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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白痴) 아다다(비련한 아다다의 인생) - 계용묵

by 휴리스틱31 2021.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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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白痴) 아다다(비련한 아다다의 인생) - 계용묵

 

1. 줄거리 및 감상

 

아다다란 이름의 의미를 찾아가며 책장을 넘겨본다.

괜찮은 집안의 벙어리 처녀 아다다는 지참금을 가지고 가난한 남자에게 시집을 간다. 가난하게 지내던 시집 식구들은 처음에는 아다다에게 잘 대해 주었으나, 그녀가 지참금으로 가지고 간 논이 불어나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남편은 벙어리 아내를 구박한다. 남편은 추수한 돈을 주색으로 탕진하지만, 투기로 큰돈을 벌어서 마음에 드는 새 여자를 데려와서 살고, 시댁 식구도 남편처럼 아다다를 구박한다.

그 후 아다다는 집을 나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수롱이라는 총각과 섬으로 도망쳐 살게 되고, 난생 처음으로 행복을 느낀다. 어느 날 수롱이는 자랑스럽게 농사지을 땅 살 돈을 아다다에게 보여 주자, 아다다는 돈이 없는 줄 알았던 수롱이에게 돈이 많음을 알고, 불행의 씨앗으로 느껴지는 그 돈을 바다에 던져 버린다. 돈이야말로 자기가 예전에 사랑을 잃게 된 원인이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돈이 미처 떠내려가기 전에 아다다를 뒤쫓아온 수롱이는 바다에 떠내려가는 돈을 건지려고 노력하지만 실패한다. 그가 벌벌 떨고 있는 아다다를 사정없이 발길로 차자 아다다는 언덕에서 굴러 물 속에 잠겨 죽고 만다.

1930년대 작품을 읽은 나로썬 쉽지 않은 감정이 흘러 나왔다. 21세기인 지금이나 어려웠던 그때나 상처를 갖고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게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그저 그런 상처투성이들이 익숙해져고 피해의식만 늘어가며 받아들이는 아다다를 보면서 한숨과 안타까움이 묻어 나왔다. 슬프고 눈물나는 순정보다도 진한 인간냄새가 나는 한국의 현실문학이란 생각을 해본다.

 

 

 

 

2. 핵심정리

 

* 갈래: 단편 소설

* 배경: 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

* 경향: 인생파적 경향, 사실주의적 기법

*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 제재: 물질적 풍요와 인간적 행복

* 주제: 물질적 풍요보다는 정신적 행복을 희구하는 한 여인의 삶과 그 비극적 운명

* 출전: 1935[조선문단] 발표

 

3. 등장인물

 

* 아다다: 괜찮은 집안의 김초시의 딸. '확실이'라는 이름이 있으나 '아다다'로 불림. 선천적으로 백치에 가까우며 말 못 하는 벙어리 여인. 부지런하고 순종하는 착한 성격의 여인이며 진실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다 끝내 죽음을 당하는 비극적 인물. 정적인 인물.

 

* 수롱: 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기 위해 아다다와 결혼하나 아다다가 돈을 바다에 버리는 행위에 격분하여 그녀를 살해한 동적 인물.

 

* 어머니: 아다다의 어머니로 백치 아다다를 원수처럼 미워하고 구박함.

 

 

 

 

4. 구성

 

* 발단: 시집에서 쫓겨 나와 있던 아다다는 친정에서도 구박을 받고 쫓겨남

* 전개: 5년 전 시집에서 쫓겨났던 일을 회상하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수롱이를 찾아가는 아다다

* 위기: 수롱이와 아다다는 신미도로 가서 살림을 시작하고 수롱이는 아다다에게 밭을 살 돈을 보여 줌

* 절정: 돈 때문에 시집에서 쫓겨났던 과거를 생각하며, 아다다는 밭 살 돈을 바다에 던져 버림

* 결말: 뒤쫓아온 수롱이가 이에 격분하여 아다다를 죽게 함

 

5. 계용묵

 

1904년 평안북도 선천군(宣川郡)에서 출생하였다. 어려서 한학을 배우고, 1928년에 도일하여 도요[東洋]대학 동양학과에서 수학하였다. 1927년 단편 최서방(崔書房)조선문단(朝鮮文壇), 1928년에 인두지주(人頭蜘蛛)조선지광(朝鮮之光)에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는데, 1935년에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백치 아다다조선문단에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그후 청춘도(靑春圖)》 《유앵기(流鶯記)》 《신기루(蜃氣樓)등을 발표하였고, 일본의 매일신문(1942.2.21)일장기(日章旗)의 당당한 위풍이란 친일적인 수필을 발표한 바 있다. 광복 후에는 별을 헨다》 《바람은 그냥 불고》 《물매미등을 발표하였다.

 

원래 과작인데다 콩트풍의 단편만을 썼으나, 짧은 것일수록 기교를 중시하고 예술적인 정교한 맛이 풍부하다. 대체로 그의 작품은 인간이 가지는 선량함과 순수성을 옹호하면서 인간 존재와 삶의 의미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현실과의 적극적인 대결을 꾀하지는 않았다. 갈등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담담한 세태묘사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6. 작품 분석

 

해설 1

 

<백치 아다다>19355<조선 문단>에 발표된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당시 평북 선천 지방에 실제로 있었던 한 벙어리의 이야기에 힌트를 받아 쓰여졌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신미도'는 지도에 나오는 큰 섬으로 배의 군집처로도 유명하다. 계용묵은 자신의 고향과도 가까운 신미도를 무대로 설정하여 백치를 등장시켜 원시적인 강한 향수를 펼쳐 보였다. 이러한 작품의 이야기가 여러 가지 면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내어 영화로 제작되고 유행가로도 작곡되어 널리 애창되기도 하였다.

 

<백치 아다다>1930년대 평안도 어느 마을과 신미도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백치 아다다의 눈을 통해 보인 세태의 풍속과 인심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하여 인간 가치의 결정이 물질이 아니고 사랑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소설은 '확실이'라는 어엿한 이름을 가졌으면서도 벙어리이기 때문에 '아다다'라는 별명을 지닌 백치 여인이 주인공이다. 그녀는 인정에 굶주리고 전혀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다. 집안의 천덕꾸러기로 살다가 열 아홉이 되어서야 겨우 논 한 섬지기의 지참금을 얹어서 가난뱅이 노총각에게 시집을 가게 된다. 처음 5년 동안은 시집갈 때 가지고 간 재산이 시집 사람들의 생계를 유지시켜준 덕분에 귀여움을 받으며 행복하게 산다.

 

그러나 살림에 여유가 생기고 투기에 손댄 남편이 큰돈을 벌어 부자가 되고, 첩을 얻은 뒤부터는 학대가 시작된다. 결국 친정으로 쫓겨온 아다다는 그녀를 가끔씩 위해 주는 혈혈단신으로 삼십 넘은 노총각 수롱이만을 의지하게 된다. 그는 그녀를 아내로 삼아 신미도로 데리고 가 살게 된다. 그들은 섬에서 새 삶을 개척하기 위해 내일의 꿈을 펴보인다. 수롱이는 그가 모아둔 150원을 보이며 밭을 사자고 한다. 첫 결혼의 실패 원인이 된 돈을 본 '아다다'는 돈이란 자기의 신세를 망치는 것이라고 믿고 싫어한다. 결국 아다다는 그 날 밤 땅 살 돈을 몰래 들고 나와 바닷물에 던져 버렸다. 뒤 쫒아 온 수롱이는 떠내려가는 돈을 건지려다 실패하고 격분한 나머지 아다다를 발로 차서 바다에 쳐넣고 만다.

 

이 작품은 말 못하는 '아다다'라는 주인공과 돈에 눈이 어두운 인간들의 대립과 비극적 결말을 통해 독자의 흥미를 자아내게 하는 소설이다. 즉 행복의 근거를 각각 순수와 욕망이라는 서로 다른 것에서 구하려는 대립된 두 인물의 유형을 통해서 정신적 삶과 물질적 삶의 충돌 관계를 그리고 있다.

 

 

 

 

계용묵의 소설에서 형상화한 다른 불구자들처럼 이 소설에 등장한 주인공 벙어리 '아다다'도 내면적 순수성을 지닌 인물이다. 이러한 아다다가 운명의 굴절 속에서도 오직 이들에게 구하고자 한 것은 인간으로서 존재 가치를 얻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다. 그 욕구는 사람과 사람사이에 존재하는 애정이며 더 나아가 행복에의 지향이다.

 

반면 '아다다'의 운명에 굴절을 가져온 것은 물질 위주의 세태이다. 이를테면 아다다의 첫 번 째 남편이 원한 것은 그녀가 지참금으로 가져온 논 마지기였으며, 두 번 째 남편 수롱이가 원한 것 역시 신부를 사는데 필요한 돈을 아끼는 일이었다. 첫 남편은 아다다에게서 물질적 이익을 원하였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풍요해지자 아다다를 버렸고, 수롱이 또한 돈 때문에 아내를 죽이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와 같은 아다다의 순수한 의지와 수롱의 물질적 욕망이 빚은 갈등에서 이 작품의 결말 처리가 강렬한 비극으로 드러나고 있다. '백치 아다다'야 말로 황금 만능의 세태 속에서 순수한 가치를 지향한 셈이다.

 

또한, 이 소설의 도입 부분에 나타난 '아다다가 동이를 깨는 사건'은 강자 아다다의 비극적 운명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복선구실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운명 위에 착색되어 있는 역설적 의미를 요약적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계용묵이 오랜 침묵 끝에 발표한 이 작품은 인생파적 경향과 예술지향적 태도를 담고 있다. 특히 이 글의 주인공 아다다의 행동은 휴머니즘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생의 보편적 진리에 바탕을 둔 인생관을 정립하여 고전주의적 리얼리즘의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 비록 병신인 아다다이긴 하지만 최소한의 소유나 물질마저 거부하고 정신적인 사랑을 추구하는 삶에서 물질주의 삶이 인간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님을 역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해설 2

 

19355<조선문단>에 발표. 계용묵을 '인생파 작가'라고 하는데 그의 문학은 물질적 소유욕이나 이념 때문에 상실해 버린, 또는 상실해 가고 있는 인간성을 회복하는데 지향점을 두고 있다.백치 아다다에서도 물질적 소유를 지향하고 있는 수롱이의 삶과 진실한 행복을 희구하는 아다다의 삶을 통해 인간의 참다운 가치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의 고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신미도를 중심으로 한 평안도 선천 지방의 벙어리 이야기를 모태로 하였다. '확실이'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벙어리이기 때문에 '아다다'란 별명이 오히려 이름이 되어 버린 비극의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벙어리이며 백치이기에 구박과 천대를 받으며 살지만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며 살다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작품은 소유와 존재, 즉 물질적 풍요와 인간적인 삶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한 행복의 근거가 되는 것인가를 극명하게 대립시켜 다루고 있다. '수롱이'로 대변되는 물질을 향한 소유의 집념과 '아다다'로 대변되는 존재 자체에 대한 순수한 집념이 선명하게 제시된다. 그러나 '아다다'는 운명의 굴절 속에서 끝내 죽음이라는 비극에 이르게 된다. 백치인 아다다이기에 '죽음'의 결말 처리는 더욱 강한 비극성을 드러낸다. 다만, 이 극단적 대립 속에서 문제로 남게 되는 것은 물질 중심의 삶도 궁극적으로 행복할 수 없고, 한편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질 소유마저도 거부하는 존재 중심, 정신 중심의 삶도 궁극적으로 행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이 소설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진정한 가치는 과연 있는 것인가, 또 있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물질 중심의 삶이 가지는 가치는 무엇이며, 정신 중심의 삶의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미해결의 질문 속에 독자들을 서 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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