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 노래 - 미 상-
[이해와 감상]
이 노래는 강원도 통천 지방에 전해 오는 민요로, 부녀자들이 베틀에서 베를 짜면서 그 고달픔을 덜기 위해 부른 일종의 노동요이다. 뽕을 따서 누에를 치는 것으로부터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 비단을 짜서 가족들의 옷을 지어 주는 데까지의 과정을 서사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특히, 순 우리말을 사용하여 베틀의 생김새와 베틀질하는 모습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는데, 민요 가운데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표현이 사용된 점이 돋보인다. 또한 '4 · 4조, 4음보의 연속체로 이루어져 있는 점이라든가, 1 · 2행의 '갈'과 '올'의 반복에서 언어유희적인 면이 돋보인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러한 유형의 노래는 전국 곳곳에 분포되어 있는데, 사설이 거의 일정하게 짜여져 있으며, 그 비유가 매우 정갈하며 진솔한 감정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되고 억눌린 가사 생활 속에서도 낭만과 흥을 잃지 않았던 우리 옛 여인네들의 삶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잘 형상화되어 있다.
'베틀 노래'는 부녀자들이 베를 짜면서 그 과정을 노래한 대표적인 부요이다. 봉건 시대의 여인들이 베를 짜면서 그 고달픔을 잊기 위해 베틀에 앉아 부른 것으로, 영남 지방에서 비롯되어 전국에 널리 퍼졌다. 지방마다 내용이 조금씩 다르나 근본 뜻은 거의 비슷하다. 내용은 베틀 기구들을 여러 가지로 의인화하고, 혹은 고사(故事)에 비겨 익살스럽게 노래한 것이다. 영남 지방의 베틀 노래를 보면, 먼저 베를 짜는 과정을 노래하고, 다음에 그 베로 임이 입을 도포를 지었더니 뜻밖에도 임이 죽어서 돌아와 맺힌 한을 풀 길이 없다고 되어 있다.
[요점정리]
◆ 작자 및 연대 : 미상
◆ 성격 및 갈래 : 구비문학, 민요, 노동요, 부요 → 여성적, 낙천적, 유교적
◆ 표현
*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언어유희, 반복법
* 4음보를 바탕으로 하여 4 · 4조의 음수율을 보임.
* 추보식 구성(뽕잎을 따는 데서 옷을 짓기까지의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노래함.)
◆ 주제 : 베를 짤 때의 흥겨움과 가족에 대한 사랑
◆ 의의 : 강원도 통천 지방에서 전해지는 노동요로, 베를 짤 때 여인들이 부르는 민요임. 베를 짜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직녀'에 빗대는 낭만과 흥이 느껴지고, 후반부에는 열심히 베를 짜서 가족들에게 옷을 입히고 싶다는 여인들의 애틋한 가족애도 느껴짐.
◆ 구성
[1] 누에를 치기 위해 뽕잎을 땀.
[2] 누에를 쳐 실을 뽑아 베틀에서 베를 짬.
[3] 비단으로 가족들의 옷을 지으려 함.
◆ 시어 및 시구 풀이
* 기심 → 김. 논밭에 난 잡풀
* 올뽕 → 잎이 이르게 피어 크는 뽕나무, 조생상
* 삼간방 → 세 칸짜리 방
* 누어 → 누에
* 날아다가 → (베, 돗자리, 가마니 따위를 짜려고) 베틀에 날실을 걸어다가
* 매어다가 → 옷감을 짜기 위하여 날아 놓은 날실에 풀을 먹이고 고루 다듬어 말리어 감아다가
* 이매 → 잉아. 베틀의 날실을 한 칸씩 걸러서 끌어올리도록 맨 굵은 실
* 강릉 가서 날아다가 ~ 구름 속에 이매 걸어 → 시적 화자가 힘든 노동 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꿈을 잃지 않고 환상적인 낭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노동 속에서 느끼는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해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는 대목이다.
* 바디집 → 베틀의 바디를 끼우는 테
바디는 베틀, 가마니 틀 따위에 딸린 날을 고르며 씨를 치는 구실을 하는 머리빗처럼 생긴 기구
* 북 → 베틀에 딸린 부속품의 하나. 날실의 틈으로 왔다갔다 하면서 씨실을 풀어 주는 배 모양의 기구
* 짜궁짜궁 → 베 짜는 소리를 흉내낸 의성어
* 바래워서 → 표백해서
* 배꽃같이 바래워서 참외같이 올 짓고
→ 베틀에서 짜낸 베를 표백하고 옷을 만드는 것을 직유법을 사용하여 묘사함.
* 겹옷 → 솜을 두지 않고 거죽과 안을 맞붙여 지은 옷
* 외씨 같은 보선 지어 ~ 우리 부모 드리겠네 → 가족애를 바탕으로 한 효와 우애를 강조함으로써 유교적 성향이 짙게 나타나는 대목이다. 비록 가난하지만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참고사항]
◆ 민요의 성격과 유형
민요는 생활 속에서 저절로 이루어져 나온 것이기 때문에, 그 속에는 그 민족만의 생활상과 정서가 녹아 있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우리 민족의 삶과 정신 세계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 민요를 제대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민요는 가장 오래 된 문학 형태이면서도 문학사의 전 기간에 걸쳐 존재했으며, 오늘날까지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민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기록 문학을 성립시키는 모체로 작용했으며, 그 형식이나 내용을 새롭게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민요는 용도에 따라 노동요, 유희요, 의식요, 정치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노동요의 예로, "쿵덕쿵 쿵덕쿵 찧는 방아 언제나 다 찧고 푸마슬 가나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라는 '방아 타령'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노래들은 노동의 힘겨움을 잊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에, 유희요는 무용과 놀이를 함께 할 수 있는 민요로서 가치를 지니는데, '강강술래', '남생아 놀아라', '기와 밟기', '덕석몰이', '쥔쥐새끼놀이' 등이 있다. 의식요에는 종교의식이나 제사 의식에 쓰이는 민요로 '지신밟기 노래', '귀신쫓는 소리', '성주풀이 노래', '고사풀이 노래', '액맥이 타령'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정치요가 있는데, 이것은 시대 상황을 드러내거나 백성들의 정치 의식을 담은 민요이다. 그 대표적인 노래로 동학 농민군에 얽힌 '새야 새야 파랑새야'와 '가 보세', 일제에 대한 저항 의식을 담은 '아리랑 타령' 등이 있다.
◆ 노동요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민요를 말한다. 생활상의 일정한 기능을 가진 민요의 하나로서 의식요, 유희요와 구별된다. 노동요는 일을 하지 않을 때에 부르기도 하며, 이런 기회가 많아지면 곡이나 가사가 세련되거나 복잡해져서 노동요가 아닌 노래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평안도의 '배따라기', 전라도의 '농부가', '방아 타령', '베틀 노래'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1) 노동요의 기능
* 노동의효과적인 진행을 위해서 필요하고, 집단 노동을 할 때는 행동 통일을 위한 구실을 한다.
* 노동의 고달픔과 지루함을 잊고 즐겁고 능률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한다.
* 노동의 내용이나 노동하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나타낸다.
(2) 노동요의 분류
* 농업 노동요 : 밭갈이 · 모내기 · 김매기 · 타작할 때의 노래
* 어업 노동요 : 노젓기 · 그물당기기 때의 노래와 해녀의 노래
* 운반 노동요 : 가마 · 목도 · 상여를 멜 때의 노래
* 토목 노동요 : 땅다지기 · 달구질 등의 노래
* 길쌈 노동요 : 물레 노래, 베틀 노래 등
* 제분 노동요 : 방아 노래, 맷돌 노래 등
* 수공업 노동요 : 풀무질 노래, 망건 노래 등
* 가내 노동요 : 빨래 노래, 바느질 노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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