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살이 노래 - 미상-
[ 이해 및 감상 ]
이 작품은 시집살이의 고된 생활을 사촌 자매간의 대화 형태로 노래하고 있다. 봉건 사회의 대가족 제도 속에서 여자가 겪어야 하는 시집살이의 고뇌가 사실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다. 층층 시하의 모든 시집 식구들과 함께 아내의 괴로움을 몰라 주는 남편까지 모두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집살이하는 며느리만이 겪어야 하는 불행에 대한 푸념과 항거가 실제 경험한 생활 감정을 바탕으로 거리낌없이 드러나 호소력을 발휘하고 있다.
비록 조선후기가 근대 이행기라고는 하지만 봉건 사회에서 피지배층의 삶은 고통스러웠다. 특히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자가 겪어야 하는 사회적인 억압은 더욱 심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시집살이의 고단함과 불행에 대해 항거하는 자세가 다소 소극적이며 결말부에서는 체념적인 태도가 엿보이는 것은, 조선사회라는 봉건적 사회 구조에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약자로서의 여성의 위치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는 것이 된다.
이 노래의 제목인 '시집살이'는 시집살이를 내용으로 한 모든 노래를 의미하며, 여기서 소개된 노래는 그 중의 하나로 경상북도 경산 지방에서 전해지는 전래민요이다. 후렴구가 없고, 4음보 연속체의 가사체라는 형식을 통해서 필요 이상의 순종과 타협 등의 부당함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는 점과, 그러한 여인으로서의 불합리한 생활을 여성 자신이 표현했다는 점에서 '내방가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내방가사보다 불행을 초래하는 구속적인 틀에 대하여 고발하고 반대하는 의지가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시집살이의 고뇌를 묘미있는 언어와 해학적 표현으로 체념하려는 모습은 문학성을 더해 주고 있으며, 각 행마다 대구와 대조, 반복과 열거 등의 기법으로 리듬감을 살리고 있다. 또 식구들을 새, 오리, 거위 등에 비유해 표현의 묘미를 더했다.
[ 요점정리 ]
■ 작자와 연대 : 미상
■ 갈래 및 성격 : 민요, 서사민요, 길쌈 노동요, 부요(婦謠)
■ 표현
* 사실적이고 구체적이며 다소 과장된 표현
* 대화체, 가사체(4,4조 4음보 연속체)
* 언어적 유희와 해학적 묘사
* 반복법, 열거법, 대구법, 대조법, 은유법, 직유법, 과장법 등
■ 주제 : 시집살이의 고단함(어려움)과 그에 대한 하소연
■ 전승지역 : 경북 경산 지방의 민요
■ 화자 : 자기 감정을 도덕적으로 통제하지 않고 시원스럽게 말해버리는 민중적 여인상
■ 구성
[1] 사촌동생의 반가움과 사촌 형님 시집살이에 대한 호기심
[2] 사촌형님의 시집살이에 대한 결론적 대답(어렵고 힘듦)
[3] 시집살이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
[4] 시댁 친지들의 외양과 성격을 비유적 · 해학적으로 묘사
[5] 고생 끝에 변해 버린 자신의 모습에 대한 탄식
[6] 시집살이의 서러움과 해학적 체념 - 슬픔으로 함몰되는 것을 막아줌.
[ 참고사항 ]
◆ 민요의 형태
1. 노동요 : 집단 노동시 흥을 돋구기 위해 부르는 노래
2. 부요(婦謠) : 전통 사회에서 여성들의 삶을 담은 노래
3. 유희요, 동요 : 일반 오락을 위한 노래
4. 의식요 : 마을의 공동 행사나 의례, 제의시 부르는 기원의 노래
5. 아리랑 : 지방별로 다양한 사설과 가락을 지닌 대표적 민요곡
◆ 시집살이 노래와 내방 가사
시집살이 노래와 내방 가사는 여성 생활의 불행을 여성 자신이 표현했다는 점과 부녀자들에 의하여 불리워졌다는 점에서는 서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나, 다음과 같이 서로 다른 점도 지니고 있다.
① 향유 계층면 : 시집살이 노래는 민요로서 한 민족 안에서 자연 발생하여, 온 겨레가 즐겨 부르는 민중의 노래이나, 내방 가사는 가사가 양반 사대부 계층에서 널리 유행했던 것과 같이 역시 양반 부녀자들이 향유했다.
② 성격면 : 내방 가사는 눈물과 한숨과 인고(忍苦)의 규방 생활을 표현한 데 대해, 시집살이 노래는 봉건적인 가족 관계 속에서 여성에게 강요되는 모든 불행에 대해서 순종하거나 타협하려고도 하나, 부당한 속박을 고발하고 이에 대해 항거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하다. 따라서, 시집살이 노래는 불행을 강요하는 도덕적 구속을 인정하지 않고 고발과 항거의 의지가 강하게 나타난 민중의 노래이다.
③ 서정적 자아 : 내방 가사가 도덕적으로 자기를 통제하려는 여인상이라면 시집살이요는 자신의 감정을 시원스럽게 말하는 민중적 여인상이다.
[ 교과서 학습활동 풀이 ]
1. 이 노래의 운율과 관련하여 아래 제시된 활동을 해 보자
(1) 이 작품은 민요이므로 노래로 불릴 것을 전제로 한다. 노래로 부른다면 어떻게 불러야 할 지 민요의 특성과 관련하여 생각해 보자.
⇒ 이 노래에서 취한 4음보의 율격 형태는 3, 4음절 정도 크기의 소리마디 넷이 모여 한 행을 이루어, 매우 안정되고 균형 잡힌 호흡을 가지기 때문에 느릿한 가락으로 길게 이어지는 민요에 매우 적합하다. 노동을 하면서 일의 종류에 따라 얼마든지 늘여서 부를 수 있을 것이다.
(2) 이 노래는 낭송하다 보면 자연스러운 운율을 느낄 수 있다. 운율감이 두드러진 부분을 찾고 이러한 운율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말해 보자.
⇒ 이 노래는 3, 4음절 정도의 글자수로 이루어졌으며, 4음보를 반복하였다. 또 유사한 통사 구조로 대구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시아버니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라고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새요'라는 음운을 반복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이 이 작품에 자연스러운 운율을 형성하게 해 준다.
2. 이 작품의 내용 및 표현 방법과 관련하여 아래 제시된 활동을 해 보자.
(1) 이 노래를 기록 문학으로 보면 대화 형식으로 이루어진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누구와 누구의 대화인지, 그리고 대화의 주된 내용은 무엇인지 말해 보자.
⇒ '형님 형님 사촌 형님 시집살이 어떱뎁까?'라는 구절에서 이 노래를 사촌 자매 간의 대화이며, 대화의 주된 내용은 사촌 형님의 시집살이임을 알 수 있다.
(2) 식구들을 새에 비유하여 익살스럽게 표현한 부분을 찾아보고, 각각의 인물들의 행동 특성을 말해 보자.
⇒ 시아버지는 며느리에게 호랑이처럼 무섭게 대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꾸중만 하고, 동서는 며느리를 시기하고 질투한다. 시누와 시아지비는 며느리에 대해 불만이 있어 언제나 불평을 한다. 미련스러운 남편은 자신과 집안 사람들과의 불화를 해결할 능력이 없이 미련스럽기만 한다. 또, 자식은 계속 울어댄다. 그 가운데 며느리인 자신은 속상하고 몸이 고되 썩어간다고 표현하고 있다.
(3) (2)에서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들이나 가족의 인상을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비유적 표현을 만들어 발표해 보자.
⇒ 민주는 과묵새요 성환이는 수다새요, 형규는 고자질새요 수현이는 삐짐새요, 영진이는 도시락새요 광수는 졸림새요, 영주는 공주새요 주용이는 왕자새요, 영민이는 국어새요 진성이는 수학새요, 준석이는 공부새요 나 하나만 노는 샐세.
3. 다음은 어느 일간 신문에 실렸던 작품이다. 본문의 작품과 다음을 비교하면서 읽고, 아래 제시된 활동을 해 보자.
제사유감 저번제사 지나갔네 두달만에 또제사네 제일먼저 두부굽네 이것쯤은 가비얍네 이번에는 나물볶네 네가지나 볶았다네 냄비꺼내 탕끓이네 친정엄마 생각나네 이제부턴 가부좌네 다섯시간 전부치네 <중략> 제삿상이 펼쳐지네 상다리가 부러지네 음식장만 내가했네 지네들은 놀았다네 <중략> 손님가고 방닦았네 기름천지 안닦이네 시계보니 열두시네 내일아침 출근이네 피곤해서 누웠다네 허리아파 잠안오네 다음제사 또온다네 그때역시 똑같다네 짐싸갖고 도망가네 어딜가도 살 수 있네 아들놈이 엄마찾네 그거보니 못가겠네 망할놈의 제사라네 조상들이 욕하겠네 그렇지만 힘들다네 이거정말 하기싫네 명절되면 죽고 싶네 일주일만 죽고 싶네 십년동안 이짓했네 사십년은 더남았네 |
(1) 이 작품은 오늘날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가사 형식을 빌어 노래한 것이다. 앞의 작품과 비교해서 어떤 것이 더 나은지 각자의 의견을 말해 보자.
⇒ '시집살이 노래'에 비추어 '제사 유감'은 내용상 고된 시집살이에 대해 다채롭고 풍부하게 그려내고 있지 않다. 그리고 형식상 '시집살이 노래'는 변화가 있는 반복이어서 지루하지 않은데, '제사 유감'에서는 '네'라는 각운이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아 오히려 기계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두 작품 중에서 '시집살이 노래'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2) 본문의 노래와 이 노래를 활용하여 학교 생활의 어려움, 공부의 어려움, 인간 관계의 어려움 등을 주제로 짧은 노래를 지어 보자.
⇒ 눈 감은 지 너댓 시간 졸린 눈 비벼 뜨네 / 아침밥은 생략하고 허겁지겁 길 나서네 / 어제 저녁 만난 별이 내 눈만큼 희미한데 / 새벽 바람 찬 바람이 눈동자를 위협하네 / 꿈 많아서 좋겠다고 허구한 날 추키더니 / 잠마저 뺏어가니 꿈 꿀 시간 전혀 없네 / 0교시라 이른 시간 야간 자율 늦은 시간 / 보충 수업 심화 수업 어느 틈에 꿈 꿀 텐가 / 교문을 나서면 학원 버스 기다리네 / 학원 가서 앉아보니 / 침대가 그립구나 / 친구가 재산이라 그 누가 말했던가 / 바로 옆에 경쟁 상대 바로 뒤에 경쟁 상대 / 친구 사귈 시간마저 아깝다 여기라고 / 내미느니 오리발이요 뚝 떼느니 시치미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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