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석가
딩아 돌하 當今(당금)에 계샹이다.
딩아 돌하 當今(당금)에 계샹이다.
先王聖代(선왕성대)예 노니와지이다.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삭삭기 셰몰애 별헤 나
구은 밤 닷 되를 심고이다.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그 바미 우미 도다 삭나거시아
有德(유덕)신 님믈 여와지이다.
玉으로 蓮(연)ㅅ고즐 사교이다.
玉으로 蓮(연)ㅅ고즐 사교이다.
바희 우희 接主(접주)요이다.
그 고지 三同(삼동)이 퓌거시아
그 고지 三同(삼동)이 퓌거시아
有德(유덕)신 님 여와지이다.
므쇠로 텰릭을 아 나
므쇠로 텰릭을 아 나
鐵絲(철사)로 주롬 바고이다.
그 오시 다 헐어시아
그 오시 다 헐어시아
有德(유덕)신 님 여와지이다.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므쇠로 한쇼를 디여다가
鐵樹山(철수산)애 노호이다.
그 鐵草(철초)를 머거아
그 鐵草(철초)를 머거아
有德(유덕)신 님 여와지이다.
구스리 바회예 디신
구스리 바회예 디신
긴힛 그츠리잇가
즈믄 외오곰 녀신
즈믄 외오곰 녀신
信(신)잇 그츠리잇가.
<악장가사(樂章歌詞)>
<작품 해설>
작자․연대 미상의 고려 속요이다. 노래의 이름인 ‘정석(鄭石)’은 이 노래 첫머리에 나오는 ‘딩아 돌하’의 ‘딩[鄭]’과 ‘돌[石]’을 차자(借字)한 것으로서 타악기를 의인화한 것으로 보인다.
‘악장가사’에 전 편이, ‘시용향악보’에 첫 연이 실려 전하며, 끝 연(제6연)은 ‘서경별곡(西京別曲)’의 제2연과 같은 가사로 되어 있다. 조선조에 와서는 궁중 악장으로 사용되었다.
둘째 연부터 마지막 연까지 똑같은 표현 수법으로서 불가능한 일을 제시하여 이별의 불가능, 즉 영원한 사랑을 노래하였다. 특히 이 노래는 과장법에 해학적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우리 민족의 은근과 끈기의 성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
<요점 정리>
작자 : 미상(未詳)
연대 : 고려 때로 추정
구성 : 6연으로 된 연시(聯詩)에 3음보로, 제 1연은 3구로 구성되어 있고, 제2-6연은 각 6구로 구성되어 있음 (기 : 1연 서 : 2~5연 결 : 6연의 3단 구성)
주제 : 임에 대한 영원한 사랑, 임에의 영원한 연모의 정,태평 성대(太平聖代)의 기원
의의 : 대부분의 고려 가요가 이별이나 애원 또는 향락의 정서를 읊고 있는 데 반해 영원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고, 완곡한 방법으로 시상(詩想)을 표현한 점은 색다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불가능한 상황 설정을 통해 사랑의 절실함을 표현하고 있다.
출전 <악장가사(樂章歌詞)>
<시어 풀이>
딩하 돌하 : 딩돌아 정석아
당금에 : 지금에
계샹이다 : 계십니다.
션왕셩예 : 태평성대에
노니와지이다 : 놀고 싶습니다.
삭삭기 : 바삭바삭한 모양
셰몰애 : 가는 (細)모래
별헤 : 벼랑에
나 : 악률에 맞추기 위한 무의미한 조음구(調音句)
구은 밤 : 구운 밤
심고이다 : 심습니다.
삭나거시아 : 싹이 나야만이
유덕신: 덕행이 있으신
여와지이다 : 여의고 (이별)하고 싶다
련ㅅ고즐: 연(蓮)꽃을
사교이다: 새깁니다
바회 : 바위
접듀요이다 : 붙입니다
삼동이 : 세 묶음이
므쇠로 : 무쇠로
텰릭을 : 융복(戎服 :철릭과 주립으로 된 군복의 한 가지)을
아 : 재단하여
주롬: 주름
바고이다 : 박습니다
한쇼 : 큰 소. 황소
디여다가 : 지어다가
텰슈산애 : 쇠로 된 나무가 있는 산에
노호이다 : 놓습니다
텰초: 철로 된 풀
디신 : 떨어진들
깃힛 : 끈이야
녀신 : 살아간들
<시구 풀이 >
․딩하 돌하 당금(當今)에 계샹이다
징이여 돌이여(임금님이)지금에 계십니다.
태평 성대에 징․돌 등의 악기를 울리며 마음껏 놀고 싶음을 나타내었다. '딩'은 (鉦),'돌'은 石(석),즉 磬(경)이므로 금속 악기인'鉦磬(정과 경쇠라는 악기)'에 은유하여 연정의 대상 인물인 '鄭石을 나타낸 것이다.
․션왕셩예 노니와지이다 : 선왕선대에 놀고 싶습니다.
서사로서 전체 연과의 긴밀한 연결 없이 의식요의 기능을 지닐 뿐이다.
․구운 밤 닷 되를 심고이다. / ~삭나거시아
'구운 밤'이 싹이 남은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불가능한 사실을 가능한 사실로 표현하는 것은 임과의 영원한 사랑에 대한 정감의 깊이를 나타낸 것이다. 임과 영원히 살아가고픈 심정을 나타낸 과장법.
․삼동(三同)이 퓌거시아
세 묶음이 피어야. 추운 겨울에 피어야.
'삼동(三同)'을 '세 묶음', 또는 '三冬'의 오기로 보고 '추운 겨울' 등으로 풀이한다.
․ 그 오시 다 헐어시아 / 여와지이다
(철사로 주름을 박은)그 옷이 다 헐어지면 덕이 높으신 임과 이별하고 싶습니다.
즈믄 외오곰 녀신 / 신(信)잇 그츠리잇가 .
․천 년을 서로 떨어져 홀로 살아간들 믿음이야 끓어지겠습니까?
임에 대한 영원한 신의(信義)와 사랑을 나타내기 위한 표현이다.
<이해와 감상 >
이 노래는 가사 이외에 어떠한 배경적 자료도 문헌에 보이지 않아, 고려 가요로 단정할 증거는 없다. 다만 내용, 형식, 표현상의 특색으로 보아 고려 가요와 일치하는 점이 많아 고려 가요로 보고 있다. 문헌상 기록이 없어 정확한 노래의 뜻은 알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임에의 열렬한 사랑의 정, 또는 축도(祝禱)의 정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특히 모두가 불가능한 것을 설정해 놓고 영원한 사랑을 구가한 것이 특색이다. 제6연은 이 노래와 관계 없는 '서경별곡'의 제2연을 차용한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6연이 여러 작품에 보이는 것은 이 내용이 당시 사람들에게 널리 유행했었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참고 자료
정석가(鄭石歌)
고려가요. 작자․연대 미상. 고려가요라는 확증은 없으나, 형식․어법(語法)․정조(情調) 등으로 보아 그렇게 추정한다. 6연 11절로 되었고, 제6편은 《서경별곡(西京別曲)》의 제2연과 가사가 일치한다. 내용은 임금의 만수무강을 빌고 아울러 남녀간의 끝없는 애정을 읊은 노래로, 소박하나 순수한 충성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노래 제목인 정석(鄭石)은 가사의 첫머리인 딩아돌아 당금(當今)에 계샹이다…에 나오는 딩․돌의 차자(借字)인 듯하며, 이는 또 악기 소리로 생각되므로 정석은 악기를 의인화(擬人化)한 것으로 추정된다. 《악장가사(樂章歌詞)》에 전문이 실려 전해진다.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에는 제1연만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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