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가
녜 양쥬(楊州) ㅣ 올히여
디위예 신도형승(新都形勝)이샷다.
국셩왕(開國聖王)이 셩(聖代)를 니르어샷다.
잣다온뎌 당금경(當金景) 잣다온뎌
셩슈만년(聖壽萬年)샤 만민(萬民)의 함락(咸樂)이샷다.
아으 아롱다리
알 한강슈(漢江水)여 뒤흔 삼각산(三角山)이여
덕즁(德重)신 강산(江山) 즈으메 만셰(萬歲)를 누리쇼셔.
<현대 풀이>
옛날에는 양주의 고을이여
그 경계에 새 도읍의 지세와 풍경이 빼어나도다
개국성왕께서 성대를 이룩하셨도다.
도성답도다! 지금의 경치가 참으로 도성답도다!
성수만년 하시니 만 백성 모두 기쁨이로다
아으 다롱다리
앞은 한강수요, 뒤는 삼각산이라
덕이 많으신 이 강산 사이에서 만세를 누리소서
<요점 정리>
작가 : 정도전(鄭道傳)
연대 : 태조 3년
형식 : 속요체 형식의 8구체 비련시(非聯詩)
핵심어 : 신도형승
제재 : 태조의 공덕, 한양 천도 찬양
주제 : 태조의 공덕을 송하고,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것이 천명에 의한 것임.
의의 : 전대의 문학 양식을 계승하지 않은 새로운 형식으로, 특권층의 문학, 목적성의 문학이다. 따라서, 그 수명이 길지 못했다.
출전 : <악장가사>
<시어 및 어구 풀이>
올히여 : 고을이여
디위예 : 경계(境界)에, 지경에
신도형승(新都形勝)이샷다 : 새 도읍이 좋은 경치구나
셩(聖代) : 태평성대, 평화로운 세상
니르어샷다 : 이루어 놓으셨구나
잣 : 성(城), 도성(都城)
당금경(當今景) : 지금의 경치
함락(咸樂) : 즐거움을 누림
즈으메 : 즈음에, 사이에
<각행 해설>
․옛날에는 양주 고을이었다.
한양의 옛날 명칭을 소개하여, 오래 전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유래 깊은 것임을 은연 중에 강조하고 있다.
․ 이 자리에 새 도읍이 좋은 경치로구나.
'-이샷다'라는 감탄형 어미를 사용하여 조선 건국의 핵심 주체로서의 당당함과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1-2행 새 도읍의 아름다운 경치)
․ 나라를 여신 거룩한 임금께서 태평성대를 이룩하셨도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공덕을 기리고 있다. 고려를 멸하고 조선을 건국한 것이 바로 백성을 위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다.(태조의 성덕)
․ 도성답구나. 지금의 경치, 도성답구나.
1,2행에서 노래한 새로운 도읍지인 한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다시 한 번 반복하여 한양이 도읍지로서의 자격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새 도읍의 아름다운 경치)
․ 임금께서 만 년을 누리시어 온 백성이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시도다.
임금께서 수명을 만년까지 누리시어 온 백성이 함께 누리는 즐거움이시도다.(태조의 성덕)
․ 아으 다롱다리
여음구. 밝고 흥겨운 느낌을 준다.(여음구)
․ 앞에는 한강물이여, 뒤에는 삼각산이여,
큰 강과 큰 산을 갖춘 한양의 지리적 조건을 밝히고 있다.(새 도읍의 지리적 조건)
․ 복덕이 많으신 강산 사이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소서.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있다.(임금의 만수무강 기원)
<이해의 감상>
이 노래는 조선 초기의 송축가로 조선이 개국하고 곧 이어 송도에서 한양으로 천도하였는데, 이 새 도읍에 대한 환희와 희망과 상복(祥福)을 읊은 것이다. 조선 초기의 창업을 기리는 노래의 하나로 악장체이다. 악장이란 궁중 연악(宮中年樂)과 종묘 제악 때에 공식적으로 불려진 송축가로서, 일정한 형식이 없고, 한시체, 속요체, 신체, 경기체가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리어졌다. 이 노래는 조선 창업의 일등 공신인 정도전이 태조의 공덕을 기리며, 만수무강을 빌고 있다. 새로이 도읍을 정하고 개국을 한 후의 노래로서, 고려 속요의 가락을 바탕으로 지은 노래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신도가'의 형식과 표현>
신도가'는 이름 그대로 조선이 건국되어, 송도(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했을 때, 새 도읍지에서 느낀 환희와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한 노래이다. 신도가의 형식은 고려 가요와 비슷한 3음보격으로 되어 있다. '아으 다롱다리'라는 후렴구를 중심으로 전후절을 구분하고 있는데, 앞의 절은 크고 뒤의 절은 작다. 전후절로 구분한 점에서는 경기체가와 비슷하며, 표현 방법 및 후렴에서는 고려 속요의 형식을 취하면서 조선 초기의 시가에 흔히 쓰이는 '~이샷다', '~이여', '더', '-쇼셔' 등의 감탄 어미를 지닌 대표적인 송축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천도 직후에 지은 것인만큼, 천도의 기쁨과 왕조의 영원 무궁함을 기원하는 데 그치고 있다.
참고) 초기의 국문 악장의 모습은 한시에다 토를 단 형태였다. 그러던 것이 <신도가>와 같은 작품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악장이 한시에다 토를 단 형태를 벗어나서 독자적인 영역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자어가 많고 율격이 안정되지 못하여 완성된 모습을 갖추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아으 다롱다리'라는 여음은 <정읍사>에 나오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는 고려속요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정도전(鄭道傳/1337~1398)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학자. 본관 봉화(奉化). 자 종지(宗之). 호 삼봉(三峰). 1362년(공민왕 11) 진사, 이듬해 충주사록(忠州司錄)을 거쳐 전교시주부(典敎寺主簿)․통례문지후(通禮門祗候)를 지내고 부모상으로 사직하였다. 70년 성균박사가 되고 이어 태상박사(太常博士)를 거쳐 예조정랑 겸 성균태상박사(禮曹正郞兼成均太常博士)가 되어 전선(銓選)을 관장하였다. 75년(우왕 1) 성균사예(成均司藝)․지제교(知製敎) 등을 역임하였고 이 해 권신 이인임(李仁任)․경복흥(慶復興) 등의 친원배명(親元排明)정책을 반대하다가 회진현(會津懸)에 유배되었다. 77년 유형을 마치고 고향 영주(榮州)에서 학문연구와 후진교육에 종사하며, 특히 주자학적 입장에서 불교배척론을 체계화하였다.
83년 동북면도지휘사(都指揮使) 이성계(李成桂)의 막료가 되었고 이듬해 성절사(聖節使) 정몽주(鄭夢周)의 서장관이 되어 명(明)나라에 다녀왔다. 85년 성균좨주(成均祭酒), 이듬해 남양부사(南陽府使)로 있다가 88년 이성계의 천거로 성균대사성(成均大司成)에 승진하였다. 이성계의 우익으로서 조준(趙浚)과 함께 전제개혁론을 주장, 89년(창왕 1) 밀직부사(密直副使)로 승진하였고 창왕(昌王)을 폐위하고 공양왕(恭讓王)을 옹립하는데 적극 가담하여 봉화현충의군(奉化縣忠義君)에 책록되었다. 90년(공양왕 2) 경연지사(經延知事)로 성절사 겸 변무사(聖節使兼辨誣使)가 되어 명나라에 다녀와 동판도평의사사사 겸 성균대사성(同判都評議使司事兼成均大司成)․삼사부사(三司副使) 등을 역임하였다. 그 해 조민수(曺敏修) 등 구세력을 몰아내고 전제개혁을 단행하여 과전법(科田法)을 실시하게 함으로써 조선 개국의 정치․경제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듬해 이성계가 군사권을 장악하여 삼군도총제부(三軍都摠制府)를 설치하자 우군총제사(右軍摠制使)가 되고 이어 정당문학(政堂文學)으로 재직 중, 구세력의 역습으로 탄핵을 받아 관직을 박탈당하고 봉화로 유배되었다. 92년 한때 풀렸으나 정몽주의 탄핵으로 투옥되었고 정몽주가 살해된 뒤 풀려나와 조준․남은(南誾) 등과 함께 이성계를 추대, 조선 건국의 주역이 되었다. 그 공으로 분의좌명개국공신(奮義佐命開國功臣) 1등에 녹훈되고, 문하시랑찬성사(門下侍郞贊成事)․예문춘추관사(藝文春秋館事)에 임명되어 사은 겸 정조사(謝恩兼正朝使)로 명나라에 다녀왔다. 94년(태조 3) 한양천도 때는 궁궐과 종묘의 위치 및 도성의 기지를 결정하고 궁․문의 모든 칭호를 정했다.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을 찬진하여 법제의 기본을 이룩하게 하고 95년 정총(鄭摠) 등과 《고려사》 37권을 찬진했으며, 97년 동북면도선무순찰사(都宣撫巡察使)가 되어 성을 수축하고 역참(驛站)을 신설했다. 제l차 왕자의 난 때 이방원(李芳遠)에게 참수되었다. 유학(儒學)의 대가로 개국 후 군사․외교․행정․역사․성리학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였고, 척불숭유(斥佛崇儒)를 국시로 삼게 하여 유학의 발전에 공헌하였다. 글씨에도 뛰어났으며 저서에 《삼봉집(三峰集)》 《경제육전(經濟六典)》 《경제문감(經濟文鑑)》 《심기리편(心氣理篇)》 《불씨잡변(佛氏雜辨)》 《심문천답(心問天答)》 《진법서(陳法書)》 《금남잡제(錦南雜題)》 등이 있고, 작품에 <납씨가(納氏歌)> <정동방곡(靖東方曲)> <문덕곡> <신도가(新都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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