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ading n Seeing

동물농장(動物農場, Animal Farm by George Orwell, 1945)

by 휴리스틱31 2021. 5. 5.
728x90

동물농장(動物農場, Animal Farm by George Orwell, 1945)

-부제 <동화이야기>

 

서평

 

제목과는 사뭇 다르게 이 작품은 사회적 문제를 한 시골의 농장, 즉 동물농장이라는 한 공간에서 동물에 빗대어 표현한 문학이었다. 스탈린을 표현한 나폴레옹이란 돼지가 정권을 잡으며 자유와 평등을 외치던 동물 농장의 독립은 결국 다시 인간에 의해 구속되던 것처럼 처음의 농장이름인 매이저 농장으로 바뀌어 가는 내용이었다. 스탈린의 경쟁자인 트로츠키처럼 스노우볼을 몰아내고 하나씩 독재정권의 모습을 보이고 평등했던 농장 가족들이 점차 노예나 일꾼처럼 만들어 버린다. 사회주의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을 극으로 표현된 작품이었고 그런 사회에서도 정직하고 성실했던 복서도 결국은 아프자 팔려 버리는 사회를 보며 당시의 비극도 느껴지는 글이었다. 민주주의 한국이 감사한 하루였다.

 

민중의 생존권을 유린하는 정치적 부패

 

동물농장'98 서울대 논술고사에서 출제된 제시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동물을 의인화하여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작품에서 비록 그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논하라는 논제였는데, 많은 학생들이 복서의 죽음을 정리해고와 연결시켰다는 학교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우리 학생들이 그만큼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미흡한 독해력을 드러낸 현상이라고 분석하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과연 동물농장에선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일까

 

조지 오웰은 시탈린 치하의 집단 농장을 풍자하기 위하여 동물농장을 냈다고 한다. 국민의 인권을 유린했던 스탈린 치하는 인류 지성계에 유토피아 사상으로 제시되었던 마르익주의의 타락한 실례로 규정되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이런 측면이 없었을까? 10월 유신 독재로 표방되던 박정희 통치 방식은 당시 지식인에게 동물농장과 다를 바 없는 인권 유린으로 해석되었다. 4천만 민족의 피땀을 모아 4천억 5천억의 비자금을 유용한 전직 대통령이 역사의 심판을 받았던 것이 멀지 않은 우리의 모습이었다. '정의사회구연'에서 '보통 대통령론'에 이르기까지 국민 앞에 항상 자신을 미화해 온 우리의 통치자는 지금 IMF 위기에 임하여 진정으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는 자세가 아니다.

 

닫힌 사회의 정치적 부패

 

동물농장은 일단 치자의 교환한 위선과 피치자의 우둔한 단순성이 기본 골격을 형상하고 있다. 통치자는 연금과 안락한 노후를 미끼 복서에게 무한대의 희생을 강요하지만, 결국 부산한 복서를 치료 준다고 속이고 폐마 도살장으로 보내는 것으로 보아 그 보랏빛 약속도 애초에 거짓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일개 소모품에 불과한 복서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치자의 허구 논리를 간파하지 못하고 허무한 최후를 맞는다.

 

동물들은 짐마차 주위를 에워쌌다. "복서, 잘 갔다 와요." 그들은 함께 소리를 질렀다. 벤자민은 그들 주위를 뛰어다니며 작은 발굽으로 땅바닥을 동동 구르면서 외쳤다. "바보들, 바보들 같으니라구. 이 바보들, 저 짐마차에 무엇이라고 쓰여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단 말이오." 그러나 동물들은 소리를 멈추고 조용해졌다. 뮤리엘이 글자를 뛰엄 뛰엄 읽기 시작했다. 벤자민이 뮤리엘을 밀어 제치고 글자를 줄줄 읽어 내려갔다.

 

"알프렛 시몬즈, 페마 도살 및 아교 제조엄, 윌링턴저것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소? 저들은 복서를 폐마 도살장으로 데리고 가려한단 말이오." 모든 동물들로부터 공포의 외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사흘 후, 복서가 윌린턴의 병원에서 온갖 치료를 다 받아 보았지만 별다른 효험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는 발표가 나왔다. 스퀼러가 모든 동물에게 이 슬픔 소식을 전하러 왔다. 그리고 그는 앞다리를 쳐들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그건 내 생전에 처음 본 눈물겨운 장면이었습니다. 나는 그가 임종하는 최후의 순간까지 그의 침대곁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눈을 감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속삭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동지 여러분, 전진합시다. 우리가 이룩한 혁명을 잊지 말고 전진합시다. 동물 농장 만세. 나폴레옹 동지 만세. 나폴레옹 동지는 항상 옳습니다. 동지 여러분' 이것이 그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스스로 그 다음날 일요일 회합에 나타나서 복서를 찬양하는 짤막한 연설을 했다. 애통스런 동지의 유해를 운반해서 농장에 매장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농장 집 정원의 월계수로 커다란 화환을 만들어 복서의 무덤에 갖다 놓도록 했다고 그는 말했다. 그리고 2, 3일이 지난 후에 돼지들은 복서를 기리는 추모제를 갖기로 했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복서가 좋아했던 두 개의 금언, '더 열심히 일하자''나폴레옹 동지는 항상 '를 다시 강조하면서 각자 이 금언을 신조로 삼으면 좋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끝냈다.

 

추모제가 열렸던 날, 윌링턴에서 식료품 가게의 마차가 농장집에 커다란 나무상자를 싣고 왔다. 그날밤 떠들석한 노랫소리에 이어 격렬하게 싸움을 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고 끝으로 열한시경에 유리 그릇이 시끄럽게 깨지는 소리가 나기다 하였다. 그 다음날 점심 때가지 농장 집에는 얼씬거리는 자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돼지들이 어디선지 돈을 장만해 가지고 위스키 한 상자를 사다 마셨다는 소문이 들렸다.

 

-동물농장

 

생각해보기

 

윗글에서 나폴레옹은 치자를 상징하고 있다. 윗글에서 드러나는 치자의 모습은 어떠한지 나폴레옹과 그 주변 인물들의 행동을 참조로 생각해보자.

 

조언

 

동물농장은 개별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행위를 통해 현실 사회의 문제점을 통렬히 비판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대사와 행위로 판단할 때는 작자의 비판의식을 간과할 수 있다.

 

복서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분주한 연설과 술수를 읽어내야 한다. 특히 마지막 단락에서 벌어진 술판의 의미를 읽어내야 한다.

 

우리 인간 사회도 항상 그럴 듯한 명분과 목적을 제시한다. 그러나 그 명분이 실질로 토하고 사랑으로 구현되는 경우는 드물다. 선거 때마다 그려지는 무지개빛 공약은 공약이 되고, 토기 사냥이 끝나면 쓸모없게 된 사냥개를 삶는다. 이른바 토사구팽이다. 경제위기에 당하여 일차적인 감내자는 권력자나 부유층보다 서민과 노동자다.

 

이처럼 치자의 위선과 악에 다하여 피치차의 입장은 무력하기 그지 없다. 복서의 죽음은 어떤 점에서 정치 살인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니지만, 이런 범죄가 태연스레 자행되고 견강부회로 미화되는 현실이다. 치자의 도덕성을 물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관리인 스퀼러(돼지)의 감언이설에 너무 쉽게 설득당하고 만다. 벤자민의 동료에는 이런 조작의 교묘함 앞에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견 제기 : 치자만의 잘못인가

 

여기서 피치자에게 필요한 것은 이런 치자의 허위와 위선에 대한 비판적인 자세일 것이다. 동물 농장에서 마을 주민들은 일시적인 흥분에만 휩쓸려 행동할 현실을 직시하는 논리적, 체계적인 사고를 결여하고 있다. 짐마차에 '폐마도살업'이란 글자가 남아 있는 것이 수의사의 실수라면 그 수의사의 확인을 거쳐야 했을 것이고, 윌링턴 병원에 이송될 때 주민 대표를 파견하여 복서의 치료를 동행하여 확인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왜 농장에 시신을 매장하는 것이 불가능한가를 따지고, 실제고 복서의 무덤에 월계수 가지로 화환을 걸었는지도 확인해야 했다.

 

치자의 허위와 조작은 일차적으로 치자의 부도덕성에 근거하지만, 그런 허위와 조작을 묵인하는 피치자의 소극적·수동적 자세에도 문제가 있다. 복서의 죽음과 그것을 둘러싼 부조리한 현상은 현실을 직시하여 통치자의 부도덕성과 거짓 명분, 그리고 권력의 남용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피치자들의 주체적·능동적 자세를 일깨워 주고 있다.

 

참고 자료

 

◇「동물농장의 줄거리

 

어느 장원 농장에서 평소에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던 가축들이 반란을 일으키라는 수퇘지 메이저 영감의 호소에 힘입어 반란을 일으킨다. 농장주 존스와 관리인들을 내쫓고 동물들 스스로가 농장을 경영한다. 농장의 이름도 <동물 농장>을 바꾼다. 비교적 지능이 발달한 돼지인 나폴레옹, 스노우볼, 그리고 스퀼러의 지도와 계획 아래 모든 동물들은 평등한 동물공화국 건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돼지들의 주도하에 일요회의도 열고 문맹퇴치의 학습시간도 갖게 되어 말과 오리새끼에 이르기까지 주인의식을 갖고 농장의 운영에 참여하게 되어 그야말로 평등의 이념에 입각한 이상적 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풍차 건설을 계기로 주동인물들 간의 권력투쟁이 노출된다. 이상주의자 스노우볼은 나폴레옹에 의해 축출된다. 나폴레옹은 간교한 스퀼러를 대변자로 내세워 동물들을 설득도 하고 조작도 하며 개 9마리를 앞장 세워 공포분위기를 조성한다. 그야 말로 완전한 독재체제를 세운다. 농장 운영의 방침도 바꾸어 중의를 모으던 일요회의도 폐지하고 모든일을 나폴레옹과 그의 측근들에 의해 임의로 결정하며 풍차의 건설을 빙자해서 동물들의 자유를 허물어뜨리고 존스가 다시 쳐들어온다는 위험과 스노우불에 대한 반동 낙인을 동물들의 내적 불만을 외적인 공포 분위기로 제압한다. 돼지들은 불평하거나 항의하는 동물을 첩자로 몰아 숙청하기도 하고 옛날처럼 작업량을 늘이고 식량배급을 줄이기로 한다.

 

반면에 나폴레옹을 둘러싼 지배계급은 존스 시대의 인간보다 더 사치스러운 생활 속에서 호의호식한다. 그들은 존스가 살던 농가집으로 이사해서 술을 마시고 침대에서 자며 옷을 걸쳐입고 자기네 자녀용 교실을 짓고 심지어는 자기들의 적인 인간들과 상거래를 트고 돈을 만지기 시작한다. <동물 농장>은 인간 사회의 악폐라고 주정하던 그 상태로 돌아가고 만다. 결국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던 혁명은 완전히 타락되고 정책마다 위협과 명분만이 동원될 뿐이었다. 칠계명도 수정되고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게 일만 하던 복서는 인간의 도살장에 팔렸고 마침내 그들은 두 다리로 서서 채찍을 들고 동물들을 감시한다. "두 다리는 나쁘고 내 다리는 좋다"던 구호는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는 구호로 둔갑을 했고, '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모든 동물들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더욱 평등하다'로 바뀐 것이다.

 

조지 오웰

 

영국의 소설가.

 

본명 블레어(Eric Arthur Blair). 인도 출생. 하급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얼마 안 되어 영국으로 돌아왔다. 1911년 수업료 감액의 조건으로 사립 기숙학교에 입학, 그 곳에서 상류계급과의 심한 차별감을 맛보았다. 장학금으로 이튼학교를 졸업하였으나 진학을 포기하고, 미얀마 경찰관이 되었다가 식민지악(植民地惡)을 통감하고 사직, 1927년 유럽으로 돌아와서 불황 속의 파리 빈민가와 런던의 부랑자 생활을 실제로 체험하였다.

 

처녀작 르포르타주 파리 ·런던의 바닥생활(1933)에 이어서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묘사한 소설 버마의 나날(1934)로 인정을 받았다. 그 후에 사회주의로 전향하게 되었으며, 1937년 말경 에스파냐로 건너가 공화제측의 의용군에 투신하였고 바르셀로나 전선에서 부상당했다. 좌익 내부의 격심한 당파 싸움에 휘말렸다가 박해를 벗어나 귀국하였는데, 이 환멸의 기록이 카탈루냐(카탈로니아) 찬가 Hamage to Catalonia(1938)가 되었다. 1944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 동물농장 Animal Farm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으며, 지병인 결핵으로 입원 중 걸작 1984Nineteen Eighty Four(1949)을 완성하였다. 이것은 현대 사회의 전체주의적 경향이 도달하게 될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공포의 미래소설이다.

 

그의 공적은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의식과 성실 ·선예(先銳)의 대립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리니즘의 본질을 간파하고 거기서 다시 현대 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제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킨 점에 있다.

 

[작품의 이해]

 

인간 존스(Jones)의 장원(裝園)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던 수많은 동물들은 평소에 소홀한 대우를 받고 있던 차에, 늙은 수퇘지 올드 메이저(Old Major)의 유언에 따라서 반란을 일으킨다. 농장 주인 존스씨와 관리인들은 추방당하고, 동물들은 농장을 <동물농장>이라고 개명하여 희망한 미래를 향해서 진력한다.

 

그들의 지도자는 수퇘지인 스노우볼(Snowball)과 나폴레옹(Napoleon)과 스퀼러(Squaler) 등인데, 스노우볼은 풍차를 건설해서 농장을 기계화하는 계획을 추진한다. 그러나 음모가인 나폴레옹은 이상주의자인 스노우볼을 추방하고, 그에게 가담했던 동물들도 차례로 처형해서 일약 독자자로 출세한다. 건설된 풍차가 한 번은 바람으로 붕괴되고, 두 번째는 농자의 탈환을 계획한 존스씨에 의해서 폭파되지만, 동물들은 그것으로 좌절하지 않는다. 그들 중에는 우직할 정도로 성실하게 일만 하는 말()인 복서(Boxer)가 있다. 그러나 그 복서도 결국 과로(過勞)로 쓰러진다. 복서는 지체없이 폐마(廢馬)로 도살업자에게 팔려간다.

 

수년 후 풍차는 다시 재건되어 생산은 향상되지만, 돼지 이외의 기타 동물들의 생활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았다. 일찍이 혁명 초기에 제정된 7개 강령(綱領)도 수정된다.

'두 다리는 나쁘고 네 다리는 좋다.'는 슬로건이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더욱 좋다.'로 둔갑(遁甲)되어 인근 농장주들과 상거래도 튼 돼지들은 그들을 초대하여 밤새도록 연회를 베푼다. 두 다리로 서서 인간들과 건배(乾杯)를 주고 받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이제는 누가 인간이고, 누가 돼지인가를 식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동물농장은 장원농장으로 환원(還元)된 셈이다. 장원이란 농노(農奴)를 사역(使役)시켜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 간의 분화(分化)를 드러낸 중세기의 농장이다.

이 작품은 말할 것 없이 구소련에 대한 풍자(諷刺)소설이다. 작자는 19172월 혁명에서 1943년의 테헤란회담에 이르기까지의 구소련의 역사를 재현하면서 스탈린의 독재(獨裁)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권력은 타락하게 마련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타락한다."는 말대로 어느 독재자가 권력을 남용할 때 그것이 어떤 책략(策略)으로 현실을 호도(糊塗)하면 어떤 조작으로 국민을 우롱(愚弄)하는가 하는 가장 가증(可憎)스런 실례를 오웰은 제시하고 있다.

 

끝으로 오웰의 문체(文體)는 명료하고 가식(假飾)이 없으며 강렬하고 경제적이며 소박하고 솔직하다. 게다가 구어체(口語體)의 모범적인 문장으로 영문의 이해는 물론 작문, 회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을 확신한다.

 

이 소설은 19442월에 완성되지만, 당시 소련은 영국의 동맹국이었기에 소위 외무부간의 간섭도 있고 해서 출판을 인수하는 곳이 없었다. 종전(終戰) 때인 19458월이 되어서야 출판의 빛을 보게 된다. 그러나 머지 않아 미, 소의 냉전시대가 찾아오자 금방 일대 베스터 셀러가 되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