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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상록수(1935)-심 훈-

by 휴리스틱31 202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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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1935)

-심  훈-  

 

● 줄거리

 

박동혁과 채영신은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농촌계몽운동에 참여했다가  ##일보사에서 주최한 보고회 겸 위로회 석상에서 만나 동지가 된다. 동혁은 수원 고등 농림 학생이고 영신은 여자 신학교 학생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동혁은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고향인 한곡리로 내려가서 농촌 계몽운동을 벌인다. 그는 갖가지 사업을 벌이고 20평 짜리 농우회 회관까지 장만하다. 지주의 아들인 강기천은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긴다. 그는 당국에서 농촌진흥회 사업을 권장하자 농우회관을 농촌진흥회 회관으로 돌리기 위해 수작을 벌인다. 동혁은 강기천의 수작을 눈치채고 그의 요청을 한 마디로 거절한다.

 

기독교 청년회 농촌사업부의 특파원 자격으로 청석골로 내려간 채영신은 부녀회를 조직하는 한편 어린이를 위한 강습소를 마을 예배당을 빌어 운영한다. 영신은 여기저기 부탁을 해서 기부금을 얻어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주재소에 출두한 영신은 강습소로 쓰고 있는 집이 좁고 낡았으니 학생을 80명만 받고 기부금은 누구에게도 강요하지 말라는 주의를 소장으로부터 받는다. 무거운 마음으로 청석골에 돌아온 영신은 학생들을 내쫓는다.

 

 

학생들 사이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난다. 쫓겨난 아이들은 머리만 내밀고 담에 매달려 있기도 하고 뽕나무에 올라가 있기도 하며 키가 작은 계집애 들은 울고 있다. 그 광경에 감격한 영신은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누구든지 학교로 와서 배우라고 한다.

 

영신은 하루바삐 교실을 만들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한다. 그녀는 재력이 있는 한낭청의 집으로 찾아가서 약속한 기부금 50원을 내줄 것을 간청한다. 이 일로 영신은 기부금 강요 혐으로 주재소 신세를 진다. 출소한 영신을 과로로 쓰러진다.

 

청석골로 달려간 동혁은 맹장염에 걸린 영신을 입원시킨다. 동혁이 영신에게 문병을 와 있는 동안 강기천은 농우회원들을 매수하여 명칭을 진흥회로 바꾸고 회장이 된다. 이에 분노한 동혁의 동생이 회관에 불을 지르고 도망하자 동혁이 대신 수감된다. 영신은 형무소로 동혁을 면회하러 간다. 다시 만난 두 사람은 농촌 운동을 하는 일에 전념하기로 굳게 약속한다. 기독교계의 추천으로 도일해서 공부하고 돌아온 영신은 병이 악화되어 숨지며 그녀를 장사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상록수들을 바라보며 동혁은 농민을 위해 살 것을 굳게 다짐한다.

 

 

● 인물의 성격

 

◆ 박동혁 → 수원 고농 출신의 농촌운동가이다. 온갖 고난과 시련을 꿋꿋이 이기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인물이다. 

◆ 채영신 → 신학교 출신의 여류운동가이다. 농촌 계몽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다가 병이 악화되어 죽고 만다. 인내심이 강하고 신중한 성격의 인물

◆ 강기천 → 지주인 강도사의 맏아들로 농우회를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던 차에 당국에서 농촌 진흥회 사업을 권장하자 농우회관을 농촌진흥회 회관으로 돌리려고 수작을 하는 인물임.

 

● 구성 단계

 

◆ 발단 : 동혁과 영신이 농촌 계몽 운동에 투신함.

◆ 전개 : 동혁과 영신의 활동과 일제의 방해

◆ 위기 : 과로로 인한 영신의 입원.  지주, 일제의 농간에 의한 동혁의 수감

◆ 절정 : 영신의 헌신적인 노력과 죽음

◆ 결말 : 영신이 못다 이룬 농촌 계몽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하는 동혁

 

 

● 이해와 감상

 

 <상록수>는 심훈이 농촌계몽운동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현상모집에 응모하여 당선된 작품으로, 심훈 자신의 체험을 소설화한 것이라고 한다.

 

 <상록수>는 농촌 계몽 운동을 시대적 배경으로 깔고 있다. 농촌 계몽 운동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에 맞서 1920년대 중반부터 적극적으로 전개되어 왔는데, 1931년 동아일보사가 창간 십주 년을 맞아 대대적인 브 나로드('민중 속으로'라는 뜻의 러시아어) 운동을 벌임으로써 엄청난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본격적으로 번져 나간다. 그러나 1935년에 이르러 일제의 탄압과 규제 때문에 그만 중단되고 만다.   이처럼 <상록수>의 탄생 배경에는 브 나로드 운동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자 소설을 통해서라도 이 운동의 정신을 지속시키려 한 의도가 숨어 있었다. 이런 배경에서 씌어진 "상록수"는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한 축으로 삼아, 농촌 계몽 운동에 헌신하는 지식인들의 모습과 당시 농촌의 실상을 감동적으로 그림으로써, 농민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아 왔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동혁과 영신의 다섯 번의 만남의 과정이 이 소설의 플롯의 전개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첫 번째 만남은 ##일보사 주최 학생계몽운동 대원 위로 다과회에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만남은 영신을 총애하는 백현경 여사의 토요간담회에 동혁이 초대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두 번째 만남을 계기로 영신은 청석골로, 동혁은 한곡리로 내려감으로써 농촌계몽운동의 전기가 되는 셈이다. 세 번째 만남은 영신이 한곡리로 찾아옴으로써 이루어지는데, 이 만남을 계기로 둘은 3년 후의 결혼을 약속하게 되고, 결혼과 농촌운동의 선택에서 갈등을 겪던 주인공들은 이후 보다 본격적인 농촌운동에 몰두하게 된다. 네 번째 만남은 영신이 세운 청석학원의 낙성식에 동혁이 초대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만남으로 동혁은 자신의 농촌계몽사업에 대해서 냉철하게 반성하는 기회를 갖게 되며, 보다 실질적인 농촌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 다섯 번째 만남은 동화의 방화사건으로 인해 형무소에 갇힌 동혁을 영신이 면회옴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만남 이후 청석골로 돌아온 영신은 부실한 몸에도 불구하고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봉사를 행하게 된다. 결국, 두 사람의 거듭되는 만남과 이별은 두 사람의 정신적인 결합과 더불어, 농촌사업의 수준이 심화되고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소설이 농촌 계몽이라는 실제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소재만 농촌에서 따 왔을 뿐 농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으므로 농민 소설이 아니라거나, 이 소설이 표방하는 계몽이 농민의 현실에 바탕하지 않은 지식인들에 의한 위로부터의 계몽이라는 점에서 관념적이고 감상적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도한 소설 전체의 분위기가 낭만성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점, 여주인공인 영신의 이미지가 희생과 헌신에 기울어져 있다는 점, 그리고 주인공이 여전히 영웅적인 이미지에 머물러 있다는 점 등에서 작품의 한계를 지적받기도 한다.

 

 이 작품을 쓰게 된 직접적 계기는 당시 신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 산골에서 농촌 운동을 하다 과로로 숨진 최용신에 대한 신문기사였다. 여기에다 심훈은 또한 그때 경성농업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향에 돌아와 '공동 경장회'를 만들어 농사 개량과 문맹퇴치운동을 벌이던 자신의 장조카 심재영을 모델로 하여 <상록수>를 썼던 것이다. 말하자면 심재영을 박용혁, 최용신을 채영신으로 바꾸어, '공동 경작회'를 농우회로 바꾸었으며, 그밖에 지명도 이름만 바꾸었을 뿐 실제 지역을 무대로 하는 등 실제적인 것을 토대로 하고 작가의 창조적 상상력을 결합하여 한편의 작품으로 완성했던 것이다. 결국 <상록수>는 문맹 퇴치, 미신 타파 같은 소극적 계몽 운동의 중요성을 부각한 작품이 아니라 적극적인 경제 운동을 벌여야 함을 강조한 작품이다. 심훈은 이러한 운동이 탁상공론이나 이론적인 것이 아닌 대지에 뿌리박은 꿋꿋한 상록수처럼 실제적인 현실에 토대를 두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리고 당시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자 현실도피적인 경향을 보여 주고 있던 청년층에게 주인공들의 희생적인 삶과 사랑의 지고성을 보여 주려 한 심훈의 작가적 자세는 참으로 소중하였다. 그러나, 이 소설이 소재만 농촌에서 따 왔을 뿐 농민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으므로 농민소설이 아니라거나, 이 소설이 표방하는 계몽이 농민의 현실에 바탕하지 않은 지식인들에 의한 위로부터의 계몽이라는 점에서 관념적이고 감상적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상록수>의 제목에 얽힌 이야기 → 박동혁의 모델이 된 심재영의 회고에 따르면 "삼촌은 나보다 11년 연상이었기에 매우 친하게 지냈지요. 작품을 다 쓰고 나서 제목 문제로 고심하더군요. 내게 골라 보라고 내놓은 것은 '해당화' '여명' '상청수' '상록수' 등이었지요. 나는 '상청수'보다 '상록수' 쪽을 권했어요."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이 문제와 과련해서 문학평론가 김윤식은 "상록수는 실상 '해당화'였고 이는 작품 중 '해당화 필 때'라는 제목의 한 장이 말해주듯, 동혁이 영신을 처음 껴안을 때의 대사 그대로이다. '해당화는 지금 이 가슴 속에 새빨갛게 피어 있지 않았어요.'라고 동혁이 말하는 대목, 그러니까 이 작품은 사랑의 이야기였던 것"이라고 하여 "상록수"가 남녀 간의 애정이 중심인 대중통속소설에 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장편소설, 농촌 계몽 소설, 농민 교화 소설

◆ 배경

* 1930년대의 수탈당하고 황폐화된 농촌인 한곡리와 청석골

* 계몽주의와 민족주의를 사상적 배경으로 함.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특징

* 평이하고 감성적이며 호소력이 강한 문체

* 실천적 인물을 소재로 한 본격 농촌 계몽 소설

◆ 출전 : <동아일보>(1935)

◆ 주제

* 농촌 계몽 운동을 하는 남녀의 순결한 애정

* 농촌 계몽을 위한 헌신적 의지

 

● 생각해 볼 문제

 

1. 이 소설의 주인공인 박동혁의 농촌 사업은 이광수의 <흙>의 주인공 허숭과 비교해 볼 때 어떠한 특징을 지니는가?

⇒ 허숭의 태도가 지식인적이고 수혜적이며 다소 관념적이라면, 박동혁의 태도는 농민과의 융합을 꾀하는 것으로서 보다 실제적이고 적극적이고 실천적인 것이다.

 

2. 이 소설에서 박동혁과 채영신의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이라는 구조는 플롯의 전개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 동혁과 영신이 완전한 타인으로 만나 동지적인 관계를 거쳐 애인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며, 동혁과 영신의 농촌 계몽 사업의 심화와 확대의 계기가 되고 있다.

 

 

● 더 읽을거리

 

 1930년대 농민문학의 유형

 

1930년대 농민문학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카프 문학 쪽, 1920년대 노동자 계급의 입장에서 문학을 논하던 카프 문학 진영은 1930년을 기점으로 농민 계급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면서 노동자와 농민의 연대를 주장하기 시작한다. 평론가 안함광과 백철의 이른바 '농민문학 논쟁'을 거치면서 이론적인 토대로 형성해 간 카프 진영은 그 성과물의 하나로 <농민소설집>을 묶어 낸다.특히 카프 작가 이기영은 "서화(鼠火)"(1933), "고향"(1934) 등을 통해 농민의 현실을 깊이 있게 성찰함으로써 1930년대 농민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명성을 떨친다. 이기영 외에 조명희의 "낙동강", 권한의 "목화와 콩"과 같은 작품을 선보이며 사실주의이고 계급주의적인 경향을 고수한 카프 진영의 농민 문학은 1930년대의 가장 진보적이고 현실적인 농민문학 유형으로 평가 받는다.

 

 두 번째 유형은 민족주의 문학 쪽. 합법적인 농민 계몽 운동과 관련된 작품이 대부분인데, 이를테면 수양동우회의 이념에 따라 펼쳐진 농민 교육 운동의 산물인 이광수의 "흙"(1933)이나 동아일보사, 조선일보사를 중심으로 펼쳐진 브 나로드 운동의 산물인 심훈의 "상록수" 등이 그것이다. 일반 대중의 호응은 컸으나 지식인 중심의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계몽 사상 고취라는 한계를 가져 관념적이고 이상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농민 자각형의 유형. 박영준의 "모범 경작생"이나 이무영의 "제 1과 제 1장" 등이 대표작이다. 이것은 농민 계몽 운동과 맥을 함께하는 측면도 있지만 비판적인 농민 의식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앞의 것과 차이가 있다.

 그 외에 김유정의 "봄봄"(1935), 이태준의 "농군"(1939), 박화성의 "고향 없는 사람들"(1936) 등도 농민문학을 대표하는 소설들이다.

 

 

 농민문학의 등장 배경 

 

농민문학이란 농촌의 문제와 농민의 삶을 그린 문학을 말한다. 한국문학사에서 농민문학은 1930년대와 1970년대에 특히 활발하게 나타났다. 1930년대에 농민문학이 활성화되었던 배경에는 더욱 가혹해진 일본의 경제수탈 정책이 놓여 있다. 당시 조선의 전체 인구 중 80%가 농민이었으므로 일제의 경제 수탈은 농촌과 농민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토지는 소수의 일본인 지주와 친일 지주의 손에 집중되었고, 대부분의 농민은 소작농의 처지로 떨어졌다. 농민들은 궁핍에 시달렸고, 만주나 간도 등지로 유랑의 길을 떠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일제의 수탈에 맞서 농민들은 농민조합을 결성하고 소작쟁의를 벌였다. 그리고 학생과 지식인들은 1920년대 천도교 중심의 조선농민사의 활동을 시작으로 YMCA나 YWCA의 계몽운동, 1929년 조선일보사의 문자보급운동 등으로 이어지는 농민계몽운동을 벌이며 적극적으로 농촌 문제에 참여하였다. 이 과정에서 많은 작가들이 계몽 운동과 농촌의 실상을 작품화함으로써 1930년대에 '농민문학'이라는 한 흐름을 형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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