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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 Seeing

♧ 해 : 박두진 시 분석

by 휴리스틱31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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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두진 시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은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 넘어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뙨 얼굴 고은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굴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

 

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늬가사 오면, 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 훨훨훨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 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

 

사슴을 따라, 사슴을 따라, 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 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

 

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 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 .

 

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 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 꽃도 새도 짐승도 한자리 앉아, 워어이 워어이 모두 불러 한자리 앉아 애뙤고 고은 날을 누려 보리라.

 

-살라먹고 : 사르다 + 먹다의 합성어, 불태워 없애고

-늬가사 : ''''의 사투리. ''는 주격, ''는 사투리에 쓰이는 강세 보조사

-칡범 : 갈범의 사투리, 범을 표범과 구분하여 이름

 

* 감상 : 8 15광복의 기쁨을 ''라는 사물을 통해 상징적으로 노래한 시로서 사랑과 평화, 그리고 조화와 질서로 통합되는 화해의 세계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상징적 시어를 사용하여 함축적 의미의 폭을 지니고 있다.

[구약성서(舊約聖書)]'이사야서'를 모태로 한 종교적 상상의 세계에서 특수화된 체험의 세계를 제재로 택해 민족사의 내일을 노래한 시이기도 하다.

 

* 율격 : 호흡의 박진감(반복, 4음보)

- '-, -아라'의 사용으로 솟아오르는 가락의 장중함과 생동감 표현

- '이글이글, 훨훨훨' 등의 음성상징어 사용으로 태도와 소리의 일체감

 

* 구성

1: 광명의 세계를 향한 간절한 소망

- 솟아라 : 명령형이지만 '소망'의 의미

2: 어두운 세계에 대한 거부

- 달밤, 골짜기 : 어두움

3, 4, 5: 화합(和合)과 공존(共存)의 세계

- 청산 :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화합하며 공존하는 이상적 세계

6: 새로운 세계에의 꿈과 의지

- 한자리에 앉아 : '화합'

- 누려 보리라 : '의지'의 표현

 

* 주제 : 모든 생명체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상 세계 희원 (광복의 기쁨)

* 출전 : [상아탑] 6(1946)

-[상아탑](1946)에 발표된 표기를 따름

 

--- 신석정 시 <꽃덤불>과 비교

* 광복의 기쁨을 노래한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으나, <꽃덤불>은 광복의 기쁨 가운데서도 '아픔'이 묻어나 있다는 점이 작은 차이점이다.

-<꽃덤불> 마지막행 : 안겨보리라.

- <> 마지막행 : 누려 보리라.

 

--- [시인의 소견 ]

"언젠가는 한 번 꼭 주제화하리라는 야심을 견지해 왔던 것을 마침 8.15 광복의 세기적 분출구를 만나 그냥 조용하고 조심스러운 긴장, 무엇인가 포괄적이고 근원적이고 민족과 인류, 현재와 영원 미래를 일관 포괄할 수 있는 이상을 집중적으로 완벽하게 표현 형상화하고자한 작품이다."

([상아탑]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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