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에 부쳐
1. 워즈워즈(William Wordsworth:1770~1850)
영국 낭만주의 시인,'호반 시인'으로 불리기도 함.19세기 영국 낭만주의의 개척자로 영국 북부 캠벌랜드 호소지방에서 태어나서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하고, 프랑스 혁명에 동조하여 지롱드당에서 활동하였으나, 공포 정치의 출현으로 환멸을 느끼고 귀국하였다. 로 영국남부의 농촌에 살면서 시작에 힘써, 그를 '자연의 목사'라 부르기도 한다. 그의 <서정 민요집(Lyrical Ballads),1798>은 영국 낭만주의 물결을 일으킨 계기가 되었다.
작품 : <서정 민요집>,<루시의 노래>,<틴터언 수도원>,<영혼 불멸>,<서곡> 등
2. 단원 개관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인 워즈워스의 시 중에서 가장 널리 회자되는 작품의 하나로, 어른이 된 시적 자아가 뻐꾸기 울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꿈많던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작품이다. 자유 분방한 감정의 표현, 현실적 감각보다는 상상력을 중시하는 태도 등 낭만주의 시풍의 특색을 잘 드러내고 있다. 쉽게 읽혀지는 시로 뻐꾸기 울음 소리를 통해 젊은 시절을 회상하는 시적 자아의 낭만성과 대상인 뻐꾸기에 대한 예찬적 태도,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확대해 나가는 시적 자아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3. 본 문
오, 유쾌한 새 손[客]이여!
예 듣고 지금 도 들으니
내 마음 기쁘다.
오, 뻐꾸기여!
내 너를 '새'라 부르랴,
내 너를 '소리'라 부르랴?
풀밭에 누워서
거푸 우는 네 소릴 듣는다.
멀고도 가까운 듯
이 산 저 산 옮아가는구나.
골짜기에겐 한갓
햇빛과 꽃 얘기로 들릴 테지만
너는 내게 실어다 준다.
꿈 많은 시절의 얘기를.
정말이지 잘 왔구나
범의 귀염둥이여!
상기도 너는 내게
새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하나의 목소리요, 수수께끼
학교 시절에 귀 기울였던
바로 그 소리,
숲 속과 나무와 하늘을
몇 번이고 바라보게 했던
바로 그 울음소리.
너를 찾으려
숲 속과 풀밭을
얼마나 헤매었던가.
너는 여전히 내가 그리는
소망이요 사랑이었으나
끝내 보이지 않았다.
지금도 들판에 누워
네 소리에 귀 기울인다.
그 소리에 귀 기울일라치면
황금빛 옛 시절이 돌아온다.
오, 축복받은 새여!
우리가 발 디딘
이 땅이 다시
꿈 깥은 선경(仙境)처럼 보이는구나,
네게 어울리는 집인 양!
TO THE CUCKOO
O blithe new-comer! I have heard,
I hear thee and rejoice;
O Cuckoo! shall I call thee Bird,
Or but a wandering Voice?
While I am lying on the grass
Thy twofold shout I hear;
From hill to hill it seems to pass,
At once far off and near.
Though babling only to the vale
Of sunshine and of flowers,
Thou bringest unto me a tale
Of visionary hours.
Thrice welcome, darling of the Sprng!
Even yet thou art to me
No bird, but an invisible thing,
A voice, a mystery;
The same whom in my school-boy days
I listen'd to; that Cry
Which made me look a thousand ways
In bush, and three, and sky.
To seek thee did I often rove
Through woods and on the green;
And thou wert still a hope, a love;
Still long'd for, never seen!
And I can listen to thee yet;
☞ 다음 구절의 함축적 의미를 알아보자.
(1) 내 너를 '새'라 부르랴, / 헤매는 '소리'라 부르랴?
→ 뻐꾸기를 단순히 사물적 차원의 '새'라 부르기보다는, 찾아 헤매는 상상의 대상인 '소리'로 부르고 싶다.
(2) 너는 내게 실어다 준다, / 꿈 많은 시절의 애기를.
→ 뻐꾸기 소리를 들으면서 꿈 많은 학창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3) 상기도 너는 내게 / 새가 아니라 / 보이지 않는 것 / 하나의 목소리요, 수수께끼.
→ 아직도 뻐꾸기 너는 단순한 사물적 새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어서 더욱 상상을 자극하고, 목소리로만 내게 귀뜸하여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궁금하고 그리운 대상이다.
(4) 그 소리에 귀 기울일라치면 / 황금빛 옛 시절이 돌아온다.
→ 눈에는 보이지 않고 소리로만 들리는,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꿈과 소망을 실어 그 소리를 찾아 헤매던, 가장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그 아름다운 시절이 되살아 온다.
(5) 이 땅이 다시 / 꿈 같은 선경(仙境)처럼 보이는 구나, / 네게 어울리는 집인 양!
→ 뻐꾸기가 우리에게 꿈과 소망을 일깨우는 한, 현실이 우리가 찾는 꿈과 같은 세계로 비치게 되어, 뻐꾸기가 거주하기에 걸맞는 신비한 환경으로 전환된다.
4. 요점 정리
갈래 : 자유시,서정시,번역시,순수시,낭만시
시점 및 소재 : 뻐꾸기를 소재로하여 1인칭 시점의 화자가 뻐꾸기에게 건네는 대화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구성 : 현재의 시점에서 회상과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
표현
1) 반복과 영탄을 통하여 내면의 강력한 감정을 자유로이 분출하고 있다.
2) 예민한 감수성과 상상력을 통하여 평범한 소재로부터 비범한 의미를 이끌어 내고 있다.
3) 뻐꾸기의 소리가 환기하는 심리적 연상과 회상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4) 자연과 전원의 사물을 소재로 하여 인간의 순수한 근원적 열정을 노래하고 있다.
5) 대상과의 심리적 공감 상태에서 자신의 주관적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6) 소재를 보는 관점과 화자가 지향하는 바에서 낭만적 태도를 두드러지게 보여 준다.
5. 참고 사항
'낭만주의(浪漫主義)'
감성(感性)의 해방, 무한(無限)에의 동경, 질서와 논리에의 반항을 특징으로 하는 문학으로, 고전주의(古典主義) 문학과 대립되는 사조(思潮)이다.
그 기원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오래 되었으나 특히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사이에 유럽 전역에 걸쳐 여러 나라의 민족 정신의 각성과 때를 같이하여 발생하였다. 이러한 낭만주의 사조는 종교 개혁이 개인주의를 조장하고 감정적 신비주의를 발생시킨 영국, 독일에서 먼저 그 싹이 트기 시작하였다.
낭만주의는 무엇보다도 이성적(理性的) 질서와 균형잡힌 형식미를 존중하여 정적(靜的)이며 조각적이었던 고전주의에 반(反)하여, 정열적 자아의 해방, 국민적․지방적 전통에의 복귀, 자연에 대한 사랑, 명상적 신비주의, 미적(美的) 회고 취미(懷古臭味), 이국정서(異國情緖)등을 통해 상상력의 폭을 넓혔다. 그리고 서정시에 음악성을 회복시킴과 동시에 현실에의 관심을 자각시켜 상징주의와 사실주의로의 길을 열었다.
우리 나라의 낭만주의
우리 나라의 낭만주의 문학은 1920년대에 동인지 {백조(白潮)}를 중심으로 일기 시작했으나 20년대 중반에 퇴색, 종말을 고했다고 볼 수 있다. 1919년 3․1운동 이후 국민적 희망을 잃고 식민지 지배하에 놓이게 된 문인들은 실의와 허탈에 빠져 자포자기적이고 퇴폐주의적인 문학을 낳게 되었다. 당시의 {폐허} 동인이던 오상순, 황석우 등의 작품에는 퇴폐적, 허무적, 유미적 색채가 짙었고, 이런 경향이 마침내 낭만주의 문학의 온상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낭만주의 문학은 서구문학에서처럼 역사적인 필연성에서 생긴 근대적 자아의식의 각성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서구사조의 단순한 외형적 모방에서 비롯됐으나, 초기의 여러 문예사조와 함께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어문각, '한국 문예 사전'에서)
워즈워드와 낭만주의
18세기 말엽에서 대략 19세기 중엽 무렵까지는 낭만주의 문학의 시대요, 그것은 19세기 말이 가까와짐에 따라 자연주의로 진전한다. 낭만주의의 조류는 유럽 전역을 휩쓸게 되고, 러시아는 이 기운에 편승하여 서양 문학에 참여하게 되며, 19세기 후반에는 우수한 장편 소설로써 세계 문학에 이바지하게 된다. 미국 또한 자기 나라의 풍토와 사회 및 인간에 뿌리를 내린 참다운 미국 문학을 창조해 낸 것도 19세기로서, 19세기 중엽에는 우수한 작가를 배출하여 낭만주의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낭만주의란 무척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지만, 한 마디로 말해서 고전주의에 대립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고전주의가 조화와 균제가 이루어진 형식을 사랑하고 이성과 인격의 통제를 존중하는 반면, 낭만주의는 첫째로 이성보다는 감정과 의지를 존중하여 감상에 빠져 들거나, 본능과 거친 자연을 사랑하고 개성과 자아를 집착한다. 둘째로 어떤 유형에 매이는 것을 싫어하여 변화와 공상 따위를 사랑하고, 무한한 것 또는 절대적인 것을 동경한다. 세째로 그 근본에는 범신론적인 사고가 있어 온갖 사상(事象)속에서 신을 보고 때로는 신과 합일하는 신비적인 기쁨을 맛보기도 하지만, 그 행복을 차지하지 못하고 방황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네째로 그리스 및 로마의 전통과 기독교 사상의 속박에서 벗어나, 민간 속에 묻혀 있는 민요나 옛 이야기를 발굴하기도 하고 또는 민족 정신을 진작시킨다.
이런 사고 방식은 일찍부터 신흥 시민 계급 속에 싹이 터서, 영국의 소설가 골드스미드와 리처드슨 및 시인 번즈와 바이런에게도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을 이론화하여 힘차게 민 것은 프랑스의 루소와 독일의 헤르더였고, 그것이 이론으로 확립된 것은 독일의 실레겔 형제에 의해서라고 보고 있다.
영국의 낭만주의는 1798년 워즈워드 및 코울리지가 공동 저작하여 발표한 {서정시집(Lyrical Ballads)} 및 그 머리말에 의해 명확하게 낭만파 부흥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워즈워드는 젊은 시절 프랑스 혁명의 감화를 받고 인도주의적 전원 문학, 특히 자연에 대한 심원한 정념의 문학으로써 새로운 자연시인으로 세계 문학에 이바지하였다. 영국 낭만주의가 자랑할 뛰어난 자연시를 창작한 것이다. 한편 워즈워스와 완전히 취향을 달리하는 코울리지는 낭만적인 환상미를 시로 발휘했고 평론에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영국에 있어서 낭만주의 부흥의 계기가 된 획기적인 시집인 {서정시집}은 사실은 익명으로 세상에 나왔던 것이다. 낭만주의는 엘리자베드 왕조 시대에 문예 부흥이라는 형식으로 개화한 것으로서 이성을 존중하고 고전을 중히 여기는 청교도, 왕정 복고, 의고전주의(疑古典主義)의 각 시대를 말없이 땅에 묻혀 살아오다가 드디어 여기서 싹이 튼 것이다. 1798년 브리스톨 시의 조세프 고틀이라는 출판사에 의하여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이 시집 출판의 해는 영국 낭만주의 부흥의 시초로 간주되고 있다. 물론 부흥 기운이 갑자기 일어난 것은 아니며 이미 시단에 있어서는 제임스 톰슨, 윌리엄 블레이크 및 로버트 번즈 등의 출현에 의하여 도시적 양식(良識), 풍취, 풍자 등을 높이 평가하는 풍조가 자라고 있었다.
낭만주의의 주조는 인간의 형식이나 습속으로부터 벗어나 그 사상, 형식에 있어서 자연적인 것, 따라서 진실한 것을 구한다는 주지를 하나는 자연과 친근해진다는 모습으로, 다른 하나는 초자연적인 것을 동경한다는 형식으로 표출하는 것이다. 워즈워드와 코울리지는 바로 이 두 분야를 각각 분담하고 있다. 워즈워드는 '산문의 언어와 시의 언어에는 구별이 없으며, 농민이나 천민도 시에 쓰여야 한다'고 말하고, 시의 소재와 시의 언어와의 불가분리의 관계를 진술하여 종래의 기교에 치우친 문학에 반항하고 있다.
(김희보 편저, '세계 문예 사조사'에서)
뻐꾸기의 탁란
주로 혼자 생활할 때가 많으며 나무 위나 전깃줄에 앉아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알을 낳는 시기가 5월 하순에서 8월 상순까지이며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종류의 작은 새 둥지에 알을 낳아 부화와 육추(알에서 난 새끼를 기름)를 맡겨 버린다. 이것을 조류 생태학에서는 탁란(托卵)이라고 한다. 가짜 어미새가 둥지를 비웠을 때 가짜 어미새의 알 한 개를 먹거나 밖에 내다 버리고 자신의 알을 10초 안에 낳는다. 이 때 알은 어미새의 알과 비슷한 모양을 택한다. 한 개의 둥지에 한 개의 알을 위탁시키는 것이 보통이다. 알을 품은 지 10~12일이면 알에서 깨고 새끼는 알에서 깬 지 1, 2일 사이에 가짜 어미새의 알과 새끼를 등에 얹어 둥지 밖으로 밀어 떨어뜨리고 둥지를 독점해서 가짜 어미새로부터 먹이를 받아 먹고 자라며 20~23일이면 둥지를 떠난다. 새끼는 둥지를 떠난 뒤에도 얼마 동안 가짜 어미새에게 먹이를 받아 먹는다. 이렇게 버꾸기는 얌체 속성을 지닌 매우 특이한 새이다.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 나오며 이조년의 시조('이화에 월백하고~')에서는 '자규'라는 이름으로 나온다. (우리 새 백 가지』이우신. 현암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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