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보았습니다
- 한용운 -
해 설
[ 개관정리 ]
◆ 성격 : 산문적, 상징적, 낭만적, 비판적
◆ 표현
* 연가풍의 분위기
* 산문적 율조와 여성적 어조
* 대화체의 직설적 표현을 통해 생생함을 전달함.
◆ 중요시어 및 시구
* 당신(임) → [님의 침묵]의 정신적 지주인 '절망 중의 희망'
여기서는 '상실한 주권이나 조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임.
*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 당신의 부재로 인해 나의 삶이 모욕과 멸시를 당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 당신을 잊을 수가 없음.
* 주인 → '황금'의 상징, 일제의 상징
* 거지는 ∼ 죄악이다.→ 망국민인 우리 민족이 겪어야 할 절대빈곤과 인권유린
* 그 말을 듣고 돌어 나올 때에,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 궁핍과 멸시 속에서 조국의 의미를 진정으로 깨닫게 됨.
* 다른 까닭 → 일황 신민이 되는 것에 대한 거부
* 민적 없는 자 ~ 무슨 정조냐. → 망국민이 겪어야 할 인권 유린과 능멸
* 장군 → '칼'을 상징, 일제의 권력구조나 공권력을 의미
* 스스로의 슬픔 → 망국민으로서의 슬픔, 자책감
* 연기 → 허무한 것, 쓸데없는 것의 표상
* 칼과 황금을 제사지내는 연기 → 지배자의 논리를 정당화하여 권력과 재물을 숭배하게 하는 헛된 표상
* 영원의 사랑을 받을까 → 현실에 처절하게 절망하고 죽음의 품에 뛰어들까. 초월적 세계로의 도피.
* 인간 역사의 첫 페이지에 잉크칠을 할까 → 허위, 불의, 부정으로 전개된 역사에 대한 부정
* 술을 마실까 → 자포자기 상태로 현실을 도피하는 것(허무와 퇴폐에의 유혹)
◆ 주제 ⇒ 국권 회복에 대한 열망과 저항의지(굴욕적인 삶의 극복과 참된 가치 추구)
◆ 서정적 자아 : 한국의 전통적 여인의 모습(2연에서 두드러짐)을 띠면서도, 현실의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 고민하는 성숙된 사회적 자아의 모습을 지님.
[ 시상의 흐름(짜임) ]
◆ 1연 : '나'를 위해 잊지 못하는 '임'
◆ 2연 : '임'의 존재를 그리워하고 확인하는 계기(1) - 궁핍한 현실 속에서 겪는 모멸
◆ 3연 : '임'의 존재를 그리워하고 확인하는 계기(2) - 인권을 잃은 현실 속에서 겪는 모멸
◆ 4연 : '임'의 존재를 그리워하고 확인하는 계기(3) - 절망 속에서 발견한 당신
[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
이 작품은 기미독립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후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의 '당신'이란 한용운의 다른 시에 흔히 보이는 님과 같은 존재이다. 그는 '나'를 떠나 있고, '나'는 그를 잊을 수가 없다. '당신'이 없으므로 해서 '나'는 사람다운 삶을 부인당하는 치욕 속에 있기 때문이다. 제2, 3연에서 그 모습이 나타난다.
제2,3연에 보이듯이 '나'에게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며, 집과 민적이 없다. 이러한 '나'에 대해서 부자인 '주인'과 권력자인 '장군'은 인격적 존엄을 거부하고 치욕을 가한다. 이와 같은 대립 관계는 넓게 해석하면 인간 세계의 타락한 모습을 암시하는 것이며, 좁게는 민족의 삶과 존엄이 박탈된 식민지하의 상황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타락한 세계, 치욕적이 삶 속에서 '나'는, 윤리니 도덕이니 법률이나 하는 것들은 겉으로 그럴싸한 명분을 늘어놓기는 하지만, 사실은 힘센 자와 가진 자들을 위하여 약하고 없는 자들을 억누르는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와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나'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지고, 퇴폐와 허무의 삶 속에 빠져 버리고 싶기도 하고, 삶과 역사 자체를 부정해 버리고도 싶지만, 그러한 마지막 순간에 나는 이 모든 것들을 넘어서 있는 '당신'을 발견하게 된다.
임이 떠나서 침묵하는 시대, 즉 일제 식민지시대에 '나'는 거지와 인격이 없는 노예로서 칼과 황금을 가진 압제자에 의해 핍박받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한 싸움이 슬픔으로 화할 때나, 허무로 빠질 때마다 '당신'을 보게 된다. 이 때의 당신(임)은 세상이 현실적으로 아무리 타락하고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다 하더라도, 사람은 바로 이 현실에서의 어려운 싸움을 통하지 않고는 어떤 정의와 선에도 다다를 수 없음을 암시하여 주는 존재이다. 현실의 역사가 모두 정의로운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바로 그 역사 안에서 참된 가치를 이루려는 모색의 삶을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이것이 이 작품에 깃들어 있는 한용운의 역사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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