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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씨전(朴氏傳, 일명 박씨부인전) : 작자 미상 고대 소설

by 휴리스틱31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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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전(朴氏傳, 일명 박씨부인전) : 작자 미상 고대 소설

 

차설 울대 군중에 명령하여 일시에 불을 지르니, 화약이 터지는 소리 산천이 무너지는 듯하고 불이 사면으로 일어나며 화광이 충천(衝天)하니, 부인이 계화를 명하여 부작(부적)을 던지고, 좌수에 홍화선을 들고, 우수에 백화선을 들고, 오색실을 매어 화염 중에 던지니 문득 피화당으로 조차 대풍이 일어나며 도리어 호진(胡陳) 중으로 불길이 돌치며 호병(胡兵)이 화광 중에 들어 천지를 분변치 못하며 불에 타 죽는 자가 부지기수(不知其數).

박씨부인의 울대 군중 초토화

 

차시 박 부인이 계화로 하여금 적진을 대하여 크게 외쳐 왈,

"무지한 오랑캐놈아. 내 말을 들으라. 너의 왕은 우리를 모르고 너같은 구상유취를 보내여 조선을 침노하니 국운이 불행하여 패망은 당했거니와 무슨 연고로 아국 인물을 거두어 가려 하느냐. 만일 왕비를 뫼셔 갈 뜻을 두면 너희 등을 함몰할 것이니 신명을 돌아보라."

하거늘, 호장이 이 말을 듣고 웃으며 왈,

"너의 말이 가장 녹록하다. 우리 이미 조선 왕의 항서를 받았으니 데려가기와 아니 데려가지는 우리 손안에 달렸으니 그런 말은 구차이 말라."

하며 능욕이 무수하거늘 계화가 일러 왈,

"너희 등이 일향 마음을 고치지 못하거니와 나의 재주를 구경하라."

하고 언파에 무슨 진언을 외오더니 문득 공중으로 두 줄 무지개 일어나며 우박이 담아 붓듯이 오며 순식간에 급한 비와 설풍이 내리고 얼음이 얼어 호진의 장졸이며 말굽이 얼음에 붙어 떨어지지 아니하며 촌보를 운동치 못할지라.

계화가 왕비를 모셔 가려는 울대를 혼줄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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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 : ‘박씨전은 전반부의 가정 내의 갈등과 후반부의 사회적 갈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의 갈등에서, 박씨는 추한 용모 때문에 생기는 시련을 탁월한 능력으로 극복한다. 후반부에서는 무력한 남성들과 정면대결해서 승리하며, 자신의 탁월한 능력으로 호장에게 복수를 하여, 실제 전쟁에서 진 패배감을 정신적인 승리로 보상한다.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고대 군담소설이다. 이시백의 아내 박씨는 영웅적인 기상과 뛰어난 재주로써 호왕과 적장 울대를 물리치고 민족의 자긍심을 고취한.

 

* 줄거리 : 조선 인조 때 서울 안국방에서 태어난 이시백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고 문무를 겸전하여 명망이 조야에 떨쳤다. 아버지 이상공의 주객으로 지내던 박처사의 청혼을 받아 들여 시백은 박처사의 딸과 가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시백은 신부의 용모가 천하의 박색임을 알고 실망하여 박씨를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박씨는 이공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避禍堂)을 짓고 여기에서 소일한다. 박씨는 자신의 여러 가지 신이한 일을 드러내 보이지만, 시백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박씨가 시기가 되어 허물을 벗고, 절대가인이 되자, 시백은 크게 기버하며 박씨의 뜻을 그대로 다른다. 이 때 중국의 가달이 용골대 형제에게 삼만의 병사를 거느리고 조선을 침략하였다. 그러나 박씨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오랑캐의 목적을 분쇄한다. 박씨와 이시백은 국난을 극복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요점 정리>

* 연대 : 조선 중종 때 추측

* 의의 : 병자호란 후 치욕에 대한 보복 성격, 자주 의식

(역사상 실존 인물인 이시백, 가공 인물인 그의 부인 박씨라는 인물을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을 극복하고자 하는 정신적 승리를 보여준 작품이다.)

* 주제 :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

* 갈래 : 역사 군담소설, 도술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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