변화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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