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의 현대 역사인식 >
□ 19세기 역사인식
○ 19세기는 ‘역사의 세기’
○ 19세기 전반 독일의 역사철학(관념철학에 영향 받음)
- 역사의 절대화, 이념화를 극한에까지 몰고 감.
- 헤겔에 의하여 정점에 도달
- 헤겔은 역사를 절대자인 정신의 자기 실현과정이며, 정신의 본질이 자유이기 때문에 역사의 목표는 잠재적 자유를 변증법적으로 실현하는 것이라고 주장.(역사철학강의, 1837)
- 세계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를 실체로 하는 세계이성(절대적 정신)의 실현이라 봄.
- 세계이성의 실현 장소는 객관적 정신(절대적 정신의 전 단계)으로서의 ‘국가’인 것.
- ‘세계정신’은 ‘민족정신’을 통하여 드러남.
- 세계사란 헤겔에게 있어서 세계정신의 역사이며 각 시대의 민족정신을 통하여 자기를 실현해가는 과정이다.
○ 19세기 후반 마르크스의 유물사관
- 헤겔적 역사관의 계승
- 헤겔의 관념론적 변증법을 현실사회에 구체적으로 적용하여 역사 발전을 생산력과 생산수단과의 관계에서 파악하고자 함.
- 경제학비판(1857) : 역사의 변동을 다음과 같이 설명함.
사회의 물질적 생산력은 그 발달의 일정한 단계에서 이제까지 그 생산력을 육성해 온 생산관계와 모순이 된다. 왜냐하면 생산력은 발전하여도 생산관계는 본래 생산수단의 소유관계이기 때문에 고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까지 생산력의 발전에 있어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던 생산관계는 반대로 그 발전에 있어 속박되며, 결국은 상부구조에 커다란 변혁을 가져와 심각한 사회혁명으로 발전하여 가는 것이다.
- 유물사관의 핵심은 모든 중요한 사회 변화가 생산활동 및 그 조직에서 유래한다는 사회변동론에 있다.
○ 19세기 후반 꽁트 등의 실증주의사관
- 역사의 발전을 자연과학적 법칙의 발현이라고 봄.
- 역사학을 일종의 자연과학적 방법으로 고찰하여야 한다고 함.
- 꽁트로부터 역사는 하나의 과학이며, 따라서 역사적 해석에 과학적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론이 발전하게 되었고, 역사서술에 있어서도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기술하려는 경향이 유행.
- 꽁트의 사상과 연구방법은 후대의 역사가와 역사 서술에 중요한 영향 미침
→ 인간사회도 객관적․과학적 탐구의 주제가 될 수 있으며, 이것은 사실과 사실에 대한 관찰로부터 발견되는 법칙에 의해 이해될 수 있다는 것.
(cf. 비판적 견해 : 길현모 교수의 글)
○ 19세기 후반 랑케(Leopold von Ranke 1795-1886)의 역사주의
- 헤겔의 사관(역사의 보편화, 이념화)에 반대 → 역사적 사실이 갖는 개별성 내지 독자성의 의의를 회복하려고 함.
- 개개의 역사적 사실을 중시. 역사의 다양성 인식하려고 함.
“각 시대는 神에 직결된다.” 역사의 개성을 중시
- 랑케에게 있어 ‘보편’이란 항상 개개의 역사 현상과의 관계에서 볼 수 있는 ‘보편’을 의미. 헤겔의 역사관과 같이 단순한 추상적인 논리의 분석 과정 내지는 개념 조작에 의해서 선천적으로 구성된 ‘보편’, ‘이념’을 철저히 배격
- 역사의 개성 존중의 입장은 객관적 ‘역사’와 ‘역사관’(역사의 보편화 내지 역사현상의 통일적 파악을 본질적으로 지향함)과의 거리를 두게 함.
→ 역사고찰에서 사료의 중시를 가져옴(실증사학)
- 역사주의(Historicism)
① 개체사상 : 모든 현상을 역사적 형성체로 보면서 그 다양성과 고유성을 인정
② 발전사상 : 생의 원리와 그 자발성을 중요시하면서 역사 속의 모든 것은 끊임없는 생성 변화 속에 있다고 봄
⇒ 역사 진행을 정신과 자연의 합리적인 것과 비합리적인 것의 종합 속에서 파악. 자연법사상과 이성주의를 거부하며 역사의 단선적·법칙적 발전과 진보를 거부
- 랑케의 역사 서술 자세 : 원사료에 충실함과 동시에 史實의 개성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려는 것. 그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wie es eigentlich gewesen, 그것은 과연 어떠하였던가) 기술할 것을 강조. 각 시대에 존재하는 독자적인 개성가치를 간파해야 한다고 주장.
- 역사발전 속에서 이룩되었던 개별 사실들의 파악에서 사실들의 의미는 어디까지나 그 사실들이 일어났던 당시의 시간적․공간적 관계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입장 → 과거 사실들을 연구하는 현재의 역사가의 감정이나 주관이 역사서술 작업에 개입되어서는 안 됨. 역사를 서술하는 데 있어서 “자기 자신을 해소”시키고, “사실들로 하여금 스스로 말하게”끔 한다는 것.
(제민일보 4·3은 말한다의 예)
- 역사주의는 역사학을 현실의 철학․정책에서 해방시켜 역사학자들의 연구시야를 개척.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역사학이 성립(랑케 - “근대역사학의 아버지”)
→ 일본, 한국의 역사학에도 지배적인 영향력 미침
- 문제점
① 랑케는 역사에 있어서의 이념적인 요인, 주관성을 누구보다도 배격한 인물이었지만, 그의 세계사 역시 독일적 보수주의(민족주의)의 전형적 표출 이외의 것이 아님. - 역사주의에서는 주로 정치사를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외교문서를 근거로 연구. 사회경제사적, 문화사적 관계들을 소홀히 다룸). 개체성의 강조가 민족국가의 계속적인 발전을 국가중심적으로 도모하면서 민족의 독자성, 나아가서는 그 우월성을 주장하는 종족이론으로까지 전개될 위험 있음.
→ 랑케는 후대에 역사발전을 독일 자체 내의 문제와만 결부시켜서 사고하는 위험한 경지에 도달.
② 랑케 자신이 초현실적, 윤리적 중도주의를 표방하였지만, 그가 전혀 자신의 민족적, 국가적 현실로부터 벗어나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님. 그는 어디까지나 당시대의 산물.
→ 그 역시 프러시아 군주제 지지. 국가와 교회의 변호자. 그가 대중을 거의 관심에 두지 않았던 것은 보수적 정치사상 속에 있었기 때문
→ 랑케도 역시 ‘객관적’으로 역사를 서술했다고 볼 수 없다.
③ 역사연구가 개인주의적이거나 개별 사실들을 중심으로 하면서 수행되는 반면, 총체적인 인식태도는 결여될 수 있음. 역사서술에 있어서는 모든 개체들의 독자성에 대한 지나친 인정이 보편적인 가치체계를 세울 수 없게 하고 결국에는 상대주의에 빠져버리게 됨. 그리고 사료의 중시 결과, 역사 사실의 객관성·신빙성에 대한 회의를 품게 함.
- 랑케 역사학의 의의
① 방법론적으로 역사학을 학문의 경지로 고양시킴 (“근대 역사학의 아버지”)
② 사상적으로는 형이상학이 아닌 구체적 역사철학 제시
→ 역사를 추상적·도식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사고하는 모형 제시
③ 그의 역사철학에 내포되어 있는 종교적 감정은 역사가들이 취해야 할 경건한 자세 보여줌
결국 랑케는 근대 역사학의 비판적 방법(사료 비판을 기본으로 한 실증사학)과 역사주의 사상을 완성시킨 위대한 역사가
랑케는 단순히 무엇이 일어났는가 만을 아는 것이 아니고, 정말 사실이 어떠했는가를 알려고 했으며, 이것은 결론적으로 전체사적 과정의 모습을 역사주의의 입장에서 고찰하고자 한 것임.
□ 20세기 역사 인식
○ 1차대전 이후 독일, 프랑스, 미국 등에서 역사주의에 대한 회의가 고조됨.
“역사사실이란 과거화해 버렸으므로 그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실제로 어려운 일. 역사란 완성된 것이 아니고 역사가에 의해서 비로소 이룩되는 것”
프랑스에서는 구조사, 독일에서는 사회사가 새로이 등장함.
① 프랑스의 구조사 - 아날(Annales)학파가 주도.
→ 역사는 총체적인 것이 되어야 하며 역사가는 개별적인 인간이나 사상이 아니라 집단적인 현상이나 사회를 연구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 역사를 총체적인 역사로서 구조적으로 파악하려는 입장.
② 독일의 사회사 - 사회구조와 그 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서는 역사인식 자체가 불충분하다는 견해가 확립. 사회사는 구태의연하게 민중의 역사 또는 좁은 의미의 사회사로 이해될 필요가 없으며 그것은 모든 분야, 계급, 영역의 역사를 포괄하는 총체적인 역사로 이해되어야 할 것.
○ 현대 역사가의 자세(올바른 역사관의 정립)
역사를 연구하는 역사가의 자세는 자신의 연구대상이나 관점을 어떤 특정한 분야에만 국한시켜서 파악할 것이 아니라 당시대의 모든 분야들을 총체적으로 다함께 고려하면서 파악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립되어야.
역사개념을 정의하고 역사관을 확립하고 방법론을 정립하는 일은 현재까지 이룩되어 온 것들을 우리가 종합해 보는 태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 그것은 물론 새로 개척될 수도 있겠지만, 너무 성급할 필요는 없다. 역사는 지금도 계속 형성되어 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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