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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망매가 / 고전작품해설 및 정리

by 휴리스틱31 2021.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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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망매가

 

生死路

예 이샤매 저히고

다 말

몯 다 닏고 가닛고.

어느  이른 

이에 뎌에 딜 닙다이

 가재 나고

가논 곧 모온뎌.

아으, 彌陀刹애 맛보올내,

닷가 기드리고다.

 

 

<현대어 풀이>

 

삶과 죽음의 길은

(이승)에 있음에 머뭇거리고,

(죽은 누이를 이름)는 간다고 말도

못 다 이르고 갔는가(죽었는가?)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저기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같은 나뭇가지(한 어버이)에 나고서도

(네가)가는 곳을 모르겠구나.

아아 극락세계에서 만나 볼 나는

불도를 닦으며 기다리겠노라.(김완진역)

 

 

<요점 정리>

작자 : 월명사

연대 : 신라 경덕왕 19(760) 이전

형태 : 10구체 향가

구성 : 3단구성(1-4, 5-8, 9-10)

표기 : 향찰

성격 : 서정시, 애상적, 추모적, 종교적

제재 : 죽은 누이

주제 : 죽은 누이를 추모함.

내용 : 죽은 누이의 명복을 빌면서 극락 세계에서 왕생(往生)하기를 염원함.

의의 :

1. 숭고한 불교적 신앙심이 나타나 있는 노래이다.

2. 찬기파랑가와 함께 향가 중에서 표현기교와 서정성이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

기타 : 이 노래는 일명 󰡐위망매영재가(爲亡妹營齋歌󰡑)라고 한다.

출전 : <삼국유사(三國遺事)>5

 

<시상 전개 >

 

1~4구 죽음의 허무함과 망매에 대한 정

5~8구 혈육의 죽음에서 느끼는 인생의 무상함

9~10구 슬픔의 종교적 승화

 

<시어 풀이>

생사로: 죽고 사는 길은

: 여기에, 이 세상에

이샤매 : 있으매, 있으므로

저히고 : 두려워 하고, 두렵게 여기고

닏고 : 이르고

닛고 :()는 것입니까. 가나이까. 여기서는 󰡐죽는다󰡑는 뜻.

 : 가을

이른 : 이른. 󰡐이르다󰡑의 관형사형

: 바람에

이에 뎌에 : 여기저기에

: 떨어지는

닙다이 : 잎처럼

 : (). 같은.

가재 : 가지에.

: 가는

:

온뎌 : 모르는 구나.

미타찰 : 아미타불. 극락 세계. 서방 정토

맛보올 : 만나 볼. 󰡐맞다+보다󰡑의 합성어.

닷가 : 닦아. 닦으며.

기드리고다 : 기다리겠다.

 

<구절 풀이>

다 말도 몯다 닏고 가닛고.

나는 간다는 말은 못 다 이르고 갔느냐?

󰡐󰡑는 죽은 누이를 가리킴

 가재 나고.

한 가지에 태어나고

 가재󰡑󰡐한 부모󰡑 또는 󰡐한 혈육󰡑의 뜻.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났으면서도 죽어서 가는 곳을 서로 모르는 인생에 대한 허무감이다.

아으 미타찰에 맛보올 내/도 닷가 기드리고다.

아아! 극락 세계에서 만나 볼 내가 도를 닦아 기다리겠다.

10구체 향가는 910구가 낙구(落句)로서 일종의 결말단락이며, 낙구 앞에는 반드시 상투적으로 감탄사가 붙는다. 죽어서 극락 세계에서 서로 만나기를 바라는 마음은 곧 불교에의 귀의(歸依)를 의미한다.

 

<이해와 감상>

 

이 노래는 첫 단락에서 누이의 죽음을 직면한 현재를, 둘째 단락에서는 누이와의 속세의 인연을 기린 과거를, 그리고 마지막 단락에서는 서방 정토(西方淨土)에서의 만남이라는 미래를 노래 하고 있어 불교의 삼세 윤회(三世輪廻)의 진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월명사는 죽은 누이 동생을 애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것을 빌어 불교 신앙, 특히 대승(大乘)의 아미타(阿媚陀)신앙에의 귀의(歸依)를 노래하며, 죽음에 직면한 슬픔을 회자정리(會者定離)의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만남을 기약하고 있다. 이러한 표현법은 한용운(韓龍雲)󰡐님의 침묵󰡑에서도 발견되는 이미지로 인간적인 슬픔을 종교적 정신 세계로 정화하여 초극하려 하고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서 감상

 

이 노래는 신라 35대 경덕왕 때 월명사가 지은 10구체향가로서 죽은 누이를 추모하기 위해 재를 올리면서 쓴 작품이다. 불교의 숭고한 신앙을 바탕으로 서정성이 뛰어나며 비유와 상징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월명사가 이 노래를 지어 재를 올렸더니 지전(紙錢)이 서쪽으로 날아갔다고 한다. 신라의 향가가 하늘을 감동시키고 귀신을 감복시키는 주술성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 노래는 혈육인 남매 간의 사별을 노래한 것으로서 인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불도를 닦아 이미 극락 세계에 가 있을 누이를 만나겠다는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누이와의 사별의 슬픔을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것 이다. 누이의 죽음을 가을에 떨어지는 나뭇잎에다 비유하고, 자신들을 낳아 준 부모님과의 관계를 같은 가지에서 나온 것으로 인식하여 수사한 탁월한 표현의 역량을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 2행에서는 특히 불교의 윤회 사상이 짙게 나타나 있어 제망매가의 사상적 배경이 불교에 있음을 보여준다.

 

참고 자료

 

전통적 정서

우리의 문학 작품에서 죽음을 다룬 것은 상고 시대의 󰡐공무도하가󰡑에서부터 오늘날 에도 저능되는 󰡐향두가(香頭歌)󰡑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노래들은 죽음을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다는 인식을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그것은 자연으 극복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순응해야 할 질서의 원리로 파악하고, 조화와 화합을 추구했던 우리 민족의 정신적 동향과 깊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월명사

 

월명사(月明師) 신라 경덕와 때의 승려. 경주 사천왕사에 있었으며, 달 밝은 밤에 피리를 불면 달이 그의 길을 밝혀 주어 이름을 󰡐월명사󰡑라 불렀다고 한다. 향기를 잘 지어 작품으로 󰡐제 망매가󰡑가 전하며, 󰡐산화가(散花歌)󰡑를 지었다고도 한다.

 

시상(詩想)의 전개

 

이 노래는 10구체 향가의 전형적인 모습인 3단 구성으로 이루어졌다. 1행에서 4행까지의 제1단락은 누이의 죽음에 마주 선 괴로운 심경을 불교 사상을 바탕으로 한 체념과 넘쳐 흐르는 골육의 정으로 노해했다.2단락인 58행에서는 개인적 아픔을, 모든 생명체의 무상성(無常性)에 대한 고뇌로 나타내고 있다. 이는 모든 유한한 생명들을 지배하는 힘인 󰡐바람󰡑과 보잘 것 없는 개체로서의 󰡐󰡑의 대조에서, 그리고 한 가지에 나고도 가는 곳 모르는 것이라는 의문에서 무상에 대한 고뇌를 엿볼 수 있다. 마지막 단락인 9,10행에서는 이승에서의 슬픔과 고뇌를 불교적 믿음에 의해 초극하고 재회의 기약을 다짐하고 있다. 9행 첫머리의 감탄사는 10구체 향가의 형식적 특징이며, 앞 단락에서 보인 심화된 고뇌의 극한에서 터져 나오는 탄식이자 종교적 초극이 이루어지는 전환점이라 하겠다.

 

󰡐제망매가󰡑의 배경 설화

 

월명이 일찍이 망매를 위하여 재를 올리고, 향가를 지어 제사할 때 홀연히 광풍이 일어 지전을 날려 서쪽으로 향해 없어졌다.……(가사)…… 월명이 항상 사천왕사에 있어 피리를 잘 불었다. 일찍이 달 밝은 밤에 피리를 불며 문 앞 큰 길을 지나니 달이 가기를 멈추었다. 이로 인하여 그 길을 월명리(月明里)라 하였고 법사도 또한 이름이 나타났다.

 

삼국유사

 

고려 충렬왕(忠烈王) 때의 보각국사(普覺國師) 일연(一然:126689)이 신라 고구려 백제 3국의 유사(遺事)를 모아서 지은 역사서.

활자본. 52. 편찬 연대는 미상이나, 12811283(충렬왕 79) 사이로 보는 것이 통설이다. 현재까지 고려시대의 각본(刻本)은 발견되지 않았고, 완본으로는 1512(조선 중종 7) 경주부사(慶州府使) 이계복(李繼福)에 의하여 중간(重刊)된 정덕본(正德本)이 최고본(最古本)이며, 그 이전에 판각(板刻)된 듯한 영본(零本)이 전한다.

본서는 김부식(金富軾)이 편찬한 삼국사기(三國史記)와 더불어 현존하는 한국 고대 사적(史籍)의 쌍벽으로서, 삼국사기가 여러 사관(史官)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사(正史)이므로 그 체재나 문장이 정제(整齊)된 데 비하여, 삼국유사는 일연 혼자의 손으로 씌어진 이른바 야사(野史)이므로 체재나 문사(文辭)삼국사기에 못 미침은 사실이나, 거기서 볼 수 없는 많은 고대 사료(史料)들을 수록하고 있어 둘도 없이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문헌이다. , 그 중에서도 특히 고조선(古朝鮮)에 관한 서술은 한국의 반만년 역사를 내세울 수 있게 하고, 단군신화(檀君神話)는 단군을 국조(國祖)로 받드는 근거를 제시하여 주는 기록인 것이다. 그 밖에도 많은 전설 신화가 수록된 설화문학서(說話文學書)라고도 일컬을 만하며, 특히 향찰(鄕札)로 표기된 혜성가(彗星歌)14수의 신라 향가(鄕歌)가 실려 있어 균여전(均如傳)에 수록된 11수와 함께 현재까지 전하는 향가의 전부를 이루고 있어 한국 고대 문학사(文學史)의 실증(實證)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육당(六堂) 최남선(崔南善)은 일찍이 본서를 평하여 󰡒《삼국사기삼국유사중에서 하나를 택하여야 될 경우를 가정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까지 하였다. 삼국유사의 체재와 내용은 다음과 같다. 1<왕력(王曆)> 1<기이(紀異)> 1, 2<기이> 2, 3<흥법(興法)> 3<탑상(塔像)> 4, 4<의해(義解)> 5, 5<신주(神呪)> 6<감통(感通)> 7<피은(避隱)> 8 <효선(孝善)> 9를 각각 수록하고 있다. <왕력>은 연표(年表)로서, 난을 다섯으로 갈라 위에 중국의 연대를 표시하고, 아래로 신라 고구려 백제 및 가락(駕洛)의 순으로 배열하였으며, 뒤에는 후삼국(後三國), 즉 신라 후고구려 후백제의 연대도 표시하였는데 삼국사기연표의 경우와는 달리 역대 왕의 출생 즉위 치세(治世)를 비롯하여 기타 주요한 역사적 사실 등을 간단히 기록하고, 저자의 의견도 간간이 덧붙여 놓았다. <기이>편에는 그 제1에 고조선 이하 삼한(三韓)부여(扶餘)고구려와 통일 이전의 신라 등 여러 고대 국가의 흥망 및 신화 전설 신앙 등에 관한 유사(遺事) 36편을 기록하였고, 2에는 통일신라시대 문무왕(文武王) 이후 신라 마지막 임금인 경순왕(敬順王)까지의 신라 왕조 기사와 백제 후백제 및 가락국에 관한 약간의 유사 등 25편을 다루고 있다. <흥법>편에는 신라를 중심으로 한 불교 전래의 유래와 고승(高僧)들에 관한 행적을 서술한 7편의 글을, 다음의 <탑상>편에는 사기(寺記)와 탑 불상 등에 얽힌 승전(僧傳) 및 사탑(寺塔)의 유래에 관한 기록을 30편에 나누어 각각 실었다. <의해>편 역시 신라 때 고승들의 행적으로 14편의 설화를 실었고, <신주>편에는 밀교(密敎)의 이적(異蹟)과 이승(異僧)들의 전기 3편을, <감통>편에는 부처와의 영적 감응(感應)을 이룬 일반 신도들의 영검이나 영이(靈異) 등을 다룬 10편의 설화를 각각 실었으며, <피은>편에는 높은 경지에 도달하여 은둔(隱遁)한 일승(逸僧)들의 이적을 10편에 나누어 실었다. 마지막 <효선>편은 뛰어난 효행 및 선행에 대한 5편의 미담(美談)을 수록하였다.

이처럼 삼국유사의 저술은 저자가 사관(史官)이 아닌 일개 승려의 신분이었고, 그의 활동 범위가 주로 영남지방 일원이었다는 제약 때문에 불교 중심 또는 신라 중심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북방계통의 기사가 소홀해졌으며, 간혹 인용 전적(典籍)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뿐더러, 잘못 전해지는 사적을 그대로 모아서 수록한 것도 눈에 뜨이나, 그것은 삼국유사라는 책명(冊名)이 말해 주듯이 일사유문적(逸事遺聞的) 기록인 탓에 불가피한 일이었다 하겠으며, 당시의 민속 고어휘(古語彙)성씨록(姓氏錄)지명 기원(地名起源)사상 신앙 및 일화(逸話) 등을 대부분 금석(金石) 및 고적(古籍)으로부터의 인용과 견문(見聞)에 의하여 집대성해 놓은 한국 고대 정치 사회 문화 생활의 유영(遺影)으로서 한민족(韓民族)의 역사를 기록한 일대 서사시(敍事詩)라 할 수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편찬에 있어 유교의 합리주의적 사고(思考) 또는 사대주의 사상으로 말미암아 누락시켰거나, 혹은 누락되었다고도 보여지는 고기(古記)의 기록들을 원형대로 온전히 수록한 데에 오히려 특색과 가치를 지니며, 실로 어느 의미에서는 정사(正史)삼국사기이상의 가치를 지닌 민족사의 보전(寶典)이라 일컬을 만하다.

삼국유사의 신간본(新刊本)으로는 1908년 간행된 일본 도쿄대학 문학부[東京大學文學部]의 사지총서본(史志叢書本)이 가장 오래된 것이고, 조선사학회본(朝鮮史學會本)과 계명구락부(啓明俱樂部)의 최남선 교감본(校勘本) 및 그의 증보본(增補本)이 있으며, 그 밖에 1921년 안순암(安順庵) 수택(手澤)의 정덕본을 영인(影印)하여 일본 교토대학 문학부 총서[京都大學文學部叢書] 6에 수록한 것과 고전간행회본(古典刊行會本)이 있다. 815광복 후로는 삼중당본(三中堂本), 1946년 사서연역회(史書衍譯會)에서 번역하여 고려문화사(高麗文化社)에서 간행한 국역본(國譯本), 이병도(李丙燾)의 역주본(譯註本) 등 여러 가지가 있고, 동서문화센터의 이학수(李鶴洙) 영역본(英譯本)1954역사학보(歷史學報)5집의 부록으로 이홍직(李弘稙)의 삼국유사 색인이 발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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