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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조 해설]논 밭 갈아 기음 매고 ~ 논 밭 갈아 기음 매고 ~ [현대어 풀이] 논밭을 갈아 김을 매고, 베잠방이에 대님을 쳐서 신을 신고, 낫을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를 갈아 어깨에 둘러매고, 숲이 우거진 산중에 들어가서 삭정이와 마른 섶(땔나무)을 베거나 자르거니 해서 지게에 짊어 지팡이로 받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입담배를 피워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졸다가, 석양이 고개를 넘어갈 때 어깨를 추스르며 긴 소리 짧은 소리를 하며 어이 갈까 하더라. [이해와 감상] 농사꾼의 일상사를 그대로 그려낸 작품이다. 자연 및 농촌을 제재로 한 조선 전기 사대부의 관념적인 시조와는 달리, 이 작품은 힘들고 고된 일을 하면서도 소리로 흥을 돋우는 농부의 모습에서 우리 민족의 낙천적이고 풍류적인 성정을 드러내고.. 2022. 5. 19.
[사설시조 해설]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 [현대어 풀이] 나무도 바위돌도 없는 산에서 매한테 쫓기고 있는 까투리(암꿩)의 마음과, 넓고 넓은 바다 한가운데 일천 석 곡식을 실은 배에 노도 잃어 버리고 닻도 잃어 버리고 돛줄도 끊어지고 돛대도 꺾어지고 키도 빠지고, 풍랑이 일고, 안개까지 자욱한 날에, 갈길은 천리만리 남아있는데 사면은 저물어 어두워지고 천지는 적막한데 까치놀(사나운 파도 위의 떠도는 흰 거품으로, 사나운 풍랑이 일어날 조짐)까지 떴는데, 바다의 도적을 만난 선장의 마음과, 엊그제 임과 이별한 내 마음을 어디다가 비교하겠는가. [이해와 감상] 사랑하는 임을 여읜 후, 안타깝고 절망적 심정을 감출 길 없는 것을 매에게 쫓기고 있는 까투리와 파선 직전의 절박한 상황 속의 도사공(선장)의 마음에다가 비유하여, .. 2022. 5. 19.
[사설시조 해설]귀또리 져 귀또리 ~ 귀또리 져 귀또리 ~ [현대어 풀이]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불쌍하구나 저 귀뚜라미 어인 귀뚜라미가 달이 지고 밤이 새도록 긴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로 제 혼자 계속해서 울어서, 사창 안에서 살포시 든 잠을 얄밉게도 깨우는구나. 두어라, 제가 비록 보잘 것 미물이나 임없이 홀로 지내는 나의 마음을 알아줄 이는 저 귀뚜라미뿐인가 하노라. [이해와 감상] 임이 그리워 輾轉反側(전전반측)하는 처지를 귀뚜라미에 依託(의탁)하여 노래한 것으로, 순수한 평민 감정이 그대로 노출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임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귀뚜라미에 의탁하여 밤을 외로이 지새우는 閨房(규방) 여인의 섬세한 마음으로 잘 묘사한 작품이다. 소재인 귀뚜라미는 화자의 처지와 심정을 대변해주는 사물로, 객관적 상관물이면.. 2022. 5. 18.
[사설시조 해설]굼벙이 매암이 되야 ~ 굼벙이 매암이 되야 ~ [현대어 풀이] 굼벵이가 매미가 되어 날개가 돋아서 날아 올라 높고도 높은 나무 위에서 우는 소리는 좋지마는 그 위에 거미줄이 있으니 그것을 조심하여라. [배경고사] 중국 에 보면, 초나라 때 '공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날 임금을 모시고 앉아 있다가 거미줄에 곤충들이 걸리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이에 그는 크게 탄식하며 "벼슬이란 사람의 거미줄이다."라고 말한 뒤에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살았다는 일화가 있다. [이해와 감상] "느리고 추한 굼벵이가 산뜻한 매미가 되었다. 날개가 돋아서 날쌔게 날아 올라가, 높은 나무 위에서 의기양양하여 즐겁게 울어대서 좋기도 하겠구나. 그러나 네가 그토록 즐겁게 노래 부르고 있는 바로 그 나무 위에, 네 머리 위에 거미줄이 쳐져있.. 2022.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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