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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ing n Seeing

‘상실의 시대’를 읽고~

by 휴리스틱31 2021.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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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를 읽고~

 

책의 제목을 접한 것은 2년전. 오래되었지만 읽기는 쉽지 않았다. 처음 책을 보았을 때에는 상실의 시대란 제목이 내 가슴에 적막을 깨는 설레임으로 다가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이 전해졌다. 그 후 이런저런 시험과 여가 생활에 짓눌려 잊혀지다 2년이 지난 2005년 드디어 접할 수 있었다.

라는 와타나베는 소극적이며 조용하면서도 왠지 솔직하고 소탈하며 남에게 부담없이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나오코와 후에 만난 미도리를 이어주는 하나의 끈이 있다. 친구인 기즈키가 죽은 후 나오코를 만나며 서로 너무나 솔직하고 순수하게 사랑을 한다. 그러다 나오코는 훌쩍 떠나 외딴 곳에서 가끔씩 편지가 오고 그 사이 미도리를 만난다.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와타나베가 나오코를 사랑하면서도 미도리를 놓지 못하고 만나는 마음을... 혹자는 그런 모습에 와타나베가 우유부단하여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힘든 면을 만들어 준다고... 하지만 그는 그 삼각관계에서 참 순수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나오코에게 편지를 쓰며 미도리에 대해 있었던 이야기들을 함께 날려 보낸다. 나오코 또한 섭섭함이나 상처의 모습이 담긴 편지보단 그저 그 자체를 이해하며 와타나베의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한다. 와타나베는 행운아다. 그리고 멋있었다. 숨긴 없이 서로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하고 표현하는 와타나베의 매력은 읽는 나로서도 그에게 끌리게 하는 묘한 감정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타나베가 좋아하는 선배의 애인(하쓰미)도 떠나고 그토록 사랑했던 나오코도 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버린다. 회자정리(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란 말처럼 당연한 이치일 수도 있겠지만 그(와타나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에 그 상실에 대한 아픔이 읽는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아슬아슬하게 나오코를 보고만 그리고 기다리기만 한 와타나베. 너무 사랑하기에 그녀에게 쉽게 다가가지도 못한 그이기에 슬픔은 그대로 나에게 이어졌다. 더하여 나오코와 함께 치료받던 19살 연상의 레이코가 나오코가 입던 옷가지를 걸치고 나타나 그와 함께 밤을 보내고 떠날 때에도 지금껏 알았던 내 사랑의 사고방식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런저런 헤어짐을 가지며 와타나베는 마지막으로 미도리와 전화하며 눈물을 삼키며 그녀를 부른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보고 싶어 한다. 평상심을 잃지 않으며 나에게 표본이 되어준 그였기에 모두가 떠나고 미도리를 찾는 그는 길 잃은 3살 꼬마처럼 안타깝고 상실의 시대의 희생자로 남아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도 무언가를 항상 잃고 버리며 새로운 것을 찾으며 살아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못보고 내가 사랑하는 이가 벌써 다른 사랑을 하더라도 우리는 그에게 미소를 잃지 말자. 그 다른 사랑이 끝나면 우리에게도 사랑이 찾아올 것이라 나는 믿기 때문이다. 상실의 시대에 우리는 본연의 모습만 잃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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