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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 Seeing

[현대소설 줄거리/해설]산(1934)-이효석-

by 휴리스틱31 202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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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

-이효석-

 

● 줄거리

 

'중실'은 머슴살이 7년 만에 아무것도 쥔 것 없이 맨주먹으로 쫓겨났다. 김 영감의 첩을 건드렸다는 엉뚱한 오해로 그 집을 나오게 된 것이다. 그는 갈 곳이 없어 빈 지게를 걸머지고 산으로 들어간다. 그 넓은 산은 사람을 배반할 것 같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산에서 벌집을 찾아내어 담배 연기를 사용해 꿀을 얻었고, 산불 덕택에 불에 타 죽은 노루를 얻어 여러 날 양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소금이었다.

 

어느 날, 그는 나무를 팔러 마을 장에 내려와 나무 판 돈으로 감자, 좁쌀, 소금, 냄비를 샀다. 그리고 김 영감의 첩이 면 서기 최씨와 줄행랑을 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금쯤 머슴을 내쫓고 뉘우치고 있을 김 영감을 위로하고 싶었으나, 그는 다시 산이 그리워져 물건들을 지게에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그는 이웃집 용녀를 생각한다. 그녀와 더불어 오두막집을 짓고 감자밭을 일구며 염소, 돼지, 닭을 칠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낙엽을 잠자리로 삼아 별을 헤면서 잠을 청한다. 하늘의 별이 와르르 얼굴 위에 쏟아질 듯싶게 가까웠다 멀어졌다 한다. 별을 세는 동안에 '중실'은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됨을 느낀다.

 

 

 

● 인물의 성격

 

◆ 중실 → 주인공으로 머슴임.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동화되는 인물. 주인인 김 영감의 오해로 집에서 쫓겨나와 자연과의 교감을 가지며 행복해 함.

◆ 김 영감 → 주인이지만 실제 등장하는 않음.

◆ 용녀 → 중실이가 그리워하는 여인이지만 실제 등장하지는 않음.

◆ 둥글개 → 김 영감의 첩이지만 실제 등장하는 않음.

 

● 구성 단계

 

◆ 발단 : 머슴살이에서 쫓겨난 중실은 온갖 잡목에 묻혀 자신이 나무가 된 느낌을 가짐.

◆ 전개① : 중실은 꿀을 따 요기하고 불에 타 죽은 노루를 먹음.

◆ 전개② : 중실은 나뭇짐을 팔아 생활을 꾸림. 김 영감네 첩이 면 서기와 줄행랑을 침.

◆ 절정·결말 : 용녀를 생각하며 잠을 청함. 별을 세며 자신이 별이 됨을 느낌.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이효석의 여러 소설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형, 즉 자연과의 교감으로 행복을 느끼고 그 생활에 자족하는 인간형을 서정적인 문체로 묘사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이 소설의 진정한 등장 인물은 '나무'인지도 모른다. 산오리나무, 물오리나무, 가락나무, 참나무, 줄참나무, 박달나무, 사수레나무, 떡갈나무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무가 등장한다. 주인공 '중실'은 이 모든 나무들을 한 가족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 바심할 때의 짚북더기보다도 부드러운 나뭇잎 속에 목을 파묻고 있으면 몸뚱어리가 마치 땅에서 솟아난 한 포기의 나무와도 같은 느낌이다. 두 발은 뿌리요, 두 팔은 가지다. 살을 베이면 피 대신에 나무진이 흐를 것만 같다. 잠자코 섰는 나무들의 주고받는 은근한 말을 …… 해가 쪼일 적에 즐겨 하고 바람 불 때 농탕치고 날 흐릴 때 얼굴 찡그리는 나무들의 풍속과 비밀을 역력히 번역해 낼 수 있다 ……"

 

그는 나무들이 마을의 인총보다도 많고 사람의 성보다도 흔하다고 생각한다. 즉, 나무들의 세계를 인간 세계로 여기고 자신을 나무처럼 여긴다.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중실'이 산으로 쫓겨가는 행위의 작가적 의미이다. 시대 상황과 연결지어 보면, 이는 이상향을 꿈꾸는 이효석이 '신경향파' 노선을 버리고 '산'으로 도피한 사실에 대응한다. 이는 김유정이 현실의 각박함을 유머와 해학으로 넘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러나 이효석의 이 지극한 자연애는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하려다 실패한 뒤에 선택하고자 하는 참다운 조화의 태도는 아니다.

 

이효석의 자연, 즉 '중실'의 자연은 인간이 돌아가 의지해야 할 가치적 대상이기보다는 일시적 위안이나 망각의 뒤안길에 불과하다. 별을 하나 둘 세는 사이에 제 몸이 스스로 별이 됨을 느낀다는 마지막 대목은 인간과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만이 있고 인간은 배제된 몽환(夢幻)의 세계임을 드러낸다. 결국, 작가는 '중실'이라는 등장 인물을 빌려서 서정성을 잠시 객관화했을 뿐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엄밀한 의미의 소설은 아닌 것이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 배경

* 시간적 → 어느 해 가을

* 공간적 → 어느 산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상 특징 : 낭만적, 묘사적, 서정적 표현과 분위기

◆ 제재 : 자연에 동화된  삶

◆ 주제  자연에 젖어 사는 물아일체의 열락, 한 인간의 소박한 삶과 자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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