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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죄와 벌(1959)-이무영-

by 휴리스틱31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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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 벌(1959)

-이무영-

 

● 줄거리

 

어느 여름날, 거물급 인사 한규덕이 괴한의 피스톨을 맞은 살인미수사건이 터진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사건현장에 있다가 붙잡힌 박신부의 친동생인 박찬재를 지목한다. 형사는 다음날 아침 박신부를 찾아와 박찬재와 자신의 관계와 그의 그간의 언행에 대해 묻는다.

 

박신부는 형사가 돌아가자 마음을 늦추고 방안을 정돈한다. 이 때 여동생 찬숙이 찾아와서 간밤에 형사가 온통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실을 알려준다. 찬재가 큰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틀림없다고 생각한 박신부는 신문사로 전화를 해서 그가 전날밤 거물급 인사 한규덕을 살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용의자가 박찬재이고 박모 신부의 실제라는 사실이 신문에 발표된 것은 그날 오후이다. 사건 삼주일만에 용의자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이다.

 

박신부는 평소 동생의 언행으로 보아서 진범임이 틀림없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한씨 저격 사건에 대한 보도는 추측 일변도였다. 다시 열흘이 지났으나 배후관계는 실마리도 잡아내지 못한다. 박신부는 아우를 잃고 집안 살림이 말이 아닌 집안 형편을 돕고자 빚을 얻는다. 살인범의 형인 신부라는 죄책감에 술을 들이키던 박신부는 교우 바오로의 방문을 받는다. 바오로는 고해를 하다가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뛰어 나간다.

 

 

박신부는 돈을 준비하고 누이에게 연락을 하나 기별이 없다. 저녁에는 집에 들러 보리라고 작심하고 있는데, 바오로가 나타나 자신이 한규덕 살인 미수 사건의 범인이라고 고해를 한다. 바오로는 자신의 가족을 부탁한 뒤에 자수하러 떠난다. 박신부는 이튿날 새벽 미사에서 바오로만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 미사 후에 돈을 가지고 남산동 비탈의 바오로의 집을 찾아간다. 박신부는 그의 아내에게 돈을 전해준다.

 

그러나 바오로가 자수했다는 기사는 하나도 실리지 않고 박찬재의 재판이 불원간 있으리라는 기사만 실린다. 하루가 지나자 박신부는 남산동으로 찾아가지만 바오로는 집에 없다. 며칠 뒤 강론을 하다가 바오로를 발견하나 그는 강론 중에 나가 버린다.

영화 <나는 고백한다>를 개봉하는 날 열리기로 한 아우의 첫 공판이 연기된다. 박신부는 보지 않으려던 영화를 바오로의 고명과 배신을 생각하고 본다. 어제까지도 교우들의 고명을 받고 천주의 이름으로 그들의 죄를 사해주던 박신부는 이제 교우로부터 고명받은 사실을 누설하지 않으면 안 될 처지가 되었다.

 

아침 조간에 간첩의 대거물 조원호 체포라는 머릿기사와 한씨 살해사건 박과의 배후관계에 대한 내용의 기사가 난다. 박신부는 바오로가 밀항하지 않았는가 의심한다. 개정 전부터 방청하던 박신부는 바오로의 침묵과 찬재의 사형 언도에 고함치는 꿈을 꾸다가 깬다. 주교로부터 그가 자수했다는 말을 듣고 박신부는 정말 자수했느냐고 물으며, 주교에게 고해성사를 요청한다.

 

 

● 인물의 성격

 

 박 신부(요셉, 박진태) → 변두리 성당의 주임 신부로서 교리에 밝으며 박학다식하며 교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인물이다. 신부로서의 의무와 인간으로서의 양심 때문에 갈등을 겪는 인물이다. 다행이 범인이 자수함으로 해서 그의 갈등은 해소된다.

 바오로 → 가난 때문에 한규덕의 청부살인을 응낙한 진범이다. 누명을 쓴 용의자가 박신부의 동생임을 알고 괴로워하다가 박신부를 찾아와서 고해를 하고 자수를 결심한다. 자수를 주저하다가 결국 자수하게 되는 동적인물임.

 박찬재 → 박신부의 친동생(실제)으로서 살인죄의 누명을 씀.

 

● 구성 단계

 

 발단 : 영화 <나는 고백한다>를 관람한 박요셉 신부의 처절한 고뇌의 신음. 동생 찬재의 살인혐의와 경찰의 조사

 전개 : 요란한 신문보도와 용의자 박찬재의 자백. 교우 바오로가 진범임을 자백하고 자수할 것을 약속하나 이행치 않아 박 신부의 노여움과 실망이 큼.

 위기 : 영화 <나는 고백한다>와 동생의 1차 공판 날이 겹침.

 절정 : 동생의 결백을 믿는 박 신부의 선과 악에 대한 갈등

 결말 : 진범의 자수. 고해받은 사실을 꿈결에 누설한 박 신부

 

 

● 이해와 감상

 

 <죄와 벌>은 카톨릭의 고해성사의 존엄성과 세속적 심판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한 신부를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인간의 죄와 벌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우리의 정신사의 흐름 속에는 원죄의식이 없으므로, 한국 소설사의 흐름에서 사뭇 이질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죄를 다룬 작품이라 해도 대체로 관습이나 법률상의 죄만 다루므로, 그것을 요행이 피하기만 하면 잘못의 잘못됨은 망각의 피안으로 사라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카톨릭 성사인 '고백'의 존엄성과 세속적 유혹 사이에서 고민하는 한 신부의 모습이 현실감을 준다.

 

 세속적 인간들에 대한 풍자 → 인간의 본성과 신의 뜻에 대하여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법석을 떠는 신문기자들, 자신의 죄는 뉘우칠 줄 모르면서 남의 허물을 쉽게 속단하고 서슴없이 비난하기 잘 하는 방청객들, 무고한 피의자를 범인으로 몰아 사형 선고를 하기에 주저함이 없는 재판관들, 이들의 속물스런 죄상을 실감나게 보여주며 풍자하고 있다.

 

 문학적 의의 → 인간 본성을 통찰하고 그 모순 앞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문학작품이라는 점에서 값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우리 문학사에 등장한 중요한 종교 문학 계열의 작품 중 이 소설과 <등신불>은 양심의 죄와 참회의 모습을 보여 준 점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종교소설

◆ 배경 : 시간적 → 1950년대 말

              공간적 → 인간의 죄를 천주를 대신해서 사해주는 성당이 중심이 됨

              사상적 → 기독교 사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3인칭 관찰자 시점이 부분적으로 나타남)

◆ 표현상 특징 : 간결하고 단호한 문체

◆ 갈등 : 신부의 내적 갈등 ⇒ 성(聖)과 속(俗)의 갈등, 종교적인 직분과 세속적인 정의감 사이의 갈등, 세속적인 혈연관계와 고해성사의 존엄성 사이의 갈등

◆ 주제  신부로서의 의무와 인간적 양심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구원의 문제

◆ 출전 : <자유문학>(1959)에 발표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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