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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물레방아(1925)-나도향-

by 휴리스틱31 202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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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1925)

-나도향-

 

● 줄거리

 

방원은 전남편에게 칼로 찔린 아내와 함께 신치규 집에 와서 막실살이를 하면서 살게 된다. 그런데 방원의 아내를 쇤네 할멈을 시켜 신치규가 유혹한다. 어떠한 가을밤 물레방앗간 옆에서 나이 스물 두 살의 한창 정열에 불타는 젊은 여자인 방원의 아내와 인생의 황혼에 선 늙은이 신치규가 수작을 벌인다. 계집은 몸을 돌리려고도 하지 않고 영감이 하는 대로 내 버려 둔다. 신치규는 탐욕스런 눈으로 계집을 유혹하며, 계집은 감언이설과 돈에 혹해서 정욕에 가득찬 눈으로 그와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갔다가 이삼십 분 후에 다시 나온다.

 

사흘이 지난 뒤에 신치규는 방원을 사랑마당 앞으로 불러놓고 자기집에 사정이 있으니 다른 곳에 좋은 집을 찾아보라고 한다. 혼자 몸이 아닌 방원은 애걸을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아내더러 안주인에게 사정해보라고 이야기하지만 아내는 방원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는다. 방원은 가뜩이나 화가 나있는데, 아내가 자기의 이야기를 듣는 척도 하지 않자 결국 크게 싸운다. 그날 저녁 방원은 계집과 사과할 마음까지 갖지만, 아내는 집에 없다. 옆집 아주머니의 말을 듣고 방앗간에 간 그는 신치규와 아내가 방앗간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그들은 방원이 온 것을 보고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신치규가 기침을 서투르게 하고 훈계까지 한다. 화가 난 방원은 그를 죽도록 때린다.

 

방원은 순검의 구두소리를 듣고 도망치려 했으나, 아내의 완강한 거부로 포승에 묶여 주제소로 끌려간다. 신치규는 방원의 계집을 데리고 산다. 석달 후에 방원은 상해죄로 복역을 하다가 만기가 되어 출옥한다. 방원은 이백 리나 되는 길을 걸어 계집이 사는 마을에 찾아온다. 그러나 아무도 그에게 아는 체하는 사람이 없으며, 전에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도 그를 피해 버린다. 분한 생각에 년놈을 모두 처치할 생각으로 방원은 신치규의 집울을 넘어들며 칼을 빼들고 사랑을 엿보다가 건넌방 창밑에 다가선다.

 

예쁜 계집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들은 방원은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아내의 의향을 떠보기로 작정한다. 계집을 물레방아 옆으로 데리고 가서 같이 도망갈 것을 제의하나 계집은 단호하게 거절한다. 계집이 방원의 손에 든 칼을 뿌리쳐 땅에 떨어뜨린다. 계집의 눈에는 이미 독이 올라 막무가내다. 방원은 계집의 결심의 뜻을 읽고 계집의 옆구리를 칼로 힘껏 찌른 뒤에 그 칼을 빼어 들어 자신의 가슴을 찌른다.

 

 

● 인물의 성격

 

 방원 → 남의 여자를 데리고 야반도주하여 신치규의 막간살이를 하다가 신치규와 아내의 간음을 목격한다. 주인 신치규를 구타하여 감옥살이를 하며 출옥한 뒤에 자기를 배신한 아내를 살해하고 자결한다.

 방원의 아내 → 젊고 요염한 창부형의 여자로 물질적인 욕구 때문에 남편을 배신하고 신치규와 같이 살다가 남편 방원에게 살해된다.

◆ 신치규 → 지주이며 탐욕스런 늙은이

 

● 구성 단계

 

 발단 : 신치규는 자기 집 막실에 사는 이방원의 아내를 탐낸다.

 전개 : 신치규는 이방원의 아내를 유혹한다

 위기 : 이방원은 신치규와 자기 아내가 물레방앗간에서 나오는 것을 목격한다.

 절정 : 이방원은 자신의 아내를 두둔하는 신치규를 구타, 상해죄(傷害罪)로 구속되어 석 달간 복역함.

 결말 : 출감한 이방원은 아내를 찾아가 본심을 물어 본 후, 자신의 간청을 듣지 않는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

 

 

●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한 남자의 비극적 인생을 극화한 작품이다. 그는 가난하며 남의 집 막간살이를 하여 생계를 이어가는 하층민이다. 이런 삶의 조건은 인간적 새활을 제약하는데 그치지 않고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을 초점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가난과 신분적 열등이 어떤 처참한 사태로 삶을 몰아가는지 그 과정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인과율에 기초한 사건진행을 보여준다. 즉, "궁핍과 신분적 열세 → 아내를 빼앗김 → 인간적 분노 → 감옥행 → 과거로의 회귀 염원 → 실패 → 살인 → 자살"로 연결되어 간다. 이 연결고리는 개연성을 지니고 있어서 사실성을 확보하며, 또 탄탄한 구조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얼마간의 계급적인 갈등이 드러난다. 그러나 프로문학에서와는 달리 계급적인 투쟁이나 계급적 실천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기 보다는 인간의 본능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계급적인 갈등은 상전인 신치규에 대해 방원이 눈을 부라리며 괘씸한 놈이라고 소리치는 데서 찾을 수 있는데, 이것은 지주의 부당한 횡포에 연유한 소작인의 항거임에도 계급적 모순에 근거를 두고 있기보다는 아내를 빼앗아 간 신치규에 대한 본능적인 항거에 불과하다.

 

작품의 중요한 공간인 '물레방앗간'은 곡식을 찧는 곳, 그러니까 생존과 관계된 곳이면서도 성(性)과 연관된 장소이기도 하다. 마을에서 외따로 떨어져 있어 밀회의 장소로 애용되었던 물레방아는 토속적인 애욕의 세계를 연상시키며, 방원과 그의 아내가 빚어내는 격렬한 애욕의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또한 물레방아는 끊임없이 돌아가는 것에서 인생유전을, 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맴도는 것에서 운명적 굴레를, 그 서정적 낭만 공간이라는 면에서 성적 이미지를 풍긴다. 또한 물레방아는 주인공 이방원이 운명의 굴레에 속박된 존재로, 가난과 무지로 인해 피해받는 하층민의 모습을 처참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은 또한 방원의 애정관과 아내의 애정관의 갈등이 핵심적 문제가 된다. 아내의 창부형 애정관에 비해 방원은 다소 순수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이 격차는 결국 두 사람의 화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갈등의 씨앗이 될 것임을 미리 짐작할 수 있고, 그것의 진행에 독자는 흥미를 지니게 된다. 신분질서와 빈부의 문제가 사회적 배경을 이루는 가운데 두 애정관이 충돌하고, 마침내 파경에 이르는 비극적 상황을 제시함으로써 인간 문제의 원초적 세계를 충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은 금전 만능주의에 의해 상실된 인간성의 문제와 인간의 본능적인 성정을 그린 작품이라고 봄이 타당할 듯하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순수소설, 낭만주의 소설

◆ 배경 : 농촌의 현실과 밀착된 인생의 덧없음과 성적 애로티시즘을 상징적으로 표상해주는 물레방앗간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도덕성이 결여된 물질만능주의와 방원 부부의 비극적 운명

             돈에 의한 성의 박탈과 회복에의 비극

 

● 생각해 볼 문제

 

1. 이 소설이 주제로 하고 있는 인간 본성과 감정의 측면은 무엇인가?

⇒ 원초적인 애욕의 세계

 

2. 창부형인 아내가 신치규를 택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인륜이 없는 동물적 욕구의 소요자에게 필요한 건 돈과 성(性)이다. 돈을 택하게 되었기 때문에 신치규에게로 가게 되는데, 그 이면에는 속물 근성이 자리하고 있다.

 

3. 이 작품과 <백치 아다다>에서 나타나는 '돈'의 의미를 구별해보자.

⇒ 두 작품 모두 돈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다. 돈은 인간의 사랑이라는 숭고한 가치를 무색케 하는 폭력적이고 부정한 것으로 그려진다. 여기에서 돈과 직접 관련된 당사자는 모두 여자이다. 이 작품에서의 여자인 '방원의 아내'는 돈을 위해 인륜을 버리는 파렴치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백치 아다다>의 '아다다'는 돈 때문에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 돈을 버리는 여자이다. 하나는 사랑보다 돈을, 다른 하나는 돈보다 사랑을 택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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