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댁이(1952)
-오영수-
● 줄거리
화산댁이는 사 년만에 처음으로 도시에 살고 있는 부유한 작은 아들네를 방문한다. 화산댁이는 며느리도 손녀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온갖 기대에 부풀어 있었으나, 화산댁이를 몰라본 며느리에게 도둑 취급을 당하고, 아들은 어머니를 반기기는커녕 냉정하게 대한다. 결국 냉랭한 분위기에 얘기도 제대로 못 나눠보고 억지로 빈방에서 잠을 청하는 화산댁이는 고향집의 가족들을 그리워하며 잠을 설친다. 밤중에 뒷간을 찾지 못해 급한 김에 담 밑에다 일을 본 화산댁이는 아침에 앞집 사람들에게 호된 망신을 당한다. 겨우 일을 수습하고 돌아오던 화산댁이는 아들이 좋아한다고 그토록 정성 들여 만들어온 도토리떡이 보자기째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는 것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며 주워 담는다. 그리고 '해가 한 발쯤 돋았을' 아침에 이미 고향 가는 길 위를 부지런히 걷고 있다.
● 인물의 성격
◆ 화산댁이 → 두메산골에 사는 노인으로 몇 년째 보지 못한 막내아들이 보고 싶어서 도시의 아들 집에 왔다가 아들과 며느리로부터 냉대를 받는다. 도시적 공간을 거북스럽게 여기며, 토속적인 삶을 편안하게 여기는 소박한 인물이다.
◆ 막내아들 → 돌쇠. 박석근. 이기적인 도시적 인물. 근대화로 인한 인간성 상실을 보여주는 인물
◆ 복술이 → 김생원 둘째아들. 화산댁이를 막내아들 집까지 데려다 주고 사라짐.
◆ 손녀딸 → 너댓살 먹은 화산댁이의 손녀딸로 할머니에 대한 정이 전혀 없음.
◆ 새댁이 → 화산댁이의 며느리. 남편(막내아들)과 동일한 성격 유형임.
● 구성 단계
◆ 발단 : 막내아들의 집에 찾아온 화산댁이
◆ 전개 : 아들과 우연히 만나 아들집으로 가는 화산댁이
◆ 위기 : 아들에 대한 서운함으로 잠 못 이루는 화산댁이
◆ 절정 : 쓰레기통에 버려진 떡 보따리와 짚신을 보고 눈시울 적시는 화산댁이
◆ 결말 : 다시 처음처럼 보따리 들고 짚신 신고 두메로 돌아가는 화산댁이
● 이해와 감상
◆ 서민층의 애환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는 현대 사회의 인간성 상실을 문제 삼고, 각박한 현실의 피폐함을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 인정의 회복을 주장한다. 이 작품은 두메산골에 사는 화산댁이가 도시에 사는 작은아들 집을 찾아왔다가 느끼는 이질감을 통해 주인공의 순박함과 따뜻한 인정을 부각시킨 작품이다. 도시 생활의 속물성이 몸에 밴 아들과 며느리의 태도는 어수룩한 화산댁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어 삭막하고 몰인정한 도시인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가족 간의 사랑과 화합을 기대했던 화산댁이가 물질적인 풍요만이 가득한 도시를 미련 없이 떠나는 모습을 통해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 1952년 1월 <문예>에 발표된 오영수의 단편소설이다. 두메 시골에 사는 화산댁이 도방에서 살림을 차리고 사는 아들집을 방문하여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그린 소설이다. 화산댁은 조수로 있는 복술이가 일러준 대로 아들집을 찾아왔지만, 며느리가 몰라보고 매몰차게 대한다. 얼마 안 있어 아들을 만난다. 그러나 아들은 별로 반가운 기색도 없이 "어짠 일인가요?"를 연발할 뿐이다. 화산댁은 화산댁대로 아들 내외의 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아들 내외는 그들대로 어머니의 하는 일이 불만이었다. 시골에서 귀하다고 생각해서 가져온 도토리떡을 내놓았지만, 손자는 맛만 보고 뱉어 버린다. 잠자리에 든 뒤에 뒤가 마려워 변소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어 적당한 곳에 뒤를 본 것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말썽이 되었다. 도토리묵도 보자기째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었다. 결국 화산댁은 아침 일찍 아들집을 떠나 시골로 돌아오고 만다.
이 소설의 서술자는 두메 시골의 어머니와 도회지 살림을 하는 아들이 그 문화적 차이로 인하여 겪는 갈등을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도회지인이 된 아들과 며느리는 도시적인 속악성만 몸에 밴 데 비하여, 무지해서 비록 실수를 거듭하고 있을망정 화산댁에게는 시골의 순박성과 따스한 인정이 있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현대, 단편소설
◆ 배경 : 1950년대, 도시의 아들 집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표현상 특징
* 대화를 통한 사건 전개
* 공간의 대비 : 시골(두메-순박함, 인정)과 도시(관청 같은 집-각박함, 비정함)의 이미지가 대비됨.
* 소재의 대비 : 전통적 소재(짚세기, 구들목)와 문명적 · 도시적 소재(고무신, 다다미방, 의롱, 경대, 무색옷)가 대비됨.
* 사투리의 구사로 지방색이 강하게 드러남.
* 비유적 표현을 통해 심리 묘사를 적절히 함.
* 서술자가 특정인(화산댁이)의 입장에서, 그 입장에 동조하고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서술함.
◆ 갈등구조 : 근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대 간, 문화 간의 갈등(화산댁이와 맏아들 ↔ 막내아들 부부)
◆ 주제 ⇒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상실되어 가는 전통적 가족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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