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 : 김수영 시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 감상 : 1960년대의 대표적 참여시로서 대립적 심상의 반복으로 주제를 부각시키며, 동일한 시어를 사용함으로써 동적 리듬감을 얻고 있는 시이다. 암울한 시대 상황이나 횡포 속에서도 지혜롭게 견디는 백성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 갈래 : 자유시, 주지시, 참여시
* 어조 :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
* 구성
제1연 : 바람에 나부껴 눕고 우는 풀 ( 풀의 나약한 모습 )
제2연 : 풀의 끈질긴 생명
-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 풀의 의미가 전환되는 부분(나약함 → 강인함)
제3연 : 능동성과 여유까지 지닌 풀
- 마지막 행의 '풀뿌리' : 끈질긴 삶을 표현하기 위한 시인의 의도적인 시어 선택으로서 곧 일어설 것임을 전제로 한 침묵임
- 눕고 일어남 : 삶의 반복성
* 주제 : 끈질긴 민중(民衆)들의 생명력
* 출전 : [창작과 비평] (1968) 유고시로서 발표
--- 조지훈 시 <풀잎단장>과 비교
(1) <풀잎단장>'풀' : 한 줄기 바람에 조찰히 씻기우는 풀잎(3행)에서 알 수 있듯이 연약한 존재
(2) <풀> '풀'은 강인한 모습 ♧ 풀
'Reading n See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절정(絶頂) : 이육사 시 (0) | 2021.06.07 |
---|---|
♧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시 분석 (0) | 2021.06.07 |
♧ 유리창I : 정지용 시 분석 (0) | 2021.06.07 |
수학교육의 컴퓨터 활용 (0) | 2021.06.07 |
< 서양의 현대 역사인식 > (0) | 2021.06.0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