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삼룡이(1925)
-나도향-
● 줄거리
지금으로부터 십 사오년 전 남대문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연화봉에서 살던 아주 부지런하고 인심이 후한 오생원은 마을사람들로부터 존경받던 사람이었다. 그는 삼룡이라는 추남이지만 충견과도 같이 주인에게 헌신적인 벙어리 하인 하나를 두고 있었다. 오생원은 삼룡을 사랑했다. 그러나 삼대 독자라 너무 버릇없이 자란 그의 열일곱 살 먹은 아들은 삼룡을 심하게 학대하고 구박한다. 또한 그의 아들은 동네 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삼룡은 스물 세 살이 되기까지 아직 이성과 접촉할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이다. 그해 가을 오생원은 영락한 양반의 딸을 삼만 냥의 거금을 주고 자기 아들과 결혼을 시킨다. 새색시는 아름다운 외모에 참한 인품을 지녔다. 흠이 많은 새서방은 잘 생긴 새색시를 미워하여 혼인한 지 며칠 후부터 신방에도 들어가지 않는다. 오생원이 나무라자 화가 난 그는 신부를 학대하기 시작한다. 그후 새색시는 새서방으로부터 매일 맞으면서 산다. 그러나 이웃의 칭찬을 들으면서 생활한다. 삼룡이는 새색시가 왜 맞고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곰곰 생각해보고 주인 아씨를 동정하게 된다.
안출입이 자유로운 삼룡은 어느 날 먹지 않던 술에 만취되어 실컷 얻어맞고 길에 자빠진 어린 주인을 업어다가 뉘인다. 새색시 혼자서 바느질을 하다가 이를 보고 삼룡의 충직한 마음에 감동하여 비단 헝겊으로 부시 쌈지 하나를 만들어 준다. 이 비단 쌈지를 본 새서방은 삼룡과 새색시의 관계를 오해한다. 그는 새색시를 마당에 내동댕이 치고 부시 쌈지를 갈갈이 찢는다. 말도 못하고 코가 땅에 닿도록 용서를 빌던 삼룡은 의분이 솟구쳐 새서방을 내어던지고 새색시를 둘러맨 채 주인 영감에게 달려가서 하소연을 한다.
이튿날 아침 새서방은 삼룡을 채찍으로 마구 갈긴다. 그때부터 벙어리는 안방 출입이 금지되나 자기의 내면에서 이상한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낀다. 어느날 계집하인으로부터 주인 아씨가 죽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삼룡은 안방으로 뛰어들어 자살하려던 아씨를 말리려 한다. 이 일로 삼룡은 오해를 사며 그 이튿날 어린 주인은 쇠몽둥이로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벙어리를 때려서 밖으로 내쫓는다. 삼룡은 믿고 의지한 모든 것이 자기의 원수라는 사실을 알며 모든 것을 없애 버리고 자기 역시 없어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날밤 난데없이 오생원의 집이 화염에 쌓인다.
삼룡은 주인을 구한 뒤에 새색시를 구하기 위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매달리는 새서방을 뿌리친다. 마침내 불길 속에서 새색시를 찾은 삼룡은 불길을 헤치고 지붕 위로 올라간다. 자기의 목숨이 다한 줄 안 그는 색시를 내려놓는데 이미 목숨이 끊어진 뒤다. 집은 모조리 타고 그의 무릎 위에는 새색시가 누워 잇었으며 그의 울분은 불과 함께 사라졌는지 그의 입가에는 평화롭고 행복한 웃음이 엷게 나타나 있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열 살이 될락말락한 때인 지금으로부터 십 사오 년 전에 들은 것이다.
● 인물의 성격
◆ 삼룡이 → 주인에게 철저히 복종하는 하인의 모습에서 새색시에 대한 학대와 자신에 대한 가혹한 행위에 점차 반항하게 되고 끝내는 주인집에 불을 지는 인물로 변모해가는 동적 인물
◆ 새서방 → 오생원의 삼대 독자로, 버릇이 없고 새색시와 삼룡이에게 비인간적으로 대하는 인물
◆ 새색시 → 영락한 양반의 딸로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집을 와서 남편으로부터 갖은 수모와 학대를 받지만, 끝까지 참고 견디는 여인이다.
◆ 오생원 → 부지런하고 인심이 좋아서 동네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그러나 자식을 잘못 키운 탓에 종국에는 마음의 근심을 지울 길이 없다.
● 구성 단계
◆ 발단 : 인심이 후하고 존경 받는 오 생원
◆ 전개 : 오 생원의 아들은 삼룡이를 괴롭히나 삼룡이는 참는다.
◆ 위기 : 삼룡이에게 새아씨가 부싯돌 쌈지를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이 말썽이 되어 삼룡이는 내쫓긴다.
◆ 절정 : 불길 속으로 뛰어든 삼룡이는 주인을 구출해 낸다.
◆ 결말 : 새아씨를 가슴에 안은 삼룡이는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평화롭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 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낭만성으로 채색되어 있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추한 외모에 벙어리이고 보잘 것 없는 하인이지만 영혼만은 순결하기 그지없는 인물이다. 이것은 불구자 혹은 백치의 천진성과 충직성을 그래도 보여준다. 이러한 삼룡이가 연모하는 주인 아씨는 신분적 제약과 신체적 불구라는 벽 저편,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그러나 삼룡의 순결한 사랑은 이 벽을 없애고야 만다. 불 속에 타 죽고자 이불을 쓰고 누워 있는 주인 아씨를 구해내고, 그는 '행복한 미소를 띈 채' 죽는 것이다. 그의 죽음에는 현실적 죽음이 갖는 추(醜)와 고난의 이미지가 없으며, 사랑이 완성되는 짧은 순간으로 나타난다. 이 찰나의 낭만성에서 작품이 멈춤으로써 짙은 낭만성을 가지게 된다.
◆ 주인공 삼룡이는 벙어리이다. 사회적 통념으로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는 못 된다. 그러나 그는 착하고 충직하다. 자신의 신분적 굴레를 인정하고 개인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는 박해를 받고 그 박해마저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삼룡이에게 불행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되는 것은 포악하고 성미가 급한 주인 아들이다. 주인아들은 신분적으로는 삼룡이에 비해 우월하지만, 인격적 측면에서는 그와 반대다. 삼룡이가 사회적 박해와 인격적 불평등에 시달리며 살아오는 동안 그의 정욕 또한 자제되어 있었다. 그런데 새색시로 인해 이성에 대한 열정이 발현되고,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도전과 인간선언의 시기로 들어서게 됨을 의미한다.
◆ 이 소설에서의 '불'은 여러 가지의 상징성을 띤다. 삼룡이의 가슴 속에 타오르는 열정을 불로 비유하여, 언젠가 폭발하게 될 연정이 '휴화산'처럼 잠재하고 있는 것으로 표현했고, 나중에 이 불길은 걷잡을 수 없는 연모의 감정으로 화하고, 그런 것들을 불가능하게 하는 현실에 절망한 나머지 모든 소멸케하고자 하는 파괴의 본능이 꿈틀거리게 되며, 드디어 불을 통해 삶을 청산한다. 그러므로 불은 연정과 울분의 의미를 함께 지닌다고 하겠다. 즉 '불'은 무화(無化)를 통한 재생, 죽음을 통한 부활, 불행의 청산을 통한 평화, 슬픔을 사르는 행복 등으로 이중적 의미를 띠고 있다.
◆ 이 소설의 구조는 만남의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삼룡이와 아씨가 무관한 관계에서 출발하여 아씨가 시집을 옴으로 하여 가까이 하게 되고, 부시 쌈지를 만들어 준 것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가며, 마지막에 아씨를 안고 죽어가는 장면에서 합일하는 과정인 것이다. 본질적 사랑의 성취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결코 비극이 아니지만, 일상적 사랑의 쟁취는 실패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낭만주의 소설, 사실주의 소설
◆ 배경
* 시간적 - 일제시대
* 공간적 - 남대문 밖 연화봉 마을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특징 : 신분을 초월한 사랑, 인간 감정에 대한 사실적 해부, 리얼리즘의 요소와 감상성 등 복합적 요소가 혼합된 작품
◆ 출전 : 『여명』(1925)
◆ 주제 ⇒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과 죽음을 통한 합일의 희열
신분적 · 육체적 불구자의 분노와 저항 그리고 사랑의 정열
● 생각해 볼 문제
1. 작가가 이 작품의 주인공으로 불구자를 내세운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신체적 불구와 정신적 순결성을 강조하고, 한편으로 삼룡이 연모하는 대상인 작은 아씨와의 사이에 있는 엄연한 단절 역시 강조하기 위해서.
2. 이 소설이 낭만적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삼룡이의 죽음을 형상하는 작가의 태도를 예로 들어 증거하라.
⇒ 이 소설에서 삼룡의 죽음은, 모든 추한 요소가 제거된 죽음이다. 그의 죽음의 낭만적 의의만을 강조하는 데서도 이 작품의 낭만주의적 특성은 드러난다.
3. 이 소설의 개성과 보편성은 어떤 면에서 부각되고 있는지 말해 보자.
⇒ 아씨와 삼룡이의 사랑은 일반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독특한 관계에서 펼쳐지고 있으며, 그 상황의 진전 또한 늘 일어날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바탕은, 인간의 초월적 꿈과 밀착되어 있다. 이 점이 보편성을 띠고 있어서 공감을 크게 하는 것 같다.
4. 주인아씨와 삼룡이의 동질성은 무엇이며, 그것이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말해보자.
⇒ 두 사람 다 박해를 당하는 피해자이며, 순결한 영혼의 소유자란 점에서 동일하다. 그런 만큼 동류 의식을 느낀다. 이 동류 의식은 인간적 애정으로, 남녀 간의 애틋한 사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5. '불'의 이중적 의미를 알아보자.
⇒ 불은 소멸과 생성의 이중성을 띤다. 불에 의해 그의 삶이 종언을 고함과 동시에 그 참담한 불행에서의 해탈을 동시에 의미한다.
● 더 읽을거리
<벙어리 삼룡이>는 나도향의 초기 경향인 낭만적 · 감상적 정신과 <여이발사> 등에서의 자연주의적 · 객관적 관찰의 정신이 결합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나'라는 1인칭 서술자가 등장해서 15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서술자의 존재는 비일상적인 삼룡의 행위와 그가 관련된 소설의 스토리에 신비성을 부여하는 기능을 한다. 이를 변형된 액자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서두 부분을 제외한 소설의 본문은 전지적 작가 시점과 관찰자적 시점이 교차하는 양상을 보인다. 시점 통일의 결여성이지만 이는 작가가 인물의 내면적인 갈등과 사건의 극적인 전개를 효과적으로 서술하기 위해 이러한 시점의 혼용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삼룡은 입체적 성격의 인물이다. 즉 삼룡에게 있어 주인 아씨는 애정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주인의 부당함과 자신의 처지를 일깨우는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작품의 진행에 따라 점차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각성해가는 인물이 바로 삼룡이다. 그러나 이러한 각성은 방화로 이어진다. 즉 부당한 억압에 대한 복수와 반항이라는 의미만이 아니라 자신의 애정을 승화시키는 이중의 의미를 담은 방화이다. 불을 통해 자신을 억압해 온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근원적인 결말 처리 방식은 1920년대 중반 신경향파 문학의 한 조류와도 연관되는 것이다. 당시에는 지주, 소작의 관계라는 대립적 구성을 기본으로 살인과 방화로 끝을 맺는 이른바 '살인 · 방화소설'이 유행한 바 있는데, 이 작품도 결말은 그러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나도향의 소설은 초기의 감상적 낭만주의 경향에서 후기에 이르면 대상을 냉정하게 관찰하는 사실주의적 경향으로 변모한다. 이 작품은 낭만주의를 기조로 하면서도 사실주의적인 기법과 정신이 공존하는 나도향의 후기 소설이 지닌 특징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벙어리의 운명과 맹목적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입체적인 성격 창조와 설득력 있는 사건의 전개를 통한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낭만주의적 정신과 사실주의적 기법이 종합된 이러한 성취는 '불'이라는 적절한 상징적 장치의 사용과 더불어 이 작품을 나도향의 대표작으로 만든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불 속에 뛰어들어 고결한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죽음에 의해 일체의 고뇌가 사라지고 예속적인 관계가 청산되는 극한적 결말 처리 방법이다. '불'과 '죽음'에 의한 종결은 당대 신경향파 소설의 결말처리방식과 유사한 면모를 보이지만, 이를 계급의식의 고취라는 도식적인 주제로 확대시키지 않은 점이다. 방화와 죽음이라는 결말처리방식이 신경향파의 소설과 유사한 것일 뿐이지, 결코 그들의 연장선 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즉, 삼룡이가 주인 아씨를 안은 채 웃으면서 죽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한 순간이나마 이루는 결말 처리는 이 작품을 낭만적인 소설로 읽히게 하는 것이다.
나도향에게 이 작품은 초기의 감상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의 진실한 애정과 그것이 주는 인간 구원의 의미를 탐색한 작품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돈과 신분주의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결정적인 약점을 지닌 벙어리 삼룡이란 인물이 상전의 아씨에게 품은 연모의 정으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반항으로 전환되는 갈등을 겪으면서 이 작품은 파국을 맞는다. 바보스러운 외면 속에 숨겨진 진실성이 독자를 감동시키는, 일종의 '바보문학'인 셈인데, 바보스러움은 어두운 시대적 상황을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을 때 취해지는 일종의 이면적 공략일 수 도 있다.
이 작품 속의 삼룡은 벙어리라는 생리적 결함 외에 옴두꺼비 같은 모습의 소유자며, 물건으로 존재하는 하인의 신분이다. 이런 삼룡이가 새색시를 연모함은 일견 환상적, 낭만적 행위일지 모르나 새색시에 대한 연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왜냐하면, 오생원 아들의 새색시에 대한 억압과 학대는 삼룡에게 동정을 넘어서서 연모의 정을 품게 했기 때문이다.
◆ 주인공의 성격
이 소설에서 삼룡이는 충직한 하인으로 주인에게 복종하며 살아가는 소극적인 인물에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방화행위를 저지르는 적극적인 인물로 변화하고 있다. 즉 삼룡이는 작품의 전반부에서는 주인에게 순종하는 하인이었지만, "그는 자기의 목숨이 다한 줄 알았을 때 그 색시를 무릎에 뉘고 있었다. 그의 울분은 불과 함께 사라졌을는지! 평화롭고 행복스러운 웃음이 그의 입 가장자리에 엷게 피어났을 뿐이다." 라는 작품의 결말에서 볼 수 있듯이 작품의 후반부에서는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아가는 입체적인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삼룡이의 죽음을 통해 제시된 것은 작가의 주제의식의 치열성이다. 특히 '불'이라는 상징물을 통해서 분노와 저항심, 사랑의 정열을 함께 처리한 것은 당대 소설에서 보기 드문 한 단계 높은 위치에 올라선 작가 정신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 「벙어리 삼룡이」의 소설적 성격
단편소설 「벙어리 삼룡이」는 1925년 7월 잡지 『여명』에 발표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삼룡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는 말을 하지 못하는 벙어리이지만, 오생원집 머슴으로 충직하게 일한다. 그런데 오생원의 아들이 장가를 들게 된다. 오생원의 아들은 성질이 포악하여 아내로 맞아들인 색시를 자주 구타한다. 삼룡이는 남편에게 심한 구박을 받고 있는 주인아씨를 가련하게 생각하다가 마침내 연모의 정을 느끼게 된다. 오생원의 아들은 이를 눈치채고는 색시를 호되게 다그친 후 삼룡이에게 몰매를 때리고 집에서 내쫓아 버린다. 쫓겨난 삼룡이는 복수심에서 주인집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 불 속에서 쓰러진 주인아씨를 찾아낸다. 그는 죽어가는 주인아씨를 껴안으면서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사랑의 성취감을 맛보게 되는 것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삼룡이는 사회적 신분으로 볼 때, 머슴이라는 하층민에 속한다. 게다가 자기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벙어리라는 신체적 장애를 지니고 있다. 그는 흡사 일제의 학정에 신음하던 식민지 조선인의 비애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인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소설은 신분적인 제약과 신체적인 결함을 지닌 주인공을 내세워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인물의 의식에 내면화되어 있는 인간적인 열정과 순수한 사랑이 격렬하게 폭발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그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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