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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50

♧ 봉황수 조지훈 시 해설 / 분석 ♧ 봉황수 벌레 먹은 두리기둥, 빛 낡은 단청(丹靑), 풍경 소리 날아간 추녀 끝에는 산새도 비둘기도 둥주리를 마구 쳤다. 큰 나라 섬기다 거미줄 친 옥좌(玉座) 위엔 여의주(如意珠) 희롱하는 쌍룡(雙龍) 대신에 두 마리 봉황새를 틀어 올렸다. 어느 땐들 봉황이 울었으랴만 푸르른 하늘 밑 추석을 밟고 가는 나의 그림자. 패옥(佩玉) 소리도 없었다. 품석(品石) 옆에서 정일품(正一品), 종구품(從九品) 어느 줄에도 나의 몸 둘 곳은 바이 없었다. 눈물이 속된 줄을 모를 양이면 봉황새야 구천(九天)에 호곡(號哭)하리라. 지은이 조지훈(趙芝薰, 1920 ~ 1968) 시인. 본명은 동탁(東卓). 1933년 《문장》에 등이 추천되어 등단한 후, 동인지 《백지(白紙)》를 발간했다. 그의 시는 민족 의식과 역사 의.. 2021. 6. 10.
♧ 꽃덤불 - 신석정 시 분석 ♧ 꽃덤불 태양을 의논하는 거룩한 이야기는 항상 태양을 등진 곳에서만 비롯하였다. 달빛이 흡사 비 오듯 쏟아지는 밤에도 우리는 헐어진 성터를 헤매이면서 언제 참으로 그 언제 우리 하늘에 오롯한 태양을 모시겠느냐고 가슴을 쥐어뜯으며 이야기하며 이야기하며 가슴을 쥐어뜯지 않았느냐? 그러는 동안에 영영 잃어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멀리 떠나 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몸을 팔아 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맘을 팔아 버린 벗도 있다. 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여섯 해가 지나갔다. 다시 우러러 보는 이 하늘에 겨울밤 달이 아직도 차거니 오는 봄엔 분수처럼 쏟아지는 태양을 안고 그 어느 언덕 꽃덤불에 아늑히 안겨 보리라. 지은이 신석정(辛夕汀, 1907 ~ 1947) 시인. 본명은 석정(錫正). .. 2021. 6. 9.
♧ 꽃 : 김춘수 시 분석 ♧ 꽃 : 김춘수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 //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 * 감상 : 사물로서의 '꽃'에 대한 이름과 그 의미에 대한 관계의 고찰을 바탕으로 철학적 접근을 통해 시적 의미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 성격 : 관념적, 형이상학적, 존재론적, 주지적 * 어조 : 대상에 대한 갈망적 어조. * 표현상의 특징 - 창조적 상징 : 시 전체가 하나의 .. 2021. 6. 9.
♧생명의 서(書) : 유치환 시 분석 ♧생명의 서(書) : 유치환 시.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懷疑)를 구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愛憎)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 거기는 한 번 뜬 백일(百日)이 불사신 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 그 열렬한 고독(孤獨)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對面)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沙丘)에 회한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애증 : 사랑과 증오 -허적(虛寂) : 허무와 적막 -사구 : 모래 언덕 ----------..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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