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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제1과 제1장(1939)-이무영-

by 휴리스틱31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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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과 제1장(1939)

-이무영- 

 

● 줄거리

 

수택은 열두 살에 고향을 떠나 중학교에 다닌다. 중학에 다니던 어느 겨울 그의 집에 도둑이 들어온다. 집에 있던 그는 학교에서 배운 유도 실력을 발휘하여 도둑을 때려 눕힌다. 그 소리에 그의 아버지는 손에 작대기를 들고 나타나서 잃어 버린 물건도 없는데 몰인정하게 했다고 수택을 때린다. 고학으로 학교를 마치고 열일곱 살에 동경으로 유학을 갔으며 귀국 후에는 서울 모신문사 사회부 기자로 취직하여 잘 지낸다. 그러나 수택은 도시 생활을 하는 동안 아버지 김노인과는 상당히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그는 흙투성이가 되어 사는 아버지를 경멸하여 자신의 결혼식에도 청하지 않는다. 수택은 80원을 받는 샐러리맨이면서 소설가로서 상당한 명예도 지닌 인물이나 신문사 일에 쫓겨 동경에 있을 때부터 써오던 글을 못쓰자 삶에 회의를 느낀다.

 

신문사를 쉬면서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지내다가 S라는 동료와 청량리에 가서 매캐한 흙냄새를 맡고 그는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수택이 가족과 함께 소달구지에 이삿짐을 싣고 시골 신작로를 덜커덕거리면서 지나간다. 고향에 도착하자 아버지와 친척 그리고 일가들이 모두 몰려와서 그들을 에워싼다. 문화인 척하면서 사람 사이의 푸근한 정을 돌보지 않는 아들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는 귀향을 반기며 수택을 도와 주게 된다. 아버지가 웬 일이냐고 물으나 수택은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한다. 그런데 자기 집 소유였던 20여 두락의 논과 여남은 갈이의 밭이 대부분 없어지고 집꼴이 말이 아니게 퇴락해 있음을 보고 그는 자신의 생각이 빗나갔음을 깨닫는다. 아버지는 물자리가 좋은 논 여덟 마지기를 주고 집도 한 채 세워주기로 한다. 수택은 아버지가 시키는 대로 꼴도 베고 밭일도 한다. 그는 자신을 농촌 생활에 적응시키고자 애를 쓴다.

 

 

 

 

 

수택은 어느 날 새벽 아내의 희미한 울음소리를 듣고 일어난다. 아내는 시골에 내려와서 보리밥만 먹다가 자신과 아이들이 줄곧 설사를 해 온 사실을 이야기 한다. 시간은 흘러 가을을 맞이한다. 수택은 벼가 고개 숙인 들판을 보고 농촌 생활의 보람을 느낀다. 추수철이 되자 수택도 타작을 하여 사십 석 정도의 수확을 올린다. 그러나 소작료를 제하고 비료대와 설사치료비 그리고 지세를 내자 떨어진 것이 거의 없다. 그의 몫으로 떨어진 것은 여남은 섬이다. 이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금하지 못하고 있는 수택에게 눈에 살기를 띤 아버지가 거친 목소리로 짊어지라고 한다. 이백 근이 되는 짐을 다른 사람들은 거뜬히 지고 일어선다. 수택은 눈과 콧속이 화끈해지면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넘어진다. 동네사람들은 짐을 내려 놓으라고 말하나 아버지는 그대로 가라고 호통을 친다. 수택은 코피를 쏟아가면서 비틀비틀 걸어간다.

 

● 인물의 성격

 

 김수택 : 합리적 사고로 살아가고 도시의 문명적 생활에 젖은 인물. 도시의 타성에 길들여진 지식인으로, 흙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었기에 결국 농촌으로 귀향함.

 아버지 : 흙에 대해 맹목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고, 법이나 제도 이전에 사람 사이의 정과 도리를 중히 여기는 농민의 전형

 

 

 

 

 

● 이해와 감상

 

 <제1과 제1장>은 이무영 자신의 자전적 체험을 기록한 소설로, <흙의 노예>에 이어지는 일종의 연작소설이다. 이 소설은 농민을 지도한다는 획일적인 신념이나 가난과 무지에 찌든 촌부의 눈을 통해 농촌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농촌 소설들이 지금껏 보여주지 못한 인간에의 관심을 최초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수택의 귀향이 중시된다.

 

 서울에서 신문 기자라는 좋은 직장을 가지고 있던 수택은 과감하게 서울생활을 포기하고 농촌으로 들어간다. 그가 농촌으로 들어간 것은 계몽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다. 각박한 서울 생활에 지친 그는 그저 흙냄새와 인간다운 포근한 냄새에 끌려, 인간적인 삶을 회복하기 위해 귀향한다. 이미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수택은 힘든 노동의 보람과 인간에 대한 공동체적인 사랑을 중요시하는 농촌에서 갈등을 겪으면서 조금씩 흙냄새를 사랑하는 일꾼으로 변모해 간다.

 

 이무영의 작품들은 대부분 농촌과 농민을 소재로 하여 그들의 삶을 문학적 현실로 담아내고자 노력하였다.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소작제도의 모순이나 농촌 노동의 어려움 등 농촌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농촌의 현실적 모순보다는 농촌이 간직하고 있는 인간의 냄새에 더 끌리었다. 그가 착안한 농촌은 바로 비인간적인 도시 문명과 대비되는 것으로서의 농촌인 것이다.

 

 이 작품은 농촌의 소박한 공동체적 삶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면서 사람들에게 본원적인 인간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의도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농촌소설

 배경

* 시간적 : 1930년대 후반

* 공간적 : 황폐화되고 수탈의 대상이 되고 있는 농촌(센터)

* 사상적 : 귀농사상, 민족주의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농촌 생활에 대한 애정과 진지한 삶의 추구, 지식인의 귀향과 그 적응에의 몸짓

 

● 생각해 볼 문제

 

1. 수택의 귀향의 궁극적 목적은 무엇인가?

⇒ 농촌과 농민을 계몽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박한 서울 생활에 지친 나머지 인간적인 삶을 회복하기 위한 귀향이라는 점에서, 그의 태도는 다분히 현실을 오해한 낭만적 감상주의에 근거함.

 

2. 수택과 부친의 갈등은 진정한 의미에서 갈등이라고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그런 갈등을 줌심으로 전개한 이 작품의 허실을 검토해 보자.

⇒ 농촌 일에 서투른 수택과 그것이 못마땅한 아버지 사이에서 보여주는 갈등인데, 이것은 신념의 차이도 의지의 대립도 아닌, 다만 생활에 미숙한 태도로 인해 생기는 것이기에 진정한 의미의 소설적 갈등은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을 중심에 내세운 것은, 두 사람의 갈등을 소재로 아버지의 꾸짖음을 강조하려는 의도였다고 보여진다. 이 작품의 주제의식은 농촌에의 귀향과 그 적응을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는데, 아버지의 질책 속에는 참다운 농군상이 뚜렷이 부각된다.

 

 

● 더 읽을거리

 

◆ '제목 '의 의미 : 수택이 농민으로서 내딛는 첫걸음

                               '아버지'로 대표되는 흙의 논리를 익히는 첫 단계

◆ 농촌소설과 농민소설을 구분하여 보자.

⇒ 농촌과 농민의 문제를 소재로 하여 쓰여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둘의 변별점은 소재로서의 농촌, 농민 이외에 목적의식적이고 적극적인 의미 부여가 있는가 없는가에 달려 있다. 농촌소설은 전원적이고 향토적인 공간으로서의 농촌을 배경으로 하거나 단순히 농민을 주인공으로 설정하는 소설을 말한다. 반면 농민소설은 당대의 농촌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나 농민의식의 성장 등을 다루는 것이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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