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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별곡(靑山別曲) - 작자 미상 / 해설정리

by 휴리스틱31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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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산별곡(靑山別曲) - 작자 미상

 

살어리 살어리랏다.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래랑 먹고, 靑山(쳥산)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랑셩, 얄라리 얄라. <1>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2>

 

가던 새 가던 새 본다.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잉무든 장글란 가지고, 믈 아래 가던 새 본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3>

 

이링공 뎌링공 야 나즈란 디내와손뎌.

오리도 가리도 업슨 바므란  엇디 호리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4>

 

어듸라 더디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5>

 

살어리 살어리랏다. 래 살어리랏다.

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래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6>

 

가다가 가다가 드로라, 에졍지 가다가 드로라.

 대예 올아셔 奚琴()을 혀거를 드로라.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7>

 

가다니  브른 도긔 설진 강수를 비조라.

조롱곳 누로기 와 잡와니, 내 엇디 리잇고.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8>

<악장가사(樂章歌詞)>

 

 

 

 

<현대어 풀이>

 

1 -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서 살겠노라, 머루랑 다래랑 먹고 청산에서 살겠노라(청산에의 귀의)  

 

2 - 우는구나 우는구나 새여, 자고 일어나 우는구나 새여, 너보다 시름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 울며 지내노라(고독과 비애)  

 

3 - 가던 새 가던 새를 보았느냐? 물 아래쪽 들판으로 가던 새를 보았느냐? 이끼 묻은 연장을 가지고, 들판을 지나던 새를 보았느냐? (속세에의 미련)

 

4 - 이럭저럭하여 낮이야 지내 왔으나 올 사람 갈 사람도 없는 밤은 또 어찌하리오. (더욱 처절한 고독)

 

5 - 어디에 던지던 돌인가? 누구를 맞히던 돌인가?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없이 맞아서 울며 지내노라. (생의 체험)  

 

6 - 살겠노라.살겠노라 바다에서 살겠노라, 나문제 굴조개랑 먹고 바다에서 살겠노라(새로운 세계 동경)

 

7 - 가다가 가다가 듣는다. 외딴 부엌을 지나다가 듣는다. 사슴으로 분장한 광대가 장대에 올라서 해금 타는 것을 듣는다. (생의 절박감)

8 - (바다로) 가더니 불록한 독에 독한 술 빚는다. 조롱박꽃 같은 누룩이 매워 나를 붙잡으니 낸들 어찌하랴(고뇌의 해소)  

 

 

 

<작품 해제>

현실의 생활을 벗어나 자연 속에 묻혀 살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는 노래이다. 이 노래에서 그려지고 있는 자연은 청산과 바다로 집약되며, 그 속에서의 전원적 생활을 그리는 것이 주제에 해당한다. 현실에 대한 퇴영적이고도 도피적인 생각이 담겨 있음도 확인된다. 각 장()마다 반복되는 여음구가 음악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시구의 반복을 통한 의미의 강조가 수사적인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요점 정리>

작자 미상(未詳)

연대 고려 때(확실한 연대 알 수 없음)

 

<구성>

8 (매 연은 4구로 구성되어 있고, 각 구는 332조로 3음보 구성을 보이고 있다.)

기승전결(起承轉結) 4단 구성을 보이고 있다.

주제 - 삶의 고뇌와 비애(悲哀), 현실에의 체념, 생의 고독과 비애

의의

- '서경별곡'과 함께 고려 가요 중에서 가장 뛰어난 창작성과 문학성을 보이고 있는 작품 으로서,고려인 의 정서가 잘 나타나 있다.

- 음악적 효과가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 상적인 면에서는 극단적인 현실 도피 내지는 현실 부정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출전 <악장가사(樂章歌詞),><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시어 풀이>

살어리 : 살겠노라. '살어리랏다'의 준말

살어리랏다 : 살겠노라. 살아갈 것이로다. 살으리로다.

멀위랑 래랑 : 머루와 다래를. 머루며 다래를.

우러라 :우는구나. 울어라.

니러 : 일어나 기본형 : 닐다. '닐다(일어날 기)' '일다(이룰 성)'를 구별할 것.

널라와 : 너보다. '라와'는 비교 부사격 조사.

사름 한 : 시름(걱정)이 많음. 하다()' '()'를 구별할 것.

우니노라 : 울고 있노라.

가던 새 : 날아가던 새. 갈던 밭.

본다 : 보았느냐. 본다.

믈 아래 : 평원(平原)지대. '청산(靑山)'에 반대되는 인간 속세.

잉 무든 : 이끼 묻은 (녹이 슨). '잇 무든'의 오기(誤記)로 보기도 한다.

장글란 : 쟁길랑. 병기를 쟁기는 연장.

이링공 뎌링공 : 이리저리. 이리고 저리고.

'' ''은 강세 접미사로서 성조(聲調)를 고르게 하는 구실도 함.

나즈란 : 낮은. 낮에는.

디내와숀뎌 : 지내왔도다. 지내왔구나.

오리도 가리도 : 올 사람도 갈 사람도

업슨 : 없는

바므란 : 밤은. 밤에는.

엇디호리라 : 어찌하리까. 어찌하리오.

어듸라 : 어디에다. 어디다.

더디던 : 던지던()

돌코 : ()인가.

누리라 : 누구에다.누구를.

마치던 : 맞히던((),)

괴리도 : 사랑할 사람도.

마자셔 : 맞아서.

우니노라 : 울고 있노라.

 : 바다에.

 자기 : 나문재. 바다에서 채취하는 풀의 이름. 해초(海草)의 일종.

구조개랑 : 굴과 조개랑.

드로라 : 듣노라.

에졍지 : 외딴 부엌. 또는 마당.

'' '' '외따로'라는 뜻이고, '졍지'는 경상도 방언(慶尙道方言) '부엌'으로 해석하나 정설은 없다. 또는 들판을 멀리 돌아'로 해석하기도 한다.

대예 : 장대에.

올아셔 : 올라서.

해금(奚琴) : 해금을. '해금"은 아악에서 '깡깡이'라고 하는 악기의 이름.

혀거를 : 타거늘. 켜는 것을.

배브른 : 불룩한.

도긔 : 독에.

설진 : 살찐. 진산. 술이 '살찌다'라고 하였으므로 술의 농도(濃度)가 짙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수를 : 강술을. 강산 술을.

비조라 : 빚는구나.

조롱곳 : 조롱박꽃.조롱박꽃처럼 생긴 '조롱' '작은 박'이고,'' ''이다.

그러므로 '박꽃'이라는 꽃이 되는데, 이 것은 누룩의 모양이 '조롱박꽃'과 같다고 해서 누룩의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누로기 : 누룩이.누록>누룩.

매와 : 매워(,). 강렬하게. '매와' '얽어 매다'의 뜻으로 해석 하기도 한다.

잡사와니:붙잡으니.

엇디하리잇고 :어찌하리이까?

 

 

 

<시구 풀이>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淸算)애 살어리랏다.

살겠노라, 살겠노라. 청산에 살겠노라. '~리랏다'를 과거 가정법으로 보아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럴 경우, 과거에 그러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의 뜻이 함축된다.

청산'은 세속을 벗어나 고뇌를 달랠 수 있는 생의 안식처로서 이상향(理想鄕)이다. 청산에서 머루와 다래를 먹고라도 살겠다는 의지를 반복한 것은 생에 대한 강한 집념을 나타낸 것이다.

 

얄리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후렴구로 아무런 뜻이 없이 악률을 맞추기 위해 사용된 조흥구(助興句), 여흥구(餘興句)이다.

','음을 연속함으로써 경쾌함 음악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생의 괴로움을 잊고자 하는 낙천성(樂天性)을 보이고 있다.

 

우러라 우러라 새여, 자고 니러 우러라 새여.

''는 생의 고뇌 속에 몸부림치는 작자의 감정 이입의 표현이다.

 

널라와 시름 한 나도 자고 니러 우니로라.

너보다 시름(근심)이 많은 나도 자고 일어나서 울고 있노라.

비교법. ''와 동병상련(同病相憐)하는 감정 이입의 표현이다.

 

물 아래 가던 새 본다.

속세 (또는 평원 지대)에 가던 새를 본다.

'가다'의 이미지는 '오다'와 상대적으로 고독을 자아내게 한다.

속세에 대한 미련에 사로잡혀 있음을 알 수 있다.

'' '()'로 볼 수 없다고 보는 견해는 '믈 아래로 간다' '장글(연장)을 가지고 본다.'로 미루어 '가던 새'를 갈던 새(사래, 밭고랑 사이)'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잉 무든 장글란 가지고

녹이 슨, 무딘 연장을 가지고

이끼 묻은 쟁기(녹슨 병기)에서 속세에 대한 미련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링공뎌링공 야 나즈란 디내와숀뎌.

'이링공 저링공' ''음은 음악적 효과로 체념과 절망 속에서 고조되는 고독을 낙천적으로 승화한 경쾌감을 보여 주고 있다. 노래 내용이 구슬픈 것에도 불구하고 율격상 매우 경쾌한 인상을 주며(한 연이 4구로, 각 구가 3음보로 되어 있는데, 세번째 음보가 앞 두 음보보다 짧다), 후렴구에 나타나는 '' ''음의 조화로 밝고 명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어듸라 더딘던 돌코, 누리라 마치던 돌코.

어디에다 던지던 돌인가, 누구를 맞히던 돌인가. , 방향도 목표도 없이 던져진 맹목적인 돌은 인간의 운명적 고난을 상징한다.

 

믜리도 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

미워할 사람도 사랑할 사람도 없이 돌을 맞아서 울고 있노라.

사랑을 주고받지 못하는 것이 서글프지만 미워할 사람도 없는 신세는 더욱 고독하고 서글픈 일이다.담담한 마음으로 번민과 고독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기에 체념하고 있다.

 

(>바다에) 살어리랏다.

여기서 '바랄'은 새로운 세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속세와 인연을 끊고 '청산'에서 고독과 절망에 빠져 있어도 궁극적으로 ()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고 새로운 세계를 찾으려는 태도를 보인다.

 

사사미 짐대예 올아셔 해금을 혀거를 드로라.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서 깡깡이를 켜는 것을 듣노라. 기적 같은 일이라도 일어나야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가서 해금을 켜는 것:

1.속세인들의 잘난 체로 해석하는 견해.

2.불가능한 상황이 기적같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해석하는 견해.

3.산대잡희를 하는 광대 중 사슴으로 분장한 사람이 장대에 올라가서 해금을 켜는 것으로 보는 견해.

 

조롱곳 누로기 뫼와 잡사와니 내 엇디하리잇고.

누룩 냄새가 강렬하게 내 코로 스며들어 나를 붙잡으니 내 어찌하리까.

결국은 술에서 구원한 찾는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해와 감상 >

이 노래는 '악장가사'에 실려 있는 것으로 작자와 연대가 미상(未詳)이며 고려 때 일반 민간에서 불리워진 노래이다.

내용은 '서경별곡'이 남녀간의 내정을 노래하고 있는 데 비하여 이 노래는 생의 고뇌를 노래하였다. 고려 무신(武臣) 집권 시대의 다난(多難)한 삶 속에서 살던 일반 서민들의 생활 감정은 체념적 애조(哀調)와 자위적 해학에 빠지거나, 순간의 쾌락을 위하여 남녀간의 정사(情事)에 탐닉하는 애정지상주의에 빠지기가 일쑤였다. 이러한 생활 감정이 '서경별곡' '청산별곡'에 나타나 있는데 '청산별곡'은 전자(前者)에 해당된다. 이 노래의 전 편을 통해 볼 때 '청산에 살겠노라'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매우 깊은 체념적 애조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청산별곡'의 주제에 대하여는 다음의 세 가지 이설(異說)이 있다.

첫째는 고려 후기에 계속되는 전란을 피해 이리저리 떠돌며 유랑하는 서민의 애상적인 처지를 노래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

둘째는 실연한 사람이 짝사랑의 애상 때문에 생의 비애를 느끼고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노래한 것이라고 보는 견해.

셋째는 속새의 번뇌를 벗어나기 위해 청산을 찾아 위안을 구하면서도 삶에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지식인의 술노래라는 견해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이 노래는 청산이나 바다를 찾아 외롭게 사는 한 사람의 애닯은 심정과 삶에 대한 비애를 읊은 것으로 그 이면에는 풍자와 낙천성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즉 비애와 고독을 노래한 뒤에 명랑한 후렴구를 반복함으로써 단순한 인생의 고통을 노래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여 승화시키려는 고려인의 강한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이 노래가 고려 가요라는 근거는 없으나, 구성 방법이나 사상정조(情調)가 그것과 비슷하므로 고려 가요로 간주한다. 이 노래는 고려 시대 사람들의 생활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는데 그것은 자연에 대한 살아, 현실 도피, 은둔의식, 낙천적 의식 등이다.

이 작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척신(戚臣)들의 횡포와 무신들의 무단 통치, 내우 외환의 정세(政勢)등이 있다. 8연에 등장하는 ''이 이러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의식을 잘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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