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마케팅사례 - 스타벅스
커피 한잔과 함께 감성을 판다...
-스타벅스-
‘커피숍’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푹신푹신하고 널찍한 소파,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음악, 작은 화분이 놓인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친절한 직원 등등이 연상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커피숍들과는 다른 차원의 커피숍이 인기다. 카운터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서 주문을 한다. 게다가 아무도 매장 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고객이 주문에서 서빙까지 셀프서비스로 처리해야 한다. 이러한 커피숍에 여성들이 열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스타벅스는 1999년 7월, 이대 1호점을 연 이래 5년 만에 전국 100개 매장으로 늘어났으며, 한 해 평균 30~40%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05년 운영되고 있는 143개 매장 중 스타벅스 명동점은 전세계 5,500여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매출 규모도 세계 최대이다. 국내에 유입된 역사가 짧은 만큼 스타벅스의 한국 진출과 성공에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성 마케팅을 철저하게 시행한 점이 첫 번째 요인으로 손꼽힌다. 스타벅스가 이대 앞에 1호점을 개장한 이유는 스타벅스가 커피 한잔 이상의 가치를 가진 감성브랜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성 고객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보편화되었지만, 6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테이크아웃이라는 커피문화와 복잡한 주문방식을 수용할 수 있으려면 여성의 빠른 문화흡입력과 수용력이 필요했다. 또한 광고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 구전 효과를 얻기 위해서도 여성 고객이 필요했다. 이렇게 스타벅스는 젊은층의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창립 초기부터 여성을 집중공략했다.
그렇지만 새로운 커피문화가 처음부터 여성 고객에게 흡입되고 수용된 것은 아니었다. 이대 앞에 1호점을 낸 초기에는 커피를 들고 다니며 마시는 테이크아웃 문화, 복잡한 주문방식, 낯선 매장 분위기, 특히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는 여성들이 많았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단 여대 앞에서 무료시음회나 커피샘플링 등을 통해 스타벅스 커피 맛을 알리는 프로모션을 시행했다. 또한 직원들을 6개월간 철저히 교육하여 숙련된 바리스타로 성장시켜 기존의 커피숍에서는 받아보기 어려운 최상의 서비스를 여성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했다.
“저희 직원들은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컵을 들고 사람 많은 시간에 전철역 안을 걸어 다니기도 했어요. 물론 청바지에 티셔츠가 아니라 깔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다녔죠. 처음에는 커피를 들고 다니는 비즈니스맨을 보고 다소 의아해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스타벅스 커피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도 생겼고, 왠지 고급스럽게 느껴진다는 사람도 늘었어요.”
스타벅스코리아 마케팅팀 양재선 팀장의 말이다. 이처럼 스타벅스의 커피를 마셔보고 색다른 매장 분위기에 익숙해진 여대생들의 발길이 차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학로에 스타벅스 2호점을 내면서는 스타벅스만의 테이크아웃 문화, 복잡한 주문장식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런 커피도 다 있어?’에서 ‘어, 이거 괜찮은데,’라는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두 번째 비결은 가격이나 서비스 등에서 꾸준한 고급화 전략을 썼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는 이대생들의 입소문을 활용하여 스타벅스 문화를 전파시키면서 동시에 고품격 이미지를 갖추고 있으면 높은 가격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20~30대의 여성 고객을 타깃으로 잡았다. 또한 고객이 스타벅스를 통해 자신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느낄수 있도록 브랜드 이미지를 고급스럽게 형성하여 고객의 자부심도 높여주고 아울러 스타벅스 기업 이미지도 상승시켰다.
스타벅스 카운터 옆에는 커피뿐만 아니라 커피와 관련된 50여 종의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여성 고객들은 스타벅스의 다이어리가 출시될 즈음에는 줄을 서서 사 간다. 여성 고객들은 핸드폰 클린저 등 새로운 상품이 나올 때마다 좋은 반응을 보인다. 이는 스타벅스의 상품이 질적으로도 우수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때 은행에 가면 사은품으로 은행 마크가 찍힌 컵을 나누어 주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집에 손님이 와서 음료를 내놓을 때 찍혀진 마크 때문에 컵을 내놓지 못했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벅스 마크가 찍힌 컵은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폼이 난다. 한마디로 스타벅스는 커피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가 주는 이미지, 커피가 주는 감성을 판매하는 셈이다.
스타벅스의 성공 비결 세 번째는 맛, 향기, 감성 인테리어, 음악, 다양한 재질의 바닥재와 소파를 이용해 여성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감성 매장을 만들어 여성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는데 있다.
스타벅스는 커피 맛 개발에 최선을 다한다. 그래서 전세계 어디를 가도 동일한 최고급 커피 맛을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팔지만, 주 재료는 ‘커피’ 단 한가지이다. 일반 커피숍에서 커피, 주스, 생과일주스, 허브차, 소프트 드링크, 아이스크림까지 모든 음료를 총망라하여 판매하는 것과 많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획일적인 정형화된 음료가 아니라 자기에게 딱 맞는 ‘맞춤 음료’를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이것은 단일 품목을 좋아하는 남성보다 입맛 까다로운 여성들에게 크게 어필한다. 남자들은 대부분 음료 한잔을 위해 이것저것 골라야 하는 귀찮은 일을 하기 싫어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나만의 맞춤 음료를 마심으로써 같은 커피라도 새롭다거나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매장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이나 재즈음악이 흘러나온다. 스타벅스 매장은 모두 일자형 구조로 되어 있어서 매장 안쪽에서 분쇄된 원두 향이 출입구까지 퍼져 나온다. 매장 가득 풍부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도록 직원들은 향수를 쓸 수 없고, 매장 내에서는 금연이며, 사이드 메뉴들도 샌드위치 등 냄새가 가장 적은 것들만 선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고객의 후각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그리고 내부 인테리어는 고객이 집과 같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다. 편안하면서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상권별로 4가지 컨셉트의 다른 인테리어를 보여준다. 스타벅스의 인테리어는 생두가 한잔의 커피가 되기까지 4가지 단계에 기초하여 다지인 된다. 커피와 관련된 4가지 컨셉트, 즉 그로, 로스트, 브루, 아로마가 그것인데, 이는 각각 커피의 재배, 배전, 추출, 향을 표현한다. 이 네 가지의 컨셉트를 주제로 한 매장당 한 가지 컨셉트를 설정하여 수백여 가지의 디자인을 개발하여 이를 의자, 소파, 벽화 등의 매장 인테리어에 일관성 있게 적용했다.
예컨대, ‘그로’의 경우 커피가 자랄 때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과 초록 색상 위주로 활발한 느낌의 매장 인테리어를 꾸몄다.
로스트는 커피를 볶을 때의 열기나 열정을 붉은 계열의 색과 디자인을 통해 표현했다. 이런 인테리어는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최대한 커피와 관련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며,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 되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감성 매장의 마지막 요건으로 손안에 있는 컵이 따뜻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그리고 손이 닿는 모든 곳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의자 모양이나 진열대 모서리, 마루 결 구조까지 세밀하게 신경쓰고 있다. 또한 뜨거운 커피를 손쉽게 들 수 있도록 한 골판지 재질의 컵 손잡이도 스타벅스가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한편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매장 안을 살펴보면 창가 쪽에 앉은 사람들이 혼자 책을 보고 있거나 노트북을 두드리는 모습을 쉽게 졸 수 있다. 혼자서 몇 시간을 앉아 있어도 “빈 잔을 치워드릴까요?” 하는 직원도 없고, 눈치를 주며 의자 밑으로 대걸레를 들이미는 직원도 없다. 이는 스타벅스에 바리스타들이 있기 때문이다.
바리스타들은 특히 커피를 만들면서 고객과 즐거운 대화를 하며 자연스럽게 친밀감을 형성한다. 고객은 입맛에 맞는 음료를 제공받아 만족스럽고, 회사는 고객의 기호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이러한 스타벅스의 마케팅 전략은 수다 떨기를 좋아하고,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여성 고객의 기호에 딱 맞아떨어지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스타벅스의 여성 마케팅은 철저하게 여성 심리를 분석해, 스타벅스의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도록 여성이 원하는 모든 감각을 만족시키는 마케팅이었다. 오감 만족은 고급화 전략과 맞물려서 여성들이 스타벅스라는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하여 국내시장 개척에 기여하게 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판다. 여성 고객들은 커피 한잔을 마시지만, 결국은 자신의 감성을 만족시키고 돌아간다. 그 경험이 무의식에 남긴 여파가 강하기 때문에 다음날 다시 스타벅스 매장을 찾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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