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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금 따는 콩밭(1935)-김유정-

by 휴리스틱31 2021.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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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따는 콩밭(1935)

-김유정-

 

● 줄거리

 

땅 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 쿠데부레한 흙내와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 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땀을 닦는다. 이놈의 금줄이 언제 잡힐지 기가 막힌다. 다시 곡괭이를 잡고 열심히 구덩이를 판다. 흙더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차라리 흙에 깔려 죽고 싶은 심정이다.

수재가 풍을 치는 바람에 애꿎은 콩밭 하나만 결딴을 냈다. 금맥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수재놈 지시대로만 땅을 파고 있는 것이다. 지주는 내년엔 농사지을 생각도 말라고 발을 굴렀다. 산을 내려오던 마름은, 파지 말라면 그만 팔 것이지 자꾸 파느냐고 역정을 내며, 다시 묻어 놓지 않으면 당장 징역을 보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는 가 버린다. 영식이가 구덩이 안으로 내려왔을 때, 수재는 쉬고 있다. 영식은 언제 금줄을 잡을 거냐고 묻지만, 수재는 여유를 부리며 곧 나오겠지 하고 얼버무린다. 둘이는 안에서 한동안 싸운다.

 

영식이는 수재 이름만 들어도 이가 갈렸다. 열심히 콩밭을 일구고 있던 영식이에게 수재가 와서는 금줄이 이 곳 콩밭까지 뻗어 있으니 캐 보자고 했던 것이다. 자꾸 찾아와 부추기는 바람에 마음이 적이 돌아섰고, 아내도 셈이 빨라 그렇게 해 보자고 했던 것이다. 영식이가 허락을 한 이튿날 새벽부터 신이 나서 밭을 파기 시작했다. 동네 노인들의 눈총을 뒤로 하고 열심히 팠다. 수재는 금이 안나오면 자기 목을 베라고 장담을 하기도 했다.

 

밤은 어두어 풀이 죽어 들어오는 영식이에게 아내는 끼니 타령을 한다. 영식은 산제라도 지내 보자고 말한다. 아내는 먹을 것도 없는데 산제는 무슨 일이냐고 투덜거린다. 아내는 어쩔 수 없이 쌀을 빌려서는 떡을 장만해서는 산제를 지낸다. 그러나 열흘이 지나도 금줄은 발견되지 않고, 영식은 죽고만 싶었다.

 

가을은 논과 밭에 누렇게 내렸고, 밭만 망치고 논조차 건사하지 못했으니 거둬 들일 것도 없었다. 사내 둘이 구덩이 밖에 나와 앉아 망연히 담배만 피우고 있다. 아내는 못마땅하여 쌀 꾸어 온 건 언제 갚을 거냐고 앙탈을 부리고 영식이는 홧김에 아내를 두들겨 팬다.

이 꼴을 본 수재는 불안하여 슬그머니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갑자기 수재가 터졌다고 고함을 지른다. 금줄을 잡았다는 것이다. 흙을 손에 받아들고는 보라고 고함을 지른다. 영식이는 아내도 와서 보라고 부른다. 영식이는 너무 기뻐서 벌써 고래등 같은 집을 연상한다. 수재는 한 포대에 오십 원은 나올 거라며 허풍을 친다. 그러면서 오늘 밤에는 정녕코 달아나리라 생각한다.

 

 

● 인물의 성격

 

◆ 수재 → 일확천금의 횡재를 노리며 금줄을 찾아 헤매며 남을 충동질하고 자신의 행동에는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성격을 가진 사내이다.

◆ 영식 → 금광에는 이력도 흥미도 없는, 성실하고 우직한 농사꾼이었으나 수재의 꾀임에 빠져 금을 찾으려 하다 콩밭만 망치는 안타까운 인물. 어리석은 탓에 남의 유혹에 잘 넘어가며, 성격이 매우 단순하다. 화가 나서 아내나 수재를 패는 폭력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으로는 따뜻한 마음을 소유한 자이다.

◆ 영식의 처 → 섣부르게 농사만 짓다가는 비렁뱅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단정하고, 남편을 부추켜 일을 저질로 놓고 보자는 아낙네이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어리석은 인물이지만, 남편보다는 훨씬 판단이 빠르다. 수재에 꾀임에도 먼저 넘어갔지만, 이내 사태의 허황됨을 판단한다. 그러나 나중에 수재의 속임수에 또 빠지는 경망한 성격의 인물이다.

 

● 구성 단계

 

◆ 발단 : 음침한 무덤 같은 구덩이 속

◆ 전개 : 수재의 꾀임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온통 구멍이 뚫린 콩밭을 보고 고민하는 영식이

◆ 위기 : 산제 후에 절망에 빠진 영식

◆ 절정 : 아내에게 발길질하는 영식에게 '금줄을 잡았다'고 외치는 수재

 결말 : 오늘 밤 달아나리라 생각하는 수재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금점(금광)에 이골이 난 수재의 꾀임에 빠져서 무지하고 가난한 농민인 영식이 자신의 콩밭에서 금줄을 찾으려다 한 해 농사를 망친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성실하게 살고자 했던 인간이 어리석게 유혹에 빠지는 과정을 통하여, 당시 농촌 사회의 열악한 모습과 그 구조적 모순을 곁들여 제시하고 있다. 농촌 생활의 궁핍 현상과, 그러한 가난의 상태를 벗어나서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삶의 양식이 보편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아이러니가 주는 해학성 → 작품의 끝부분에서 난감한 상황에 빠지게 된 수재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짐짓 거짓말로 금이 나왔다고 소리치며, 이 거짓말에 영식 부부는 감격하며 기뻐한다. 그러나 실상은 가장 처참한 비극인 것이다. 영식 부부가 좋아라 할 때, 장본인인 수재는 달아날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조적인 상황에서 아이러니는 발생하고, 영악한 수재와 어리석은 영식의 대립을 통해 비애 섞인 웃음은 유발되는 것이다. 이 작품의 아이러니는 주제를 심화하는 기능과 함께, 반전을 통한 재미를 주려는 의도도 함께 깔려 있다. / 그런데 문제는 금 또는 돈이 지니는 양가성(兩價性)이다. 금은 부(富)의 표상인 동시에 파멸로 향하는 길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주인공은 콩밭만 망치는 마신(魔神)의 미끼에 걸리게 되며, 더욱 불행하게도 ―이것은 희극인데― 자신의 욕망이 헛된 것이었음을 알지 못한다는 데 이 소설의 해학성이 있다. 또한, 이 소설에는 1930년대의 농촌 현실이 적지 않게 반영되어 있다. 농촌 생활의 궁핍 현상과 그런 가난의 상태를 벗어나서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삶의 양식이 보편화되어 나타나고 있다.

 

 당대의 처참하기 짝이 없는 농촌의 현실은, 주인공들로 하여금 일확천금의 꿈을 가지게 하는데, 그것말고는 달리 가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금'이라는 허황된 꿈을 좇아 '콩'의 현실을 포기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더 큰 절망감과 비극뿐인 것이다.

 

 '금 따는 콩밭'의 반어와 해학

이 작품은 마지막 장면에서 행복한 영식 내외의 모습을 보여 주지만, 사실을 비극적 결말을 반어적으로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금이 나온다는 수재의 말은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표면적(거짓) 반어적 상황 이면적(사실)
금이 발견되어 기쁨 금을 발견하지 못함

또한 우직한 영식이 약삭빠른 수재에게 속아 넘어가서 괴로워하는 과정에서 독자들은 연민과 동정, 인간적 애정을 동반한 해학을 느끼게 된다.

순진한 영식이 수재에게 속아 넘어감 연민, 동정, 해학 독자의 웃음 유발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농촌소설

◆ 배경 : 1930년대(일제 강점기) 강원도 산골

◆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농민들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따라서 다른 작품과 달리 허황된 욕망에 사로잡힌 영식의 모습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마음을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허황된 욕망을 비판하고 꾸짖으려는 작가의 의도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 표현상 특징 : 사실주의적, 풍자적, 반어적, 해학적 기법

◆ 제목의 상징성 : 콩은 현실에 충실한 생활이라 볼 수 있는 반면, 금은 물질적 욕망을 의미한다. 즉, 주인공 영식이 콩밭에서 금을 캐는 행위는 가난한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탈출구로, 부를 추구하는 수단인 동시에 파멸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시대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콩은 조선의 전통 산업인 농업을, 금은 일제의 전략 사업인 광업을 대표한다. 즉, 금을 캐기 위해 콩밭을 망치는 장면은 일제의 전략 사업에 희생되던 조선의 농업을 상징하는 것이다.

◆ 구성 : 이 소설은 '현재-과거-현재'의 시간 순서로 서술되고 있으며, 공간은 '콩밭'과 '영식의 집'을 번갈아 가며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 방법은 '금'이라는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을 찾아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을 강하게 표출시킨 뒤, 순진하고 성실한 농사꾼인 영식이 허황된 꿈을 찾는 사람으로 변할 수밖에 없었던 농촌의 궁핍한 현실을 희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주제

* 절망적 현실에서 허황된 꿈과 욕망을 추구하는 인간의 어리석음

* 가난이 몰고 온 어리석은 꿈의 비극

◆ 출전 : <개벽> 3월호(1935)에 발표.

 

 

● 생각해 볼 문제

 

1. 이 작품에서 아이러니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 일확천금을 위해 농사를 버리는 어리석음에서 아이러니는 발생한다. 일을 그렇게 만든 수재는 마지막 대목에서 달아날 속셈을 차리고 있는데도, 영식 부부는 감격의 기쁨에 젖어 있는 것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2. 이 작품에서 인간의 어떠한 면을 영식과 수재를 통해서 드러내고 있는가?

⇒ 영식을 통해 인간의 순수성과 황금에 대한 욕심을, 수재를 통해 미숙한 떠돌이의 잔꾀에 의한 인간의 실수와 그 도피를 말하고 있다.

 

3. 수재가 마지막에 흙에서 금이 나온다고 하고 도망가려고 한 까닭은 무엇이며, 이런 소설은 무슨 강조법이라고 하는가?

⇒ 금맥이 나올 수 없음을 안 까닭에 그렇게 했고, "절정 강조법"이라고 한다.

 

4. 계절적 배경인 가을이 주는 효과는?

⇒ 가을은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농사를 지은 사람에게 다양한 결실로 축복을 주는 계절이다. 그러나 영식은 금을 따기 위해 콩밭을 파헤침으로써 결실을 얻지 못하고 절망적 상황에 처해 있다. 따라서 가을은 절망적인 영식의 상황과 심정을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더 읽을거리

 

◆ 이 작품에 반영된 시대상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1930년대는 일제의 식민지 침략이 더욱 가중되던 때였다. 특히 일제 침략 전쟁의 뒷바라지와 식량 공급의 강요로 소작농들의 삶은 참담할 지경이었다. 그러한 상황에 일본의 대륙 침략에 필요한 자금 조달용으로 금광 채굴은 일제의 장려 속에서 급격히 성행하였는데, 농사를 천직으로 알던 농민들마저도 농사만 짓다가는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되어 금광 채굴에 휩쓸리게 되었다. 그러나 콩 따는 것처럼 쉽게 일확천금을 얻을 수 없기에 그들의 기대와 희망은 좌절과 절망만을 더욱 깊게 할 뿐이었으며, 일확천금의 노예나 다름없는 속물로 전락되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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