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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 해설]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by 휴리스틱31 2021.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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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그대에게 가고 싶다>(1991)-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비유적, 현실 참여적, 상징적, 의지적

 표현

   * 대조적 시어를 사용하여 의미를 구체화함.

   * '∼라면'과 '∼되자'라는 말을 반복하여 운율을 형성함.

   * 청유형 어미 사용(개인 차원의 노력과 실천보다는 공동체 차원에서의 노력과 실천을 강조하는 효과)

   * 가정적 진술과 상징적 표현을 적절히 사용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우리가 눈발이라면 → 가정형 서술로, 장차 미래에 이루어질 그 무언가를 상징함으로써 부정적 현실에

                                                  대해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효과를 줌.

    *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 의미없는 공간에서 머뭇거리기만 하는

    * 진눈깨비 → 부정적인 이미지로,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대상이며, 함박눈과 대조적인 의미를 지님.

    *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 힘들고 고달픈 삶의 조건과 상황

 

 

    * 사람이 사는 마을 / 가장 낮은 곳

        → 가난하고 소외된 상태로 외롭고 힙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사람의 따뜻한 정과 사랑이 그리운, 희망을 잃어 버린 곳.

            구체적으로는 고아원, 양로원, 달동네, 또는 소위 '쪽방'이라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 혼자 사는 노인,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 등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따뜻한 함박눈 → 긍정적인 이미지로 진눈깨비와 대조가 되며, 다른 사람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존재.

    * 잠 못 든 이 → 힘든 세상살이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안고 괴로워하는 사람.

    * 편지 →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는 존재

    * 깊고 붉은 상처 → 현실로 인한 고통과 절망

    * 새살 → 부스럼이나 상처가 난 자리에 새로 돋아난 살

                  희망, 치유를 상징하는 긍정적 대상.

   

 제재 : 함박눈

 주제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며, 고통받는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로 살고 싶은 마음

 

[시상의 흐름(짜임)]

◆ 1∼3행 : 진눈깨비(세상을 감싸주지 못하는 존재)가 되지 말자.

◆ 4∼7행 : 함박눈(세상을 감싸고 희망을 주는 존재)이 되자.

◆ 8∼12행 : 고통받는 이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는 존재가 되자.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시적 화자는 1∼3행에서 '우리가 만약 눈발이 되어 날린다면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는 표현을 통해 진눈깨비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어 4∼7행에서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함박눈이 되어 사람이 사는 가장 낮은 곳에 내리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힘들고 지친 사람을 더욱 어렵게 하는 '진눈깨비'와 어려운 사람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함박눈'을 대비시켜,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한 이 시는 힘들고 어두운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드러난 현실의 모습이 어떠한지 생각하며 시를 감상해 보면 우리의 현실이 모질고 암울하더라도 어려운 사람들을 더욱 힘들고 우울하게 만들어서 안 되며, 그들에게 힘이 되고 따뜻한 위로를 해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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