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느티나무
강 신 재
☆ 읽고나서
느티나무 아래서 약속을 하며 사랑을 지켜갈 것을 바라는 마음으로 끝나는 이 책은 재혼으로 인해 만난 남녀가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 사랑을 느끼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불순하고 유교사상의 시대아래 맞지 않는 거북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읽고나면 숙희와 현규의 순수한 사랑을 알 수 있다. 비록 결과는 나와 있지 않지만 변치않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변하지 않을 것이란걸 느낄수 있었다...
요즈음 나오는 로맨스 소설보다 주인공의 감정과 행동들이 세세하게 표현되 있어서 깔끔하고 특히나 현규에 대한 감정이 깊지만 간직하고 말하지 않는 모습이 더욱 아름다웠다
다만 나로서는 둘의 관계가 어렵게 만난 인연인 만큼 부모와의 갈등과 사회적인 시선, 그리고 나아갈 길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조심스럽고 조심스럽게 건설적으로 생각하는 둘의 모습에 미소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 줄거리
18 살의 여고생인 숙희와 22 살의 대학생인 현규는 한 집에 사는 오누이와 같은 관계이다. 즉 숙희는 후처가 데리고 온 딸이고 현규는 전처 소생의 아들이다. '나' 즉 여고생 숙희는 '그' 현규에게 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둘은 사랑하는 사이로 둘 다 균형과 조화가 잡혀 있는 아름다운 남녀이다. 그녀의 엄마는 무슈 리와 재혼을 했다. 혈연이 없는 남남이면서 그들의 부모가 부부라는 형식적인 제약 때문에 서로 고민한다. 오누이의 관계에서 사랑하는 사이이므로 고민에 빠지게 되나, 숙희가 알고 있는 K 장관의 아들이자 의과대학생인 지수가 숙희에게 러브 레터를 보내자 현규는 분한 마음에 숙희의 뺨을 갈기고, 숙희는 현규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의부가 외국으로 떠나고 엄마가 따라가자 숙희는 엄마가 없이 현규와 둘이만 있어야 할 집에서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걱정한다. 그래서 그녀는 할머니에게 다녀온다고 우기고 서울을 떠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려고 마음을 먹으면서 시골로 내려가서 거의 매일 뒷산에 올랐다. 느티나무 밑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현규가 나타났다. 둘은 무의미한 윤리의 껍질을 벗어 던지고 연인으로 돌아가 사랑해도 괜찮을 방법을 찾으면서 느티나무를 잡고 이성으로 각자의 현재의 길(숙희에게는 학업의 길)을 걷자고 맹세한다. 우리에게는 외국으로 떠나는 길도 있다고 하며.... 젊은 느티나무는 이들 연인의 기쁨을 품은 슬픈 맹세를 듣는 증인이 된다.
☆ 등장인물
* 숙희(나): 18세의 여고생. 후처가 데리고 온 딸. 이복오빠인 현규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낌.
* 현규: 대학생. 전처 소생의 아들. 이복 여동생의 사랑을 냉정하고 지혜롭게 헤쳐 나간다.
* 어머니: 남편과 사별하고 결혼 전부터 혼담이 있었던 무슈리와 재혼함.
* 무슈리: 숙희의 새아버지. 성격이 부드럽고 과묵한 경제학 교수
* 지수: 현규의 친구이며 장관의 아들. 숙희를 좋아하여 연애 편지를 보낸다.
☆ 핵심정리
* 갈래: 단편소설. 순수소설. 성장 소설.
* 배경: 시간(6 25전쟁 이후), 공간(서울에서 약간 떨어진 S촌과 느티나무가 있는 시골)
* 경향: 낭만주의 소설
* 시점: 1인칭 주인공 시점
* 어조: 여성적이고 서정적인 부드러운 어조
* 주제: 젊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
* 표현: 감각적 이미지를 통한 인물 제시. 오빠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을 내적 독백 형식으로 서술
* 출전: <사상계>(1960년)
☆ 구성
* 발단: 어머니의 재혼으로 '나'는 므슈 리(새아버지)의 집에 와서 기거하게 되며 거기서 이복 오빠 현규를 만난다.
* 전개: 이복 오빠인 현규를 이성으로 느끼며 사랑의 감정을 갖기 시작한다.
* 위기: 현규의 친구 지수가 '나'에게 보낸 연애 편지로 인해서 현규가 질투하는 모습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기쁨에 젖는다.
* 절정: 괴로운 마음을 안고 시골로 간 '나(숙희)'가 괴로운 시간을 보낼 때 현규가 찾아온다.
* 결말: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아픔을 참고 먼 훗날을 약속하며 각자 현재의 길을 걷기로 다짐한다.
☆ 강신재(康信哉)
1924년 서울 출생. 경기여고를 거쳐 1943년 이화여전 가사과에 입학했으나 2학년 중퇴 후 결혼. 1949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단편 [얼굴],[점순이]를 <문예>에 발표한 후 문단에 등단. 대표작에는 [임진강의 민들레](1962), [오늘과 내일](1966), [파도](1970) 등이 있고 창작집으로 [희화](1959), [젊은 느티나무](1970)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초기에는 주로 현대 남녀의 애정 윤리를 그렸고, 최근에는 역사소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59년 [절벽]으로 한국문협상을 수상하고 1967년 장편 [이 찬란한 슬픔을]로 제 3회 여류문학상 수상.
☆ 해설 1
이 작품의 기본 골격은 '만남'과 '떠남', 그리고 '만남의 가능성'으로 요약된다.
열여덟 살의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숙희는 이복 오빠로 만난 현규에게서 '비누 냄새'처럼 상큼하고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금지된 사랑이기에 그의 곁을 떠난다. 현규가 숙희를 찾아가서 이들은 또 만나지만, 자신들의 사랑을 지속시키기 위해 다시 떠날(헤어질) 것을 약속한다. 그것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떠남이며 그래서 기쁨을 품은 슬픈 약속인 것이다. '젊은 느티나무'는 두 여인의 약속을 듣는 증인이 되며, 꿈을 잃지 않는 젊음을 상징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는 숙희와 현규의 애정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그들의 감정의 흐름을 산뜻한 감각을 지닌 세련된 문장으로 표현함으로써, 이런 소재의 작품이 흔히 보이기 쉬운 신파조(調)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있다.
이 작품은 사회 규범상 용납될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갈등을 윤리적 차원에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인물들이 그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소해 가는가에 초점을 두고, 사회 규범을 초월하는 사랑의 순수성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끝까지 맑고 청순한 사랑의 감정을 깨뜨리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현실의 아픔을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숙희와 현규의 의지가 감동을 줄 만하다.<문원각>
☆ 참고
* 느티나무의 상징적 의미: 숙희와 현규가 함께 지켜 나갈 젊고 싱그런 사랑의 상징물로 볼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숙희가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가 있으면서 의지하게 되는 대상이므로 순수 자연의 이미지도 포함하고 있다. 두 연인의 약속을 듣는 증인, 꿈을 잃지 않는 젊음.
* 비누냄새: 인물의 깔끔하고 정결함을 드러내는 감각적인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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