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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 이조년 시조 '다정가(多情歌)'

by 휴리스틱31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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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이 삼경인 제 : 이조년 시조 '다정가(多情歌)'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 봄밤의 배경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냐마는 - 봄밤의 애뜻한 감정

다정(多情)도 병()인 양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 봄밤의 애상

 

<현대어 풀이>

배꽃이 피어있는 달밤, 은하수 흘러가는 삼경에

한가닥 가지에 피어나는 봄뜻을 자규가 알겠는가마는

정이 많음도 병으로 여겨 잠 못 들어 하노라.

 

* 표현: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이 잘 어울리는 봄밤의 애상적 정조를 심화시키고 있다.

* 주제 : 봄밤의 애상적인 정감

 

* 한역 - [해동 소악부]

梨花月白三更天(이화월백삼경천)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儘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1. 우선, 이조년의 이른바 '다정가'는 봄밤에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多情)'을 노래한 작품인데.....여기서 감정은 자연사랑의 정서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多情이므로....한 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기뻐하고 즐거워 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닙니다. 애틋함도 될 수 있고, 봄이 아쉽게 지나감을 안타까워할 수도 있어요.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애상감(哀傷感-가슴 아프게 느낌)이라 할 수 있어요.

---참고로 현대시에서 김억 시 <봄은 간다>와 분위기가 비슷해요. 찾아보세요.

 

2. 자규(소쩍새)가 알겠는가마는....자규는 전혀 일지춘심(봄 날의 애상적 정서를 환기시키는 소재)을 모를 것이라는 뜻이 아니고....소쩍새 울음 소리도 슬프지만, 내가 슬퍼하는 마음과 똑 같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감정이입의 기법의 변용으로 봅니다.

( "내 마음이 슬프므로 소쩍새도 슬프게 울고 있구나!" )

 

3. 흰색의 이미지가 많이 사용되었죠? 달빛(월백), 배꽃(이화), 은한(은하수)....순결의 이미지가 더 애틋함과 애상감을 환기시켜 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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