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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큰산(1970)-이호철-

by 휴리스틱31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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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산(1970)

-이호철- 

 

● 줄거리

 

'나'가 사는 마을은 비교적 대학 출신의 젊은 샐러리맨 부부가 많이 사는 마을인데 가끔 굿을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느 날 첫눈이 내린 아침 흰 남자 고무신짝 하나가 마당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아내와 '나'는 이를 꺼림칙하게 생각한다. 그때 '나'는 과거 어린 시절 밭에 버려진 신짝(지카다비) 하나를 보고 공포에 떨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는 열흘 전의 일처럼 담 밑에 고무신짝이 다시 떨어져 있는 것을 목격한다. 아내는 밤에 몰래 남의 집 담장 너머로 그 신발을 던져 버렸는데 이것이 자신의 집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아내는 밤에 그 신발을 가지고 멀리 버스를 타고 가서 버리고 오겠다고 하고, '나'는 마을 사람들이 벌이는 '고무신짝 떠넘기기' 소동이, 어릴 때 마을 사람들에게 하나의 정신적 지주로서 자리하고 있었던 그 '큰 산'을 대하는 공동체적 동질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날 밤 아내는 신문지에 싼 고무신짝을 갖다 버리고 다소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돌아왔지만, '나'와 아내는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인물의 성격

 

◆ 나 : 작중 화자이자 주인공. 불길한 느낌의 고무신짝 하나를 담장 너머로 던져 버리는 마을 사람들의 행위를 통해 소시민들의 극단적 이기주의를 비판함. 그러한 행태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 즉 마음의 중심으로서 고향 마을의 큰 산을 떠올림.

 

◆ 아내 : 불길한 느낌의 흰 고무신을 담장 너머로 던지나 다시 그 고무신이 되돌아온 것을 보고 결국은 그 신발을 먼 데 버리고 옴.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어느 눈 내린 날 '나'의 집 마당에 떨어진 고무신짝과 관련된 사건을 통해 현대인들의 이기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작가는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조차 고무신짝을 불길하게 여겨 이웃집 담장 너머로 던지는 모습을 통해 이기적인 소시민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작품 속 서술자는 이러한 사건의 원인이 '큰 산'의 부재에 있다고 보는데, 이는 조화의 질서와 윤리성의 회복을 위해서는 마음의 근원이 되는 '큰 산'과 같은 존재가 필요하다는 작가의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1970년에 발표된 이호철의 단편소설로서, 마당에 떨어진 고무신짝과 관련해 일어나는 해프닝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작가는 불길한 느낌을 준다고 하여 이 집에서 저 집으로 고무신짝을 담장 너머로 던져 버리는 마을 사람들의 행위를 통해 자신만 해가 없으면 남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소시민들의 극단적인 이기주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이런 문제가 생겨나는 원인은 사람들이 마음의 중심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라 여긴다. 그리하여 '큰 산'을 제시한다. '큰 산'은 근원적인 갈망의 대상이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큰 산>은 군사 정권이 독재 체제를 연장하기 위해 3선 개헌을 강행하면서 극도로 불안해진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큰 산>은 3선 개헌과 같은 정치적인 변화를 전혀 기술하지 않은 채 소시민의 자기 보존적 속성에서 비롯한 극심한 이기주의를 보여줌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시대 상황을 간접적으로 짐작하도록 한다. '큰 산'은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동질감을 회복시켜 주며 그로 인해서 그 당시의 시대적인 불안감에서 벗어나 안심할 수 있게 하는 근원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소재이다. 그러므로 <큰 산>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불안해 하는 것은 안정감을 주고 동질감을 회복시켜 줄 근원적인 무언가를 상실하고 살아가는 데서 기인한다. 그러나 <큰 산>은 분단 극복의 적극적 해결책이기보다는 단순한 상징적 매개물이며 이미지로 나타나는 아쉬움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불구하고 작가가 현실 문제의 극복 의지를 가지고 세계를 대상화하여 객관적으로 관찰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음은 <큰 산>이 이룩한 빛나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주체 상실과 민족 분단의 원인이 '큰 산'의 상실 때문이라면 이호철의 소설적 행보는 분단 문제 해결을 위해서 '큰 산'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소설, 단편소설

 성격 : 풍자적, 우의적, 회상적

 배경

* 시간적 → 1970년대

* 공간적 → 젊은 샐러리맨 부부가 사는 마을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표현상 특징

*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긴밀히 연계됨.

* 역행적 구성

* 제재 '고무신짝' → 불안과 공포의 대상이며, 인물들의 내재된 의식(이기심)을 드러내주는 기능을 함.

 

 주제  현대인들의 이기적이고 소시민적인 태도에 대한 비판의식

             넉넉한 삶의 회복을 염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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