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귀로
-박재삼-
새벽 서릿길을 밟으며
어머니는 장사를 나가셨다가
촉촉한 밤이슬에 젖으며
우리들 머리맡으로 돌아오셨다.
선반에 꿀단지가 채워져 있기는커녕
먼지만 부옇게 쌓여 있는데,
빚으로도 못 갚는 땟국물 같은 어린것들이
방 안에 제멋대로 뒹굴어져 자는데,
보는 이 없는 것,
알아주는 이 없는 것,
이마 위에 이고 온
별빛을 풀어 놓는다.
소매에 묻히고 온
달빛을 털어 놓는다.
(1976)
해 설
[개관 정리]
◆ 성격 : 서정적, 애상적, 회고적
◆ 특성
① 대구 형식의 유사한 문장 구조의 반복을 통해 운율을 형성함.
②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어머니의 고생과 사랑을 형상화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새벽 서릿길, 촉촉한 밤이슬 → 어머니의 고통과 고생스러움을 부각시켜 보여주는 차가운 이미지
* 꿀단지 → 풍요의 상징
* 먼지 → 가난의 상징, '꿀단지'와 대조적 이미지
* 빚으로도 못 갚는 ~ 뒹굴어져 자는데
→ 어머니의 시선으로 본 자식의 모습,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냄.
* 별빛, 달빛 →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의 상징
◆ 화자 :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이
◆ 주제 : 어머니의 고생과 사랑에 대한 회상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어머니의 고달픈 삶
◆ 2연 : 자식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안타까운 심정
◆ 3연 :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가난하던 시절 어머니가 겪었던 고생과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이 시에서 화자는 어머니의 고통과 고생을 '새벽 서릿길'과 '촉촉한 밤이슬'의 차가운 이미지로,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을 '별빛'과 '달빛'의 아름답고 성스러운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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