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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 줄거리/해설]유자소전(兪子小傳)(1991)-이문구-

by 휴리스틱31 202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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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소전(兪子小傳)(1991)

-이문구- 

 

● 줄거리

 

유재필이라는 친구는 심성이 깔끔하고 매사에 생각이 깊고 침착하며 능력도 작지 아니하여 작가인 '나'에게 많은 것을 도와 준 사람이다. 그는 남에게 기대거나 남 앞에 나서기를 꺼리며, 분수없이 남을 제끼거나 잘났다고 으스대는 자를 매우 싫어하고 남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사는 방식은 우리가 사는 요즈음 세상과는 잘 맞지 않아서 돌출된 행동을 많이 하고 세상살이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는 남들을 위해 일하고 또 자신의 능력이 닿는 한 부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살아가려 한다. 그렇게 자신이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과 가난한 이웃들을 도우려 애쓰다가 자신의 몸이 망가지고, 망가진 몸으로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다가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만다. 요령과 불의와 사기가 판을 치는 세상에 자기가 지닌 가치관에 따라 당당하게 살다간 유자야말로 이 시대가 기려야 할 인물이기에 '전'을 써서 기리는 것이다.

 

◆ 구성 단계

* 발단 : 유자의 성품과 어린 시절 → 유자는 매사에 생각이 깊고 침착하며 성품이 곧아 자신의 주장과 태도를 항상 명확히 했다. 그의 이름은 유재필인데, 사람들은 그를 유자라고 불렀다. 어린 시절 유자는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역의 명물로 통했고, 임기응변과 붙임성이 좋은 아이었다.

 

 

* 전개 : 유자의 청년기 → 학교를 졸업한 유자는 민주당 지구당 위원장의 유세 현장에서 확성기 줄을 이어 준 것이 인연이 되어 위원장의 운전수 노릇을 하게 된다. 사월 혁명 직후 총선에서 위원장이 승리하자 유자는 위원장 집에서 숙식하며 정치 식객들과 어울린다. 위원장이 부정 축재자로 몰려 잡혀가자 유자도 덩달아 끌려가지만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풀려난다. 그 뒤 유자는 군대에 가고 군대에서 가짜 도사 노릇을 한다. 제대 후에는 서울로 올라가 재벌 총수의 운전수가 된다.

 

* 위기 : 유자의 이직 → 유자는 총수의 신임을 받으며 안정된 삶을 산다. 그러나 유자는 사람의 인건비보다 더 비싼 잉어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총수를 보면서 그의 위선적인 모습에 회의를 느낀다. 어느 날 유자는 총수가 아끼는 불상을 침으로 문질러 닦으려다가 집에서 쫓겨나고 회사에서는 좌천되어 운수 회사 노선 상무가 된다.

 

* 절정 : 유자의 선행 → 노선 상무가 된 유자는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부서에 들어가게 된다. 유자는 자신의 주어진 소임을 다하고자 노력한다. 유자는 늘 공명정대하게 일을 처리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

 

* 결말 : 유자의 퇴직과 죽음 → 유자는 문인들과도 활발히 교류하면서 자신이 필요한 상황이면 최선을 다해 돕는다. 유자는 만년에 종합 병원 원무 실장이 되고 6 · 29 선언 당시 시위를 하다 부상당한 사람들을 돕다가 그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 뒤 유자는 간암으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다.

 

 

● 인물

 

◆ '나' → 이글의 서술자이자 지은이인 작가 이문구 자신이다.

◆ 유자 → '나'의 30년 지기인 유재필. 비록 배우지는 못하였으나 천연덕스럽고 숫기 좋은 성격에 왕성한 호기심과 맡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장인 정신을 겸비한 인물이다. 충청도 방언의 보고로 불리는 입심을 지녀 많은 문인의 친구이자 선배가 되었다.

◆ 총수 → 사람보다 값나가는 물고기를 겉치레로 기르며 물질을 우선시하는 사치심이 강하고 위선적인 인물로, 가진 것 없고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거만한 성격을 지녔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제목대로 유씨 성을 가진 사람의 일대기 중의 일부이다. 전(傳)이라는 이름을 가진 일대기 형식을 빌려 온 점이나, 사투리를 사용하여 향토적 정서를 강하게 한 점, 희극적 상황의 설정과 사건 전개 등은 전통적인 서사를 계승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유자라는 인물의 다소 전근대적이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통해 사치심과 이기심에 젖어 허황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의 자세를 비판하는 방식은 웃음 속에 현실을 풍자하는 가면극과 매우 흡사하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을 쓴 이문구는 우리 전통을 계승하여 세계화를 이룩하려는 우리 문학의 흐름을 보여 준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전'이라는 전근대적 느낌이 드는 형식과 전근대적 성격의 인물을 다룬 내용이 절묘하게 조화되며,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와 비속어들의 생생한 구사, 무엇인가를 비웃거나 비꼬듯한 인물들의 어투, 1인칭 관찰자 시점이면서도 전지적으로 서술하는 점 등이 특색이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현대 소설, 단편 소설, 세태 소설, 실명(實名) 소설

◆ 성격 : 풍자적, 해학적, 사실적, 서민적, 향토적

◆ 배경 : 1970년대, 서울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의 혼용

 

◆ 특징

* 일대기적 구성, 역순행적 구성, 삽화식 구성

* 휴머니즘에 근거한 해학적 성격이 강조됨.

* 구수한 충청도 방언과 비속어를 구사함.

* 참신하고 기발한 비유와 현대인의 삶의 자세 비판

◆ 출전 : <방황하는 내국인>(1991)

◆ 주제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

 

 

● 더 읽을거리

 

◆ '유재필'이라는 인물의 일대기

출생~학창시절 * 1941년 홍성 출생
* 대천에서 성장
* 성숙한 소년
군대시절 * 특유의 처세술로 '도사'라는 별명을 얻음.
* 운전을 배우고 편하게 지냄.
제대 후 * 재벌 총수의 운전수, 교통사고를 처리하는 노선 상무 및 과장, 종합병원 원무 실장 등을 지내며 인간의 도리를 실천함.
죽은 후 * 문인들과 교유하며 친분을 쌓다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자 문인들이 유자를 찬(讚)함.

 

◆ '유자소전'에서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

웃음을 유발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비천한 주인공을 등장시키는 것이다. 희극에는 대부분 천하고 어리석고 못나고 뭔가 부족한 듯한 인물이 나오는데, 이들은 인물 그 자체로 웃음을 유발하곤 한다. 그들의 말투, 그들의 몸짓, 똑똑하지 못한 그들의 어설픈 판단까지 모두 독자들에게는 웃음의 대상이 된다. 이 작품에서는 주인공 '유자'가 바로 그런 인물이다. 작가는 유자를 등장시켜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데, 유자와 대조되는 부정적인 인물인 총수를 희화화함으로써 웃음의 효과를 얻고 있다. 따라서 유자가 사용하는 사투리와 말장난은 모두 풍자의 힘을 지니게 된다.

 

 

◆ 이 작품의 서술 방식과 그 효과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서술 방식의 독특함으로 드러난다. 충청도 특유의 사투리와 더불어 유자의 계층과 그가 살아온 길을 보여주는 듯한 적당한 비속어, 그리고 유자에 대한 서술자의 평가 등이 적절하게 어우러지면서 다른 소설과는 다른 맛깔스러운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방언의 효과 * 토속적인 정감과 사실성, 현장성을 획득함.
* 주인공에 대하여 친근감을 유발함.
비속어의 효과 * 주인공이 속한 계층과 그들의 처지를 전형적으로 표현함.
* 풍자와 비판의 효과를 지님.
판소리 사설체의 효과 * 전지적인 서술자의 위치에서 작가의 생각을 직접 독자에게 전달함.
* 등장인물을 논평하면서 독자와 함께 조롱하고 풍자함.

 

◆ 작가가 유재필에게 '유자'라는 칭호를 붙여 준 까닭은?

유재필은 평범하지만 대인의 자질을 갖춘 인물이다. 그는 고리타분한 원칙주의자였지만 진정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했다. 일을 할 때는 적당주의를 멀리하고 항상 최선을 다했으며,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그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자신의 주머니를 털어 가난한 이웃을 돌보았으며 주변에 있는 수많은 문인의 살림까지 도맡아 처리했다. 유재필의 삶을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는 점에서 그를 유 씨가 아니라 유자라고 부른 것이다.

 

◆ 이 작품에서 '풍자'의 역할은?

풍자는 사회가 이원적 구조로 대립할 때 하부 구조에서 상부 구조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 작품에서 풍자의 대상은 '재벌 총수'이다. 실례로 총수가 잉어들이 떼죽음당한 사건과 관련해 유자에게 그 원인을 묻자, 잉어들이 감기에 걸렸거나 피곤해서 죽었을 것이라고 대답한다. 또 죽은 잉어를 어떻게 했느냐고 물었을 때, 값비싼 고기지만 맛은 없었다고 대답한다. 이런 행동은 사람보다 물고기가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을 풍자하고 더 나아가 총수처럼 물질을 우선시하는 현대 사회의 세태를 꼬집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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